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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안 되는 여덟 가지 오해

영어에 한이 맺힌 사람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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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look.so/posts/eVtRJlm



- 글을 쓰게 된 목적 :


중학교 2학년 때, 영어 시간에 관계대명사를 배우면서 영어 공부를 때려쳤던 기억이 난다. 지시대명사 that과 관계대명사 that을 도무지 구분할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때 당시의 나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하기 싫은 건 절대로 하지 않았던 아이였던 기억이 난다. 고등학교 때에도 비슷한 기억이 있었는데, 영어 수업 시간에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라고 했는데, 과거동사와 과거분사를 도무지 구분할 수 없었다. 몇 번을 물어봐도 깔끔하게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생에 영어는 틀렸다고 단정지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영어 공부는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되었고, 영어 공부에 대한 한풀이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러 가지 장애물을 어느 정도 극복한 지금 돌아보면, 과거의 나는 참 유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런 유치한 상황에 누군가 놓여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영어가 되었든, 수학이 되었든 상관없이, 배우는 사람이 배워서 바로 쓸 수 있게 쉽게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들은 자신이 어렵게 배웠으니, 어렵게 배웠어도 별로 어렵지 않았으니, 자신이 배운대로 어렵게 나를 가르쳤던 것이리라. 환자만큼 병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답답한 놈이 우물파는 법이거든. 나름대로 좌충우돌하면서 영어를 공부했던 경험을 나눠본다. 이렇게 해야만 성공한다는 말은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자신의 영어 공부에 장애물이 무엇인지는 찾아낼 수 있길 바란다. 일단 장애물이 뭔지 알아야 극복하고 말고 아니겠나. 더 나아가 영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놓인 장애물을 멋지게 극복할 수 있길 바란다. 아마 그게 쉽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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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탐구


영어가 안 되는 여덟 가지 오해


0.

나는 왜 영어가

안 되는 걸까요


https://youtu.be/-a0bJIGRb1g


요즘 유튜브/인스타그램을 보면, 영어 프로그램 광고가 참 많이 올라옵니다. 이렇게 하기만 하면 너도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형태의 광고 프로그램인데요. 정말 혹하기 쉽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유튜브/인스타그램을 위시로 디지털 광고 시장의 몰락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의 수익성이 안 좋아지면서 광고를 말 그대로 퍼붓기 시작하는 수준인데요.


어쨌든 이런 영어 프로그램 광고에 나온 모델이나 영어 선생님처럼 영어를 금방 잘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단 영어뿐만 아니라 무언가 잘하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 하면 저렇게 할 수 있는지 방법을 궁금해합니다. 정작 무언가 잘하는 사람은 자신이 그걸 왜 잘하는지 설명하는 걸 어려워하죠. 게다가 그 방법을 가르쳐준다고 한들 따라 하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기도 하고요.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면 당신도 무조건 잘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신뢰가 잘 안 갑니다. 사람마다 [환경/조건/상황]이 모두 다른데 어떻게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분야와 상관없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한다는 건 어디에도 없으니까 말입니다. 어쩌면 마케팅 요소를 강화하려다 보니, 무조건 성공한다는 메시지를 설파할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긍정 확언]이라는 말이 요즘 유행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 출간되었던 [긍정의 힘]이 다시 회자하다니 유행은 돌고 도는 모양이에요. 하기야 2003년에는 [아침형 인간]이 유행했었죠. 요즘은 [미라클 모닝]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으니, 얼추 20년 만에 다시 비슷한 말이 유행하는 느낌입니다. 부정적인 언행보다 긍정적인 말이 당연지사 낫겠지만, 자칫 과도한 긍정은 [자기 객관화]를 막을 수 있고, 게으른 자신이 [자기 합리화]에 사용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겠죠.


https://www.sejun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9453


이러한 차원에서 이 방법대로만 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말은 조금 경계하고 들어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사람 중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많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했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죠. 노력 하나 없이 부잣집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물려받는 배당금이 있어서 재산이 많아진 사람도 얼마든지 있고요.


그래서 이 방법대로만 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말은 이렇게 하면 잘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말로 자체 번역하곤 합니다. 확실히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근면, 의지, 열정 등을 배울 게 있죠. 하지만 저는 왜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지 알려주는 이야기에 좀 더 귀가 솔깃해지는데요.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에서 배울 게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많다 보니, 실패담을 듣기란 쉽지 않죠.


이 글에서는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지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영어를 왜 잘할 수 없었는지 [장애물]의 정체를 얘기하려고 합니다. [장애물]의 정체를 알고 나면, 그 장애물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는 각자 알아서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을 찾아서 모두 해결해야 하지만, 다 잘하는데 한 가지 장애물만 있어도 얼마든지 못할 수 있으니까요. 약간 책임감이 없어 보이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병은 환자가 제일 잘 아는 법이죠. 사람마다 장애물이 다르니, 각자가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해서 찾아 나가야 진짜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장애물을 해소하거나 극복할 수 없기도 합니다. 다만, 우리 인간의 몸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다른 영역이 합심해서 도와주는데요. 예를 들어, 소리가 잘 안 들리면, 눈이 귀가 부족한 영역을 보충합니다. 그래서 입의 움직임을 보면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듣도록 도움을 받죠. 그러니까 특정 분야에 장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역을 훈련하면 일부 극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극복할 수 있다고 했지, 잘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1.

영어를 못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말을 못하는 거라면


영어를 못하게 막는 첫 번째 장애물, [우리말]을 못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한국 사람이 우리말을 못 한다는 게 상당히 어색한 얘기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 국어 성적을 생각해보면, 늘 100점을 맞진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죠. 100점이 다 뭡니까. 때로는 80점 맞는 것도 쉽지 않았던 때도 있었던걸요. 조금 어려운 한자 말이 나오면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고요.


성적을 떠나서 그냥 하고 싶은 말이 없는 상황이 있기도 합니다. 딱히 하고 싶은 말이 없는데, 그걸 영어로 표현하는 건 당연히 더 어렵겠죠. 잘 쓰지도 않을 영어 문장을 외울 게 아니라, 평소에 자신이 자주 쓰는 말을 위주로 영어로 바꿔보는 게 더 낫겠습니다. 아니면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먼저 조리 있게 말할 수 있게 준비하고 나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겠죠.


게다가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성격이 조용한 사람은 입을 열어 말하기보다는 귀를 열어 듣는 것을 즐겨 합니다. 목소리를 통해 말을 한다는 것은 구강 근육을 활용하는 일이기 때문에 평소에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에 따라 숙련도 여부가 다르고요. 그러니까 말을 잘하는 사람은 구강 근육이 상대적으로 원활할 겁니다.


많이 시도한다고 해서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게 시도하면서 잘할 수는 없겠죠. 영어를 공부할 때, [수학]처럼 하나하나 일일이 따져가면서 학문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체육] 과목처럼 반복 훈련하는 형태로 배워야 하는 까닭입니다. 요즘 해외 진출을 많이 하는 운동선수들이 외국어를 금방 익히는 까닭은, 영어 공부할 때 운동하듯 반복해서 훈련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러한 이유로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 원활하지 않다면, 영어로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왜 영어를 못하는지 생각하기에 앞서, [영어]가 아니라 [말하기] 근육이 부족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먼저 점검해 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2.

원어민 수준까지

기대하고 있다면


영어를 못하게 막는 두 번째 장애물, 원어민처럼 잘하길 기대하는 심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보통 다섯 살이 넘으면, 모국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태가 되는데요. 열두 살이 넘으면, 외국어를 원어민처럼 바로 받아들이는 게 불가능하고, 모국어의 필터링을 거치게 된다고 해요. 쉽게 말하면 원어민처럼 잘하길 기대하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갓난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모국어가 정착되기 전까지 자기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하나도 없으니 무지 답답하겠죠. 갓난아기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는 것뿐입니다. 자신의 생존에 관련되는 음식/배변/질병에 관련될수록 어마어마한 목소리로 울어대죠. 이것 하나만으로 전 세계의 부모님을 존경하는 까닭입니다.


언어는 자신이 말한 내용이 [상황]과 [맥락]에 노출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습득됩니다. 성인은 통상적으로 5번 이상 동일한 단어를 사용하는 맥락에 노출되었을 때, 비로소 그 단어의 쓰임새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단어를 알고 있느냐에 따라 새로운 단어에 익숙해지는 속도가 달라질 겁니다.


성인이 새로운 단어를 습득하는 방법은 있는 그대로 단어를 습득하는 게 아니라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의 필터링을 거칩니다. 그래서 기존 지식과 연결 고리를 만드는 형태로 이뤄집니다. 해당 단어와 기존에 알고 있던 단어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든 애써야 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어라면 [어원]을, 한자라면 [부수]를 이용해서 단어의 뜻을 추측하는 형태가 대표적이겠죠.


성인도 새로운 단어를 익히려면 5번 이상 맥락에 노출되는 것이 필요한데, 기존 지식도 없는 갓난아기는 오죽 힘들겠습니까? 아마 1,000번도 넘게 같은 맥락에 노출된 단어 중 하나를 툭 내뱉은 게 [엄마]였겠죠. 부모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엄청나게 깜짝 놀라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해준다면 자신이 던진 옹알이에 뭔가 효과가 있다는 걸 [눈치] 채게 됩니다.


갓난아기는 바로 이거구나 싶은 마음에 계속 [엄마]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쓸 겁니다. 심지어 [아빠]에게도 [엄마]라고 말하죠. 갓난아기의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이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단, 자신이 [엄마]라고 말하면, 주변에서 깜짝 놀라면서 재밌어하는 반응을 보여주죠. 그것이 갓난아기 입장에서는 유일하게 열린 가느다란 통신망이자, 생존하는 데 가장 필요한 소통 수단입니다. 비유하자면 실로 연결된 [종이컵 전화] 같은 느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조금씩 모국어가 점점 익숙해지면, 다른 사람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갖게 되었다고 비유할 수 있을 텐데요. 이미 모국어로 자기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데, 굳이 외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요? 아마도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느낄 겁니다.


생존을 위한 의지로 모국어를 배울 때 생겨난 필터링은 모국어를 배울 때는 디딤돌이었으나, 새로운 외국어를 배울 때는 장애물이 되는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중학생 이상이 영어를 원어민처럼 잘하길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3.

실수만이 유일한

습득 방법이라면


영어를 못하게 막는 세 번째 장애물, 실수를 두려워하는 심리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실수는 외국어를 습득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더 나아가 외국어뿐만 아니라,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 반드시 실수가 필요합니다. 주식 투자를 처음 배울 때, 수업료를 내고 돈을 잃어봐야 제대로 배우는 것처럼 말이죠.


외국어를 배울 때,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는지 알려면 실수를 해봐야 하고, 그것이 실수라고 누군가 가르쳐줘야 빠르게 배울 수 있습니다. 천재가 아니고서야 실수하지 않고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은 없죠.


그런데 실수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더 이상 갓난아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이미 우리는 모국어가 익숙하기 때문에, 소통이 어려운 외국어를 쓰는 답답한 상황을 회피합니다. 모국어를 쓰면 금방 해소되는 욕구를 굳이 외국어를 쓰면서까지 억지로 답답해져야 할 이유가 없죠.


비유해서 생각해보면, 갓난아이는 종이컵 전화기를, 어린이는 공중전화를, 어른들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갓난아기처럼 배우는 게 언어를 습득하는데 가장 좋은 방식이지만, 우리는 이미 유일한 소통 수단이 가느다란 통신선을 가지고 있는 갓난아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스마트폰을 버리고 종이컵 전화기를 쓰라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스마트폰같이 편리한 수단을 갖고 있는데, 공중전화를 쓸 사람은 없겠죠. 차라리 공중전화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중전화만 쓸 수 있게 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어야 차차 공중전화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익힐 겁니다. 예를 들어 부재중 메시지를 남기는 법을 배운다든지 말이에요. 이러한 이유로 외국어를 배울 때, 되도록 모국어의 간섭이 없는 방법이 좋습니다.


영어를 학습할 때, 초기에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얼마든지 실수해도 괜찮은 환경을 찾아가는 게 필요해요. 오직 영어로만 말하고, 듣고, 읽고, 쓰면서 얼마든지 실수해도 괜찮은 환경이 준비되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하지만 실수도 한두 번이지, 계속 실수하다 보면 감정적으로 버티기가 너무 힘들죠. 우리는 갓난아기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 게 맞나 싶은 의심도 들 거고요. 그래서 점차 영어로 실수하는 일을 회피하려고 할 겁니다. 실수를 줄이는 건 좋은데, 실수를 줄이다가 시도를 줄이게 되는 일이 생겨나선 안 되겠죠.




4.

리액션과 피드백이 없다면

죽은 영어를 배운다고밖에


영어를 못하게 막는 네 번째 장애물, 상황과 맥락에 맞게 반응하지 못하는 [환경]입니다. 언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과 맥락 속에 노출되면서 얻어지는 [피드백]입니다. 우리가 어린이를 대할 때 때로는 우쭈쭈해주면서 달래기도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면 혼내기도 하죠.


어린이는 자신이 말하는 말에 반응하는 주변 사람을 보면서 말을 배웁니다. 그러니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어린이는 나쁜 말을 엄청나게 빨리 배우죠. 자기가 나쁜 말을 하면 어른들이 빨리 반응해주니까요.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게 [욕]이라고 하죠. 위급한 상황이 오면 써야 하니까 말입니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할 때는 단순히 언어만 배우는 게 아니라, 해당 단어가 가진 뉘앙스나 문장을 사용하는 분위기, 목소리의 톤이나 억양 같은 것도 함께 배웁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한국말을 할 때도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공손하게 하는 사람이 있고, 빈정거리는 말투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단어라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 말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죠.


이러한 차원에서 저는 [외국]에 무방비 된 상태로 내던져진다고 해서 무조건 영어 실력이 늘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습니다. 환경은 영어를 습득하기에 최적의 조건으로 구축되었지만, 내가 영어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상대방으로부터 [피드백]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갓난아기 때나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과 돌봄으로 지속해서 피드백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친절 교육을 잘 받은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사람과 꾸준히 소통하는 건 상당히 어렵죠. 쉽게 말해서 외국인이 나에게 별로 관심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심이 없는데 얼마나 제대로 된 피드백이 올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성인 기준 영어 공부한다고 무작정 해외에 어학연수를 나가는 것보다, 국내에서 하는 영어 공부와 해외에서 하는 영어 공부를 구분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영어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에 집중하여 훈련하고, 해외에서는 최대한 많이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노출되는 방식을 생각해 보는 거죠. 어디까지나 제 견해입니다. 돈 많고 시간 많으면, 해외로 나가는 게 최고죠.


외국에 나가면 한국 사람만 만나도 그렇게나 반갑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을 한국에서 만났으면 그렇게까지 반가웠을까요?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에서 만나는 외국인은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반가울 겁니다. 하지만 시간이 계속 지났음에도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꾸준히 반응하는 게 지칠 수밖에 없겠죠. 그만큼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과 오랫동안 소통하는 건 상당히 고통스럽다는 얘기입니다. 어지간한 헌신이 아니고서야 외국인과 소통하는 건 쉽지 않죠.


한편, 잘못을 지적하기는 쉬워도, 왜 그것이 잘못인지 설명하는 건 어렵습니다. 인사할 때, [안녕하세요.] 는 말이 되지만, [안녕합니다.] 는 어딘가 어색하죠.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사랑합니다.] 는 말이 되지만, [사랑하세요.] 는 어딘가 어색합니다.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에게 [비면허]라고 말하는 건 별로 문제가 안 되지만, [무면허]라고 말하면 어딘가 이상합니다. 하지만 왜 이게 어색하고 이상한지 설명하는 것은 조금 어렵죠.


그냥 상대방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이건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쓰는 거라고 주입하는 게 빠르죠. 그런데 우리는 더 이상 갓난아기가 아니기 때문에 왜 잘못되었는지 설명되지 않으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배우는 속도보다 빠르게 잊어버리게 되죠. 성인이 외국어를 배울 때, 어느 정도 아무 이유 없이 받아들이면서도,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함께 알아야 하는 까닭입니다. 그래야 좀 덜 잊어먹게 되거든요.




5.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쉽다고 착각하는 오해


영어를 못하게 막는 다섯 번째 장애물, 자주 사용하는 단어는 쉽다고 착각하는 오해입니다. 영어 공부의 기본은 아무래도 단어죠. 우리는 갓난아기가 아니기 때문에 같은 말을 계속 듣고 있어야 할 인내심이 없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면,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전혀 익숙하지 않은 아랍어를 한 시간 내내 듣고 있겠다고 해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턱이 없습니다.


만일 조금 어려운 단어 위주로 먼저 공부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갈음]한다는 표현을 글로 쓴다고 생각해 볼게요. [갈음]은 대신 혹은 대체한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렇다고 이 단어를 문단이 시작하는 위치에 둘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갈음]은 글을 마무리하면서 맨 마지막 문장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 핵심적인 내용을 제시하면서 사용하는 표현이니까요. 그러니까 새로 배운 단어라고 해서 들입다 암기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해당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단어를 배우기도 어려운데, 그 단어만이 가진 별도의 쓰임새까지 알려면 얼마나 어렵겠어요. 그러니까 처음 단어를 공부할 때는 많이 사용하는 단어, 쓰임새가 많아서 다양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단어를 먼저 배우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조금 어려운 단어를 배우더라도 기존에 알고 있던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이용해서 어려운 단어의 뜻을 유추할 수 있으니까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66983748


처음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는 되도록 사람들이 많이 쓰는 흔한 단어, 상대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쉬운 단어 중심으로 구성된 교재나 콘텐츠를 골라서 공부하는 게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get, make, have, take 등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하나의 단어에 다양한 쓰임새가 존재합니다. 단어별로 대표하는 뜻이 있고, 그 뜻에서 파생되어 다양한 상황에서 쓰일 수 있죠. 그러니까 이런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영영사전보다는 단어별로 좀 더 와닿는 설명을 통해 하나하나 쓰임새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콘텐츠로 공부하는 게 좋은데요. 관련해서 영알남의 영단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6.

맥락에 노출되지 못한

단어암기 방식의 단점


영어를 못하게 막는 여섯 번째 장애물, 잘못된 [단어 암기] 방식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영어와 한글 뜻이 병치된 단어장을 암기했고, 이것이 바로 영어 단어를 공부하는 거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단어의 영어와 한글 뜻을 반복해서 보고 암기한다고 해서, 그 단어를 실제 상황에 맞게 쓸 수 없는데요.


들입다 한국어와 영어가 병치된 단어장을 하나하나 대응하면서 암기하는 것은 단기 기억을 평가하기 위한 단어 시험을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려면 장기 기억에 있어야 가능하죠. 그래서 일일이 대응하면서 암기하는 방식은 실제 상황에서 사용할 때, 가장 비효율적입니다. 언어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으려면, 해당 단어가 사용되는 다양한 맥락에 노출되는 것뿐입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영어를 공부한다면, 되도록 영영사전을 쓰는 게 좋습니다. 영영사전에 등장하는 표제어를 설명하는데 필요한 단어는 2,000~3,000단어 정도 되는데요. 그러니까 영영사전을 이용해서 공부하려고 한다면, 이 단어들은 정말 자주 사용하는 단어니까 알아야겠죠.


https://blog.naver.com/ines4kids/221704987634


이런 맥락 안에서 영어 단어 학습이 가능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블로그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앞서 여러 번 설명했지만, 반드시 여기에서 말하는 책만 봐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심지어 저도 이 단어책으로 공부한 적이 없어요.


그저 영어 단어를 공부할 때, [영영사전]의 정의를 사용하여 모국어의 필터링을 최소화한다는 점, 단어의 뜻과 연결되는 [사진]으로 시각적인 자극을 준다는 점, 단어와 연결되는 지문 제시를 통해 다양한 [맥락]에서 단어의 쓰임새를 배울 수 있게 돕는다는 점이 꽤 유용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7.

당신의 귀는 절대로

잘못 듣지 않았어요


영어를 못하게 막는 일곱 번째 장애물, [귀뚫기]에 대한 심각한 오해입니다. 이제 귀 좀 그만 뚫고, 귀 탓은 제발 그만해야 할 때입니다. 자주 듣다 보니 익숙해졌다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고막에 손상을 입히다니 너무 잔인하지 않습니까? 귀걸이를 달기 위해 귓바퀴를 뚫는 것도 아니고, 귀를 뚫는다니요. 이제 귀를 뚫는다는 표현 자체도 좀 지양해야겠습니다.


영어 듣기는 같은 내용을 자주 듣는다고 들리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서 모르면 안 들립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내가 말을 내뱉고 난 후, 그 말에 대해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피면서 배우는 겁니다. 그런데 전혀 알아듣지 못 하는 말을 아무런 힌트도 주지 않고 계속 듣고만 있으라는 건 고문에 가깝죠.


구어체라서 글로 표현하기 조금 어려운데, 최대한 표기해보겠습니다. "잘슴다?" 라는 말을 1만 번 듣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군대에 다녀온 사람은 세 번도 안 돼서 무슨 말인지 알 겁니다. 군대에서 자주 사용하는 "잘못 들었습니다?" 라는 단어를 빠르게 발음한 것이기 때문이죠. 이런 식으로 짧게 줄여서 말하는 상황을 충분히 경험했고, 자신도 저런 식으로 말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겁니다.


https://jc0505.com/%EC%8A%A4%ED%94%BC%EB%93%9C-%EB%8F%85%ED%95%B4%EC%99%80-%EC%B2%AD%EC%B7%A8%EC%9D%98-%EC%9B%90%EB%A6%AC3-%EB%8C%80%EC%A3%BD%EC%82%B412/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영어를 귀로 알아들을 수 있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이것 역시 사람마다 다르기에 확실하게 보장할 방법은 없는데요. 듣는 속도는 [독해] 속도가 결정합니다. 1분에 독해할 수 있는 단어 숫자를 wpm(words per minute) 이라고 하는데, 1분에 200단어 정도 해석할 수 없다면, 아무리 들어도 소용이 없다는 거죠.


귀뚫기에 대한 오해는 정말 너무 심각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면, 죽어도 안 들립니다. 영어가 안 들린다고, 몇 십번 반복해서 귀를 학대했던 일은 이제 멈춰야겠습니다. 몇 번 반복해서 들어보다가 안 들리면, 대본을 보면서 내용을 이해한 다음 다시 듣는 게 더 낫습니다.




8.

문법을 모른 채로

글쓰기는 안 된다


영어를 못하게 막는 여덟 번째 장애물, 문법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오해입니다. 문법을 몰라도 기본적인 회화는 가능합니다. 우리말로 말할 때 짧게 줄여서 필요한 단어만 말하지, 아나운서처럼 길게 또박또박 말하는 일은 별로 없으니까요.


그런데 영어를 배우는 초반에 어휘력이 부족하면, 아무래도 말하는데 답답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계륵]이란 단어를 모른다면 어떨까요. 계륵과 비슷한 유의어로 설명하든지 계륵을 사용하는 상황을 설명하든지 해서 이해시키겠죠. 이제 이 계륵을 영어로 말한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계륵이 가진 의미, 유의어, 상황 등 최대한 계륵을 풀어서 부연 설명하는 형태로 말하게 될 겁니다.


이럴 때, 문법은 부족한 어휘력을 메워줄 수 있는 도구입니다. 일단 모르는 단어를 앞에 던져놓고, 뒤에서 쉬운 단어, 자주 쓰는 단어로 최대한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매번 이렇게 풀어서 설명하기란 상당히 귀찮습니다. 이런 귀찮은 과정을 반복하다가 자연스럽게 이 귀찮은 과정을 줄여주도록 하는 [단어]를 하나 학습하게 되는 것이죠. 새로운 단어는 이런 귀찮은 과정을 줄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됩니다.


문법을 모르면, 길어진 문장을 독해할 수 없습니다. 단순한 말하기에는 짧게 말할 수 있지만, 글을 읽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영어는 주어와 서술어를 앞에 던져놓고, 이어지는 수식어로 부연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그래서 얼마든지 길어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장의 구조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길어진 문장을 해석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저는 문장 속에서 서술어를 찾아야 하는데, 명사 뒤에 나타나는 과거분사와 동사의 과거형을 구분하는 것을 많이 어려워 했는데요. 영어 문장의 구조를 모르면, 이런 답답한 상태로 쭉 가게 되는 겁니다. 점점 영어를 포기할 수 밖에 없겠죠.


문법을 모르면, 글을 쓸 수 없습니다. 말할 때는 문법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글을 쓸 때는 문법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죠. 계속 짧은 문장만 연이어서 쓸 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영어 문장의 원리를 이해하지 않았다면, 글 쓰는 게 지루하고 힘든 일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마치 초등학교 다녔을 때, 매일 일기 쓰기 숙제를 내준 선생님이 원망스러운 것과 같습니다.


문법을 기피하게 되는 것은 [분사구문, 부정사, 현재완료, THAT절] 등 복잡하고 어려운 문법 용어 때문입니다. 사실 문법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이런 용어를 아는 건 무의미하죠. 그냥 영어 문장은 이러한 형태가 존재하고, 실제로 내가 글로 쓸 수 있어야 제대로 배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려면, 모든 문장에 동사는 하나밖에 없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동사가 하나밖에 없으니, 동사 앞에 있는 말은 주어가 될 것이고, 나머지는 주어와 동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을 부연하는 수식어가 되겠죠. 이러한 가장 강력한 기초 원칙을 기준으로 영어 문장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 왔는지 조금씩 지경을 넓혀나가면 됩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절]에 대한 이해인데요. 언어의 특성상 문장이 길어지면 별로 안 중요한 부분은 생략되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THAT절이 생략되서 TO절(기존 용어로는 to부정사)과 ING절 (기존 용어로는 동명사 및 분사)로 바뀐다든지 하는 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생략되기 전의 원래 모양을 알아두어야 문장의 구조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79maddog/222082895420



국내 현존하는 다양한 영어 문법 교재를 살펴본 입장에서, 학습자의 입장에서 쓴 콘텐츠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기존 문법 용어를 답습하는 형태로 설명하는 게 많았는데요. 문장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연결고리, 실제로 내가 문장을 글로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문법을 찾는 건 매우 어려웠습니다. 제가 봤던 문법 콘텐츠 중에서 [무적의 문장기호]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데요. 영어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천해 봅니다.




9.

연애를 이길 방법은

도무지 없는 것같다


지금까지 영어 공부에 방해가 되는 다양한 장애물에 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최고의 외국어 학습 방법은 외국인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사귀는 것만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현존하는 모든 외국어 학습 방법은 외국인과 [연애]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최대한 영어를 습득하는 데 초점을 맞춘 얘기인 거죠. [연애]가 영어 공부법의 본체이자 핵심이고, [방법]은 거기에서부터 파생된 것입니다.


시중에 존재하는 모든 영어 공부 방법은 [사랑]으로 귀결됩니다. 부모가 아무런 언어도 쓸 수 없는 자녀에게 보여주는 [헌신], 연애하는 상대방에게 온전히 집중해주는 [애정]이 바로 핵심인 것이죠. 언어의 본질은 [습득]에 있기 때문에 [감정]의 내용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과 연애하면, 서로 알고 싶은 게 많아지니까 말을 많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훨씬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노력하겠죠. 자주 소통하는 만큼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할지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말하다가 살짝 실수해도 귀엽게 느껴질 것이고요.


사랑의 콩깍지가 쓰인 상태에서 보여주는 리액션은 외국어 학습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연애라는 상호 배타적인 인간관계 상태에 놓이기 때문에, 서로에게만 온전히 집중하면서 반응하겠죠. 별도로 문장 구조 정도만 따로 학습하면서 애정이 담긴 피드백을 받는다면 영어를 못할 수가 없겠죠.


지금까지 장님이 만진 코끼리에 대해 보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영어라는 코끼리를 알기 위해 다양하게 시도했던 한 장님의 이야기인데요. 사실 앞서 설명했던 여덟 가지 오해는 모두 제가 실제로 경험했던 이야기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영포자가 되어 영어 공부에 손놓고 있다가, "나는 왜 영어가 안 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놓고 10년 넘게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실패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쭉 보신 겁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외국인과 연애를 해본 건 아닙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했지만 저는 스스로 영어를 잘하진 않는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지금은 영어를 말하고, 읽고, 듣고, 쓰는 게 답답하지 않고 즐겁습니다. 마치 글쓰기가 취미 생활이 된 것처럼 말이에요. 사실 이러려고 영어 공부하는 것 아니었나요?


한때 영어 공인 점수를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필요한 점수를 얻기도 했으니, 어학원에 다니면서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오직 시험 점수만 생각했던 영어 공부는 외국어를 배우는 원래 목적을 이미 상실했다고 봅니다. 그냥 점수가 필요하니까 그렇게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글로벌 시대이다 보니, 영어 교육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요즘 20대 중에서 영어 못하는 사람 찾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요. 영어 유치원 등 영어 조기 교육까지 받았던 사람은 영어 사용이 익숙해서 그런지 발음이 매우 유창하기도 합니다. 이왕 영어 공부할 거라면, 영어를 말하고, 읽고, 듣고, 쓰는 것이 재미있어지는 방향으로 교육하면 참 좋겠습니다. 사실 재미는 바라지도 않고, 그냥 영어 공부할 때 생기는 [장애물]만 잘 제거하는 것만 해줘도 아주 좋겠어요. 어차피 공부는 자기가 하는 거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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