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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현 Nov 20. 2022

I’m living in my tempo.

내 자의적 속도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

요즘 들어 진정한 부자는 재산이 아닌 ‘시간’을 소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많은 재산이 시간 또한 벌어준다는 사실은 부정할  없죠.

돈을 벌기까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맞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축적하면 돈이 돈을 버는 것과 동시에 시간도 벌어주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이니까요. 남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시간에 그들은 다른 무엇이든   있을 거예요. 그것이 쉼이든, 자기 계발이든,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일이든.

하지만 제가 이야기한 ‘시간 내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있는가와는 어쩌면 전혀 별개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요. 단순히 ‘ 시간 개념이 아닌, 나로부터 시작되는 나의 시간을 말하고자 하는 거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있죠.

어떤 선택의 순간이나 새로운 상황에서 방황하지 않고, 당황하지 않는 사람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만의 답을 얼른 찾아 나아가는 사람들 말이에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고, 자신의 삶에 만족감을 느끼며,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으며, 항상은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순간에 자신의 삶을 정말로 즐길  아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특유의 여유로움. 우리가 선망하는 바로 그것.

우리는 이러한 것을 뭉뚱그려 ‘성숙’이라는 단어로 말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성숙하다 : 몸과 마음이 자라서 어른스럽게 되다.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들이 자신에게 맞는 속도감을 알아내고,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자신의 속도를 가지고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바로 그런 사람들이 제가 생각하는 시간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인 거죠. 진짜 부자들이요.    

 

“I’m living in my tempo.”

tempo는 우리말로 속도죠.

우리는 모두가 자신만의 속도를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누군가는 트렌디한, 도전적인, 성취해내는, 쟁취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속도를 가지고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잔잔한, 성찰하는, 되새김하는, 사유하는, 향유하는 속도를 가지고 있기도 하죠. 그 개개인의 속도는 앞서서 다양한 단어로 비유하기는 했지만 하나의 단어로는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일 거예요.

한 사람이 하나의 속도를 가지고 있으리라는 법도 없고요. 같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같은 속도를 가지고 있으라는 법도 없죠. 하지만 분명 본인이 가장 편안한 속도가 있을 겁니다. 바로 그것이 자신만의 속도가 되는 거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모두가 같은 속도를 맞추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다가 때로는  속도를 이겨내지 못해  아웃(burn out) 오기도, 튕겨져 나가기도 하는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자기만의 속도대로 삶을 살아나가는 사람들을 선망하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이토록 모순적인 , 아마 자신의 속도를 알고 그대로 살아나가는 사람이 소수이기 때문인  같아요. 자신의 속도를 인지할 기회를 얻는  또한 쉽지 않을뿐더러, 알게 되더라도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기 정말 쉬운 시대이니까요.


그럼 우리는 이런 시대에서 어떻게 나만의 속도를 찾아나갈  있을까요?     



저는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것이 ‘내면적 성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mbti 대중적 이어졌기 때문에 내면적 성찰하면 내적인 사람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잘하는  아니야?라고 생각할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내면적 성찰이라고 하는  외향적이고 내향적인 그런 성격과는 상관없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과정이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외향적인 사람들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자기 자신을 성찰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것저것 다양하게 몸소 경험하며 나에 대해   알게 되기도 하니까요.     


내면적 성찰은 내가 나를 직면하고 마주 보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나를 거리를 두고 조금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죠.

나를 하나의 아바타로 바라본다고 말하면 빠르게 와닿겠군요.


내면적 성찰의 가장  번째 단계는 나라는 아바타에 대한 취향적 정보수집이에요.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가능한 구체적으로 파악하면 좋아요.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에서도 어느 정도의 굽기, 어느 정도의 당도, 어느 정도의 , 어느 식감, 어느 정도의 맵기의 것을 먹는 것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알아보는 거죠. 나는 어떤 향을, 어떤 날씨를, 어떤 분위기를, 어떤 색을, 어떤 소리를 좋아하는지, 어떤 대화의 텐션을, 어떤 유형의 사람을, 어떤 대화의 깊이를 좋아하는지.

나에 대한 다양한 취향들을 탐색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 어느새 나만의 취향의 숲을 완성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취향의 숲을 풍성하게 가지게 될수록 자신의 색이 뚜렷해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스스로의 취향에 대해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한 번뿐인 인생을 조금 더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죠.     


그런 과정을 충분히 가졌다면. 그다음은  상황,  상태,  관계를 직시하는 것이에요.  주변을 둘러보는 거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좋아하고, 잘할  있는 일만   있는  아니니까요.  또한 가능한 사실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씩 순번을 매겨서 사실을 나열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1. 나는 어디에 살고.

2. 누구와 살고.

3. 무슨 일을 하고.

4.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는지.

5. 내가 가진 고민과 문제는 무엇인지.

6. 나는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사람인지.

7.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이런 식으로 하나씩, 있는 그대로 보탬도 과장도 없이 사실만 적어보는 거예요.

그럼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 또한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겁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있을지, 내가 진실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있게 되는 거죠. 

 과정은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만 가지의 생각들과 너무도 복잡하게 흩트려진  자아를 하나로 모으는 방법입니다. 사실만 나열해놓고 보면  문제임에도 조금 동떨어진 타인의 문제처럼 생각해볼  있게 되죠.  방법을 통해 정말 내가 원하는 본질  하나만을 알아낼  있을 거예요. 생각보다  주변의 모든 문제들은 이미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들이거든요.

     

이러한 내면적인 성찰의 과정에서 우리는 나를 자신을 잘 알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본질을 알게 되는 건 내가 편안한 나의 속도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그렇게 스스로의 속도를 찾게 되면  속도에 맞추어 살아보세요.

"I'm living in my tempo!"

가능한 주변의 말과 시선에 휩쓸리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말이에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지라 주변 사람들의 말에 영향받지 않을  없죠. 툭하고 던진 누군가의 말이나 시선에 걱정도 생기게 될 거고, 흔들릴 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결국  삶을 누가 대신 살아주지는 않는다는 진리죠.


그렇게  속도를 인지하고 그걸 받아들이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경험하게  거예요.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조금   삶을 사는듯한 기분이 들 거고요. 조금 느슨한 하루를 보내더라도 불안하지 않을 거고요.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더라도 쉽게 지치지 않을 거예요.

너무 많은 것들이 우리를 스쳐 지나가지만, 여전히 식물들은 중력을 거슬러 자라나고, 해질 무렵의 하늘은 아름답고, 이불속은 포근하고, 이유 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있고, 나는 살아있으니까요.

우리 그렇게 내 속도에 맞추어 살아가 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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