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만 한다면,
느닷없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면 말이다.
현실적인 문제들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때문에 가능하면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식과 맞닿아있는 일을 찾아내고, 그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 일을 통해 소소한 저축의 재미를, 맛있는 요리를 해먹는 재미를, 우리가 함께하면 행복감을 느끼는 일들과 내가 하면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할 여유를 구할만큼의 적당량의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다면.
정말 그렇기만 한다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니 그 믿음은 나에게 이미 있었다. 목표가 있으면 그 방향을 따라 오랫동안 노력을 들일 수 있는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라는 믿음. 마음을 굳게 먹으면 온 노력을 쏟아내어 성취를 이루어내는 사람이라는 믿음.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우직한 사람이라는 믿음. 그리고 시간의 공력에 대한 믿음. 그 믿음이 나에게 있는 걸 아니, 또 다시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