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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길게 써보기 클래스

첨삭받기가 부담된다면 늘여 쓰는 법이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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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look.so/posts/J5tOR83


- 글을 쓰게 된 목적 :


지난번에 기획했던 [실전첨삭 클래스]는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기획한 게 아니라서 아쉽게도 실패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고 진행하는 게 아무래도 좋을 텐데, 일개 한 명의 사용자에 불과한 내가 무슨 힘이 있나. 그냥 계속 같은 내용의 글을 이렇게 저렇게 돌려가면서 쓰는 수밖에. 예전에 한번 올린 적이 있는데, 글쓰기 관련 엄선해서 올려둔 글을 다시 한번 정리해서 다른 느낌으로 가져와 본다. [실전첨삭 클래스]는 자신의 글이 첨삭되어야 하니까 상대적으로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이 든다면, [길게 써보기 클래스]는 어떨까? 가볍게 한 문장을 툭 던지면, 그 글을 두 배로 만들어 주는 형태로 글을 써 보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글에 글을 덕지덕지 붙여나가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2,000자도 3,000자도 쓸 수 있지 않을까? 나처럼 글을 늘리기는 쉬워도 짧게 줄이면서도 온전한 내용을 담아내는 건 어려운 법이니까 말이다. 온전한 글을 쓰기 위해, 미리 글을 늘려보는 연습을 해본다고 생각하면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아, 그리고 alookso에서 이제 답글을 쓸 때, [썸네일]이 나오는 기능을 없앴다. 이젠 답글은 오직 글만 집중해서 쓰는 방향으로 이해하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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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길게 써보기 클래스


프롤로그.

수요조사를 하지 않은

프로그램 기획의 맹점


봉사 활동으로 기획된 클래스인 [가독성을 높이는 실전첨삭 클래스]가 진행 중입니다. 하루에 글 하나씩만 첨삭하면 20개 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4월 한정 최대 20명을 대상으로 클래스를 열었는데요. 생각보다 별로 반응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남겨주신 답글이나 답댓글, 별도로 제가 주변 지인을 동원해 피드백을 들어보았습니다.


자신의 글을 첨삭해 준다는 취지는 참 좋은데, 자신의 글을 공개적으로 첨삭받는 것은 막상 참여하려고 생각하면 마음의 장벽이 생겨서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것이 바로 수요조사를 하지 않은 프로그램 기획이 가진 맹점입니다. 혹시 참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부담스러운 감정이 드셨다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도 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취지가 참 좋고,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봉사활동 차원에서 클래스를 열어 진행하는 게 열정적이라 보기 좋다는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어쨌든 취지는 좋다고 하니, 그럼 취지를 살려서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하고, 클래스의 방향을 한번 바꿔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

읽히지 못한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


이미 앞서 말씀드린 바대로 [가독성을 높이는 실전첨삭 클래스]는 4월 한정으로만 운영할 생각입니다. 아무리 봉사활동이라지만, 생각보다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갑니다. 만일 지원하는 분이 많이 계셨다고 하면 봉사활동의 방향성을 향후 사업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꿔볼 수도 있었겠지만 말입니다. 실제로 이런 첨삭 프로그램을 글쓰기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운영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지난 1월 17일 alookso가 다시 시작하기 전 한 달 동안 휴식기를 가질 때, 글을 스스로 고쳐보기도 하고 첨삭도 받아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글을 쓰는 사람과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분명히 다릅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진단받아서 첨삭받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죠.


물론 모든 사람에게 첨삭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개인 SNS에 자신의 일상을 자유롭게 나누고 싶은 사람은 굳이 첨삭받을 필요 없겠죠. 그런데 alookso에서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화려한 글솜씨를 가진 분들의 글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의 글을 보면서 확 주눅 들기도 하죠. 스스로 자신의 글을 보면서 자책하게 되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읽기 좋은 글]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가독성이 좋아야 합니다. 글을 쓰면, 최초의 독자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가 읽었을 때 잘 읽히는지 확인해야겠죠. 그러고 나서 자신이 쓴 글을 온라인 상에 올리거나 출판하면, 이제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 게시물의 저작권은 자신에게 있지만, 소유권은 독자에게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에게 읽히지 못한 글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2.

깊게 소통 가능한

글 첨삭의 재발견


지난 3월 한 달간 alookso에는 엄청난 물량의 게시글이 쏟아졌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올라왔던 분량이 한 달 동안 올라온 셈이죠. 그러니까 2월 이전에 가입했던 alookso 사용자들은 평소보다 5배 정도 되는 분량으로 쏟아지는 글의 홍수 속에서 살았던 셈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새롭게 가입한 사람들과 벌어지는 소통의 어려움, 자신의 게시글이 밀려나는 것에 대한 답답함 토로 등 다양한 문제들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었죠. 특히, 다른 문제를 다 떠나서 소통 문제에 매우 예민한 저로써는 지난 한 달간 상당히 많은 스트레스 속에 놓여 있었습니다. 우선 이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alookso 측에 정중히 건의사항을 모아 전달했었지만, 아쉽게도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네요.


alookso 측의 답변을 기다리는 사이, 저 스스로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내기보다 다른 분들이 써두신 글을 많이 읽었습니다. 건의사항을 접수하는 과정 속에서도 건의사항을 올려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제가 이해한 대로 요약하고 다시 써 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는 진정한 의미의 소통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첨삭의 목적은 아니었지만, 건의사항을 접수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글을 첨삭하게 된 것이죠.


또한 제가 그동안 얼마나 alookso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이 부족했는지 여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글을 써서 많은 보상을 받겠다는 의지로, 글쓰기 경쟁에 과몰입하여 계속 저만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써 나갔었는데요. 제가 과거에 들였던 노력이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거나 잘못된 일을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오로지 보상만을 바라고 효율적으로 제 글만 써 나가겠다는 태도가 스스로 많이 아쉬웠습니다. 예전에도 한번 사과드렸지만, 이점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비록 한 분이긴 했지만, 첨삭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한 분의 글을 1시간 30분 동안 읽고 고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글을 쓰신 분은 어떤 분일지 상상하면서 해당 게시물을 놓고 몹시 깊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첨삭한 결과물을 받게 된 분도 매우 감사해하셨고, 첨삭하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도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셨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직은 이런 클래스를 도입하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3.

스스로 유튜브 중독을

한방에 치료한 글쓰기


참고로 alookso에 들어와서 글쓰기를 시작하신 분들이 꽤 됩니다. 누구인지 따로 지명하진 않겠습니다만, 아마 오랫동안 alookso에서 글쓰기로 활동했던 분들이라면 아마 다 아실 것 같고요. 그런데 계속 관찰해 보면서 느끼는 것인데, 정말 놀라운 것은 이 분들이 글을 쓰신 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라고 하기엔 그 성장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는 겁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요?


사실, 다들 아시다시피 [글]이라는 매개체를 갖고 서로 소통하는 기회를 갖는 게 요즘 같은 시대에서 참 어렵지 않습니까? 온갖 커뮤니티에 악성 게시물이 가득하고, 자신의 생각을 잘못 올렸다가는 자칫 악플 세례를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상에서 글쓰기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죠.


글쓰기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평소 글을 쓰는 습관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딱히 글을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글쓰기를 못 하더라도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사는데 별로 지장이 없거든요. 글을 써야 할 상황이 몇 번 생기긴 하는데, 적당히 잘 에둘러 치면 그만입니다. 글을 많이 쓴다고 생각하시는 사무직 직장인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요. 대부분 글쓰기 양식 같은 것도 이미 다 정해져 있어서 거기에 맞춰서 쓰면 충분한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저는 글쓰기란 작은 민주화라는 박현안 님의 말에 격하게 동의합니다. 글쓰기를 하지 않으면 생각하는 방법을 잃어버립니다. 생각하는 방법을 잃으면, 그렇게 서서히 데워지는 냄비에 들어간 개구리처럼 세월의 흐름과 변화에 적응해 버리게 되는 것이죠.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든 간에 상관없이 이 공간에 함께 계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매우 기쁩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글을 한 번 써보고 싶어서 오신 거잖아요?


안전한 공론장을 지향하는 alookso에서는 [글] 말고는 별다른 소통수단이 마땅찮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50자의 압박을 이겨내고 첫 발을 내딛게 되죠.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것은 alookso에 한번 맛들리기 시작하면, 다른 활동을 거의 중단하고 alookso에 어떤 글을 올릴지 상상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글감을 떠올린다는 말과 일맥상통하겠습니다.


특히, 저는 유튜브 중독을 끊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도 유튜브를 꽤 보는 편이었지만, 코로나 이후 저는 유튜브를 거의 중독적으로 봤었습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유튜브 동영상을 봤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유튜브 동영상을 봤습니다. 그런데 이 중독이 한방에 끊어진 것입니다. 이건 지난 2년 동안 불가능했던 미션이었음을 생각해 보았을 때, 스스로 정말 놀라운 발전입니다.




4.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를 뿐


유튜브 동영상 중독 대신 글쓰기 중독이 생긴 게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글쓰기에 중독되는 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직종에 상관없이 기본 무기가 되고, 잘 갈고닦으면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예를 들어, 말하기는 글쓰기에 거의 직결되는 활동입니다. 스스로 말주변이 없고 수줍은 스타일이라서 말을 못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하고 싶은 말이 별로 없어서 말을 못 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머릿속에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생기면, 말을 굳이 안 시켜도 스스로 말도 많아집니다. 하고 싶은 말이 없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던 것이고, 말하지 않았다 보니 말이 늘지 않았던 것뿐입니다.


예를 들어, 결혼 전에는 매우 소극적이고 말주변도 없던 여성 분들이 아들을 낳고 양육하게 되면, 말이 엄청 많아지고 목소리도 커지는 것을 상당히 많이 보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아줌마 파워라고 하죠. 저는 이 문제를 여성들이 나이 들어가면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분비가 많아져서 발생하는 변화라고만 해석하고 싶지 않습니다. 말썽쟁이 아들을 키우면서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잔소리가 많이 생긴 것이죠. 호르몬의 변화도 분명히 영향을 끼쳤겠지만, 저는 주변 환경의 변화가 사람의 성격을 바꿔놓는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과 대화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이 마주하는 현실 속에서 상당히 많이 계시지 않습니까? 어쩌면 여러분도 그런 상황에 놓여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는 게 상당히 싫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저도 언젠가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 끼칩니다.


꼰대는 스스로 꼰대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있죠. 스스로 꼰대인지 인지할 수 없어서 모르기도 하고, 아무도 꼰대인지 안 알려줘서 모르기도 하죠. 나 자신을 포함해 우리 주변에 꼰대가 만들어지는 건, 유연하게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입니다. 유연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글을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단연코 말하고 싶습니다. 글을 이미 쓰고 있는 사람 중에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5.

자신의 글을 최대한

길게 써보고 싶다면


앞서 유연한 사고가 무척 중요하다고 말씀을 드렸죠. 반대로 말하면 사고가 굳어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그럼 어떻게 하면 굳어있는 사고를 풀 수 있을까요? 저는 굳어있는 사고를 푸는 과정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 작업이라고 비유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머릿속에 이미 하고 싶은 말이 충분히 있었는데, 말을 계속 안 하다 보니 라면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버린 것이죠.


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럽게 풀리게 됩니다. 이렇게 부드럽게 풀린 라면 가닥처럼 술술 글이 나오게 된다면, 누구나 글을 길게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 것처럼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만 알면 되겠죠?


다시금 [실전첨삭 클래스] 소개말에 말씀드렸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문장과 문장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서 이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첫 문장을 써야 합니다. 첫 문장을 쓰고 나서 어떤 말이 이어져야 좋을지 고민해 보는 겁니다. 예전에 글쓰기에 도움 되는 책을 수준에 맞게 각각 [입문서/이론서/실전서]로 나눴는데요.


이 중 [김정선, 열 문장 쓰는 법]은 매우 얇은 책인데도 글쓰기를 입문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모든 내용이 다 들어있습니다. 혹시 서점에 가실 기회가 된다면, 저 책은 꼭 한번 찾아서 들춰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 책에서도 계속 끈질기게 자신이 쓴 문장을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게 특징인데요. 어떻게든 문장과 문장 사이를 이어가려는 노력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길게 쓰는 건 쉬워요

짧게 쓰는 게 어렵지


첫 문장을 잘 써야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글을 쓰고 난 후, 글을 고치는 과정에서 좋은 문장이 나오면, 마치 그 문장을 원래 생각했던 것처럼 맨 앞으로 옮겨버리면 그만이거든요. 이것이 바로 말과 글이 갖는 결정적인 차이점 아니겠습니까? 말은 한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지만, 글은 쓰고 나서 그 순서를 편집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럴싸하게 말하는 건 연습이 많이 필요하지만, 그럴싸하게 글을 쓰는 건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위 링크에서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저는 글을 잘 못 읽습니다. 남의 말도 잘 안 듣기도 하고요. 왜 그런지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외부의 자극에 우선 방어부터 하려고 하는 기질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유전적인 요소와 5살 이전에 형성된 가정환경이 크게 영향을 미쳤겠죠.


사람이 가진 능력은 [결핍]을 극복하는 데에서 옵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 비해 입력이 늦을 뿐, 출력이 상당히 강합니다. 다시 말해서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게, 글을 읽거나 말을 듣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편합니다. 말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인지, 듣는 것이 어렵다 보니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해 후자인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 출력하는 능력이 생겼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입력과 출력 중 어떤 것이 스스로에게 편하다고 느끼시나요.


글을 읽는 속도가 느리고, 남의 말을 듣는 속도가 느려서 배움의 속도가 더디다 보니, 어떤 작업을 하더라도 언제나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적응되고 나면, 누구보다 효율적으로 해당 업무를 처리해 냅니다. 이런 제 스타일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제 스타일에 최우선으로 맞춰서 일하고 말하며 씁니다. 그러고 나서 잘 안 되면, 그때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죠.


그렇게 스스로 제가 써왔던 글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었는데요. 이런 답답한 상황에 놓여있을 때, 제가 글쓰기 사교육을 받았더니 실력이 확실히 성장했음을 스스로 느꼈습니다. 사교육은 이렇게 써야 제대로 효과를 보는 법이거든요. 사교육은 나쁜 게 아닙니다. 적절한 상황을 만나지 못하니까 낭비라고 느껴지는 것이죠. 괜히 사교육이 좋은 게 아닙니다.




7.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길게 써보기 클래스


또 결국 이 글은 [가독성을 높이는 실전첨삭 클래스]의 광고글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사람이라는 게 어쩔 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자신이 갖고 있는 좁쌀 같은 재능을 이리도 써보고, 저리도 써보고 하면서 점차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것이죠. 다만, 이제 [실전첨삭 클래스]란 단어가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진행방식과 홍보문구를 한번 바꿔보려고 합니다.


글을 길게 쓰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25,000자를 하루 만에 쓸 수 있는지 궁금한 분들이 있다면, [실전첨삭 클래스]가 아닌 [길게 써보기 클래스]에 지원해주세요. 문장을 어떻게든 길게 쓰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참여방식도 간단합니다. 예전에 쓰셨던 자신의 게시글을 쓰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여기 답댓글에 하고 싶은 말을 짧게 한번 써 봐주세요.


일상적으로 글을 써주셔도 좋고, 제가 지금 쓴 글을 보고 칭찬/비판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대신 [#글좀늘려줘] 태그를 붙여주시면, 답댓글에 제가 바로 글을 늘려서 써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해당 답댓글을 써주신 분께 별도로 알람도 보내드리겠습니다. 예시를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예전에 [실전첨삭 클래스]에서 bookmaniac 님께서 얼마든지 자신의 글을 가져다 써도 된다고 하셨기 때문에 그 약속을 믿고, 이번에 신규 출범하는 [길게 써보기 클래스]의 홍보에 bookmaniac 님의 문장을 무단 도용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첨삭이 아니라 길게 써보는 훈련입니다.


<길게 써보기 답댓글 신청예시>


2%. 생각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길 가다 마주칠 때 나를 잘 못 알아보는 지인들에게 섭섭해하지 말아야겠다. (62자)


<길게 써보기 답댓글 답변예시>


전 세계의 인구의 2%가 안면인식 장애가 있다니, 이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다. 대충 계산을 해보더라도 학창 시절에 각 반에 1명씩 있다는 거잖는가? 길 가다 마주칠 수 있는 지인들 중에서 나를 잘 못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섭섭해하지 말아야겠다. 그동안 섭섭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175자)




중간중간 같은 문장을 다르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덕지덕지 붙이기만 했는데, 두 배 이상이 되었죠. 문장은 짧게 쓰는 것이 길게 쓰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단순히 길이만 놓고 생각하면, 짧은 문장보다 긴 문장이 쉬워 보이는데요. 내용에 의미를 담는 수준까지 올라가면, 짧게 쓰는 것이 훨씬 어렵답니다.


의미가 명확한 짧은 문장, 짧게 말해서 [간명한 문장]은 글쓰기의 꽃이자 글을 쓰는 사람이 바라는 목표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일단 길게 늘여서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의미를 명확하게 담는 게 우선입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아야 할 테니까요. 그런 다음 글을 갈고닦아 짧게 고쳐나가면서 줄이는 겁니다.


이렇게 줄여나간 글을 읽다가 글에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잡히게 되면, 작가가 글을 잘 쓴 것입니다. 그런 걸 보고, 소위 행간의 의미를 읽게 만든다라고 하는데요. 글쓰기의 수준이 여기까지 도달하면, 여기 계시면 안 되겠죠. 전문 작가로 바로 데뷔하시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갈 생각은 지금 말고 나중에 하자고요.


길게 써보기 클래스 참여 방법

1) 50자 이상, 최대 100자가 넘지 않는 분량으로 한 문장을 이 게시글의 답댓글로 써 주세요.
2) [#글좀늘려줘] 태그를 문장 옆에 꼭 달아주세요!
3) 어떤 문장을 쓰셔도 제가 반드시 두 배 이상으로 늘려 드립니다!
4) 누군가 다른 사람의 문장을 늘려보고 싶다면, 함께 참여하셔도 좋습니다!


그럼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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