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한 사람 보단 건강한 사람
1. BMI의 정의 (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보통 BMI라고 줄여 부릅니다. 일반적으로는 체지방 양과 비례하기 때문에, BMI는 비만을 측정하는 가장 간단한 지표입니다.
2. BMI에 따른 체격 분류 (WHO 기준, 아시아 기준)
우리나라에서는, WHO가 정한 기준과 다른 자체적인 BMI값에 따른 비만 측정치를 사용합니다. WHO 기준은 서양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서양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골격이 작은 한국인들에게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WHO 기준을 한국인들에게 적용하면, 비만에 속하는 한국인들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게 측정되어 여러 비만 합병증 유병률과 상이한 결과를 보입니다. 비만은 여러 가지 만성질환 및 생활습관병(당뇨, 고혈압, 심근경색 등)의 원인 됨으로 비만도를 측정하는 것은 질병의 초기 진단에 중요합니다.
3. BMI의 한계
신장과 체중만으로 비만을 판가름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BMI는 연령, 성별, 골격근량, 체지방량 등 '비만도' 측정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지표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아래 그림은 신장과 체중이 같지만, 골격근량과 체지방량이 다른 경우입니다. 일반적으로는 BMI 값이 커질수록 체지방량도 늘어나지만,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근육량이 많기 때문에 체지방량이 적정 수준을 유지해도 BMI 값이 매우 크게 측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남성과 여성이 같은 BMI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여성의 경우 보통 남성보다 골격근량이 작기 때문에 체격 수준이 같다고 보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확하게 비만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나이, 성별, 체지방량 등 다양한 지표를 고려해야 하며, BMI는 가장 단순하고 기초적인 지표일 뿐입니다.
4. 한국 성인들의 체격 수준
대한민국은 날씬하다 못해 마른 몸매가 대세입니다. 사회적으로 마른 몸매가 각광받다 보니 저 역시 다이어트트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편입니다. 저는 키 166cm에 체중 52kg입니다. BMI를 산출하면 19를 약간 넘는 값으로, 정상 체중 범위에 속합니다. 그러나, 대중교통을 타고 통학을 하다 보면 본인보다 마른 몸매의 여성들이 굉장히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뚱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 역시 저와 비슷한 체격임에도 늘 칼로리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특히 10대 후반~20대 여성들이 마른 몸매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들의 신체 이미지 왜곡에 대한 논문을 살펴보았습니다. 인제대학교 백병원은 2007-2010년 보건복지부 자료를 인용해, 25-69세 성인의 체격 수준에 대해 고찰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비만을 측정하는 데 BMI만을 지표로 사용했습니다.)
위 표는 참고 논문에 있는 데이터를 본인이 가공한 것입니다. 표를 보면, 연령대별로 저체중 인구 비율이 상이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표를 보면 유독 25~39세 여성의 저체중 비율이 높습니다. 반면 55~69세 여성의 저체중 비율은 25~39세 여성 중 저체중 비율의 1/3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이는 물론 젊은 여성들이 마른 이미지를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갱년기 이후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하면서 살이 찌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5. 여성들의 왜곡된 신체상과 이를 조장하는 사회 문화
위 그래프는 인제대학교 백병원의 논문에서 참조한 것입니다. 이는 저체중 남성과 여성이 각각 본인의 신체 이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저체중 남성은 스스로를 말랐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95% 이상이었으나, 저체중 여성의 74.3%만이 본인이 말랐음을 인정합니다. 십지어 저체중 여성의 25.5%는 본인을 보통 체격이라고 인식합니다.
위 그래프는 저체중 남성과 여성이 살을 찌거나 살을 빼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남성은 체중을 증가하려는 시도를 한 경우가 42.5%인 반면, 여성은 체중 증가를 위해 노력한 비율이 20.6%에 그칩니다. 뿐만 아니라, 저체중 여성은 체중 감량을 시도한 비율이 9.7%나 되고, 현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비율이 15.7%입니다. (현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아무런 시도를 하지 않은 것과 구별하여 그래프가 작성되었다)
위 그래프는 저체중 남성과 여성이 체중조절을 하는 원인에 대해 보여줍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체중조절(체중 증가 혹은 감량)의 목적이 대부분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것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여성의 경우에는 더 예뻐 보이기 위한 것이 주된 이유로 나타났습니다.
6. 저체중의 문제점
위 그림은 BMI에 따른 기대 수명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그림을 보면, BMI 22~25 사이(한국 기준, 과체중)의 인구의 평균 기대 수명이 가장 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극심한 저체중(BMI 17 이하)은 정상 체중보다 기대수명이 더 낮습니다.
지나치게 마른 체격은 사망률뿐만 아니라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결핍된 영양소가 생길 수 있고 지속될 경우 임상 증후가 나타날 것입니다. 특히, 골다공증, 골연화증 등의 위험도가 증가합니다. 또한, 극심한 다이어트는 거식증 혹은 폭식증으로 이어져 정신적인 질환이 유발됩니다. 실제로 왜곡된 신체상으로 인한 청쇼년 거식증 및 폭식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거식증이나 폭식증은 심한 경우에는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하기 어렵고, 오랜 기간 정신적, 물리적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 사이에 저체중 인구가 유독 많은 것은, '타고나길 그렇다'라기 보다는 마른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극도로 노력한다라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세계적인 수치, 우리나라 남성들의 수치와 비교했을 때 극명한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성들이 마른 몸매에 집착하는 이유는 비단 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에 대해 국가적,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논문:
Park, Sung Il, et al. "Sociodemographic Characteristics of Underweight Korean Adults: 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2007-2010."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34.6 (2013): 385-392.
Choi, O., et al. "Weight control attempts in underweight korean adults: 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2007-2010." 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34.6 (2013): 393-402.
네이버 지식백과, 신체 질량지수[body mass ind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