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마시면 안 좋다던데.. 괜찮을까?
한동안 우유를 많이 마시면 조기 사망률을 높인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 우유 섭취를 피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영양학회를 비롯해서 영양 학계는 여전히 적절한 양의 우유 섭취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유가 해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무엇인지, 적절한 우유 섭취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해 글을 써보겠습니다.
우유에 대한 이슈의 시발점은 2014년, British Medical Journal에 실린 스웨덴 연구팀의 논문입니다. 스웨덴 연구팀은 "Milk intake and risk of mortality and fractures in women and men"(우유 섭취가 여성과 남성의 사망률과 골절률과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본 연구는 코호트 방법을 통한 연구로, 오랜 기간 동안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질병 발병률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위 그림은 본 논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X 축이 우유 섭취량을 의미하고, Y 축은 사망률과 대퇴부 골절률을 나타냅니다. 왼쪽의 두 그래프는 여성, 오른쪽 두 그래프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위 네 개의 그래프를 보면, 전체적으로는 우유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사망률과 대퇴부 골절률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유를 1~2잔 섭취했을 때는, 오히려 사망률과 대퇴부 골절률이 감소하다가 우유를 3잔 이상 섭취했을 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웨덴 연구팀이 논문에서 주장하고자 했던 것은 하루 세 잔 이상의 우유 섭취가 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지, 우유 섭취 자체가 문제가 된 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 때, 한 잔의 기준은 우유 200ml를 의미합니다. 서양인들의 경우에는, 우유 섭취량 자체도 한국인들보다 많고, 우유로 된 유제품 섭취량이 많다 보니 이 같은 논문이 식품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과거에 비해 우유 섭취량이 크게 증가했지만, 하루 세 잔 이상 우유를 매일 섭취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전문가들이 우유 섭취를 권고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바로, 뼈 건강과 관련되어있기 때문입니다. 흔히, 학생들에게 "왜 우유를 마셔야 할까요?"라고 물어보면 "키 크려고요"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일, 우유를 먹는 이유가 오로지 성장 때문이라면, 성장기 학생들 이외에는 우유 섭취가 아무런 의미가 없겠죠? 그런데 영양학계에서는 성장기가 다 지난 성인들에게도 우유 섭취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유는 칼슘, 인, 비타민 D와 같이 뼈 건강에 중요한 영양소들을 포함해, 18~22개의 필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칼슘은 흡수율이 매우 떨어지는 영양소입니다. 칼슘의 흡수율은 보통 20~40 정도로, 칼슘을 100 먹는다면 몸에 실질적으로 흡수되는 양이 20~40 정도뿐입니다. 그런데, 칼슘은 우유 속의 유당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이 올라갑니다.
위 그림은 연령별 골밀도를 보여줍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남성과 여성은 모두 만 35세 경에 가장 높은 골밀도(peak)를 갖습니다. 칼슘 섭취량이 풍부하면 골밀도의 최고치를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만 35세 이후골밀도 감소의 폭이 완만해집니다. 따라서, 우유 섭취는 성장기 어린이들부터 중, 장년 층까지 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루 세 잔 이상 우유를 섭취하는 것은 조기 사망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골절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몸에 해롭다는 거 다들 아시죠? 우유도 마찬가지랍니다.
참고 문헌:
Michaëlsson, Karl, et al. "Milk intake and risk of mortality and fractures in women and men: cohort studies." Bmj 349 (2014): g6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