어떤 창도 막아내는 방패와 어떤 방패도 뚫는 창

정교한 단어 사용 #2. 모순(矛盾)

楚人에 有육(팔육) 盾與矛者하여
譽之曰, 吾盾之堅은 莫能陷也라 하고, 又譽其矛曰, 吾矛之利는 於物에 無不陷也라 하거늘, 
惑이曰, 以子之矛로 陷子之盾하면何如오하니, 其人이 弗能應也.

[해석]

초나라 사람 중에 창과 방패를 함께 파는 상인이 있었다. 

그것들을 칭찬하길

"이 방패의 단단함은 어떤 창도 뚫을 수가 없다" 하고

"이 창의 날카로움은 어떠한 것이든 뚫지 못할 것이 없다" 하거늘  

어떤 이가 말하길 

"그럼 그대의 창으로 그대의 방패를 뚫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하니

그 사람이 대답을 하지 못하더라.

 

 矛(창 모), 盾(방패 순), 矛盾 - 말이나 행동의 앞뒤가 서로 어긋남의 뜻을 가지고 있는 모순에 대한 유래다. 

논리적으로나 사실적으로 근거가 대등하나 양립할 수 없는 두 명제를 들어 설명할 때 봉착하는 상황이 모순이다. 

 며칠 째 오펜하이머앓이 중인데, 영화에서 그려지는 오펜하이머의 삶은 모순으로 점철되어 있다. 크리스토퍼놀란의 영화를 n차 관람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의 삶과 선택들 사이의 모순들을 보고 있자면 인간의 삶 자체를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놀라운 업적 그리고 어이가 없는 실수 모든 것을 해내고 또 저지른 사람은 모두 한 사람이다. 

나는 이 창과 방패의 첨예한 논리 싸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