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기개발서로 독서를 배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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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서가 틀린 표현인 줄 알았는데, 자기계발서나 자기개발서나 둘 다 맞는 표현이더라. 이래서 편견이 상당히 무서운 법이다. 자기개발이 오히려 자기계발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개발서라고 쓰는 게 맥락상 더 맞다고도 하고. 아무튼 이렇게 또 하나 자기개발서에 대해 쓰면서 배운다. 자기개발서를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왜냐하면 자기개발서를 읽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것도 안 읽는 것보다는 뭐라도 읽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자기개발서를 읽어도 된다고 권하고 싶다. 다만, 자기개발서는 전용 독서법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 바로 비판적인 시각을 갖추면서 읽어야 한다. 자기개발서는 읽기 쉬운 책이라고 생각해서 쉽게 읽고 소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책보다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당신은 절대로 자기개발서에서 쓴 사람이 말한 대로 했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금 거짓말 보태서 과장해보자면, 성공은 99% 운이기 때문이다. 성공은 누구와 함께하는지, 타이밍은 어땠는지 등이 훨씬 많이 중요한 법인데, 다른 사람의 성공 방정식을 무턱대고 따라 하는 것만큼 미련한 일이 없다. 한 번쯤은 성공 방정식을 따라 해 볼 수도 있지만, 될 때까지 다른 사람의 방식을 추구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선까지만 따라가다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갈아타는 것도 매우 지혜로운 접근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어떤 책보다도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읽어야 하는 책이 자기개발서이다. 읽기 쉽다고 무시하며 편안하게 읽다가 큰코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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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기개발서가 가득한
출판시장을 대변하며
오랜만에 자기개발서의 역사를 한번 되짚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자기[계]발서가 맞는 말인 줄 알았는데, 둘 다 맞는 말이더군요. 자기개발서가 자기계발서를 포함하기 때문에 좀 더 광의적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어쨌든 둘 다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니, 저는 몸글 쓰신 분의 의견을 반영하는 차원으로 자기개발서라고 표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소수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 성공담과 실패담은 언제나 좋은 안줏거리이고, 그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출판된 게 자기개발서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만 담고 있기에 읽는데 별로 부담이 없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면 아무래도 감정이입해서 읽기 어렵잖아요? 게다가 경쟁의 승자는 매년 등장하니, 새로운 저자가 계속 유입되는 구조라서 트렌디함을 뽐내기도 좋습니다. 일단, 무엇보다도 많이 팔리잖아요. 먹고사니즘을 이길 명분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독해력이 썩 좋지 못해서 한 번에 많은 책을 읽진 못 했는데요. 그래도 하나의 책을 여러 번 읽곤 했던 사람이라 책이라는 매개체는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 느낌 있죠? 책은 잘 안 읽는데, 책 자체는 좋아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책을 늘 곁에 두고 있지만, 정작 책에 손이 잘 가지 않아서 혼자 스트레스받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출판 시장에 있었던 적은 없지만, 출판 관련 업무를 했던 적이 있었고, 출판사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몇몇 알고 있습니다. 정말 책을 만드는 편집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지 종종 익히 들었죠. 책을 좋아해서 출판계에 있는 건데, 책을 좋아했던 과거의 자신을 저주하고 싶다는 말도 들었으니까요. 책을 구매하는 고객은 완성된 [책]으로 만나지만, 그 책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정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말해 뭐하겠습니까.
이렇게 이야기의 시작을 출판시장에 대해 비난에 가까운 투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까닭은 반대로 출판계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자기개발서만 읽는 세태를 비웃지만, 그럼 어떻게 합니까? 시장에 다양한 책을 내놓아도 자기개발서만 팔리는데, 출판사도 먹고살려면 자기개발서를 내야죠. 그러니까 깔롱도 챙겨야 하는 대형 출판사는 다양한 서적을 출간할 수 있지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소형 출판사는 잘 팔리는 책을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참 안타깝지만, 그것 또한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일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2.
그책 예쁜책이야
조심해서 만지라
앞서 자기개발서를 낼 수밖에 없는 출판계의 입장을 대변했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독자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많이 팔리는 종류의 책이니까 시장에 많이 풀려있는데요. 누구도 자기개발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기개발서는 해로우니까 읽지 말라고 합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아무것도 안 읽는 것보다는 뭐라도 읽는 게 낫다고 말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맞는 말인 걸까요? 둘 다 맞는 말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저는 자기개발서가 출판시장의 대세라면, 그에 맞는 독서법을 알려줘야 한다고 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말해서 유명해진 말인데 저도 한번 인용해 보죠. 자기개발서를 읽는 건 복어 요리에 비유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자기개발서야말로 상당히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는 얘기죠. 겉으로 보기엔 말랑말랑하고 현실에 있던 이야기를 옮겨온 것이니까 편하게 막 읽어도 될 것 같지만, 적용이 쉬운 만큼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개발서도 종류가 상당히 많은데요. 성공사례를 다루고 있다면, 개인의 시각에서 전개되는데요. 해당 방법 말고 다른 길은 전혀 없었는지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이 방법만 따라 하면 누구나 성공한다.'라는 식의 서술을 상당히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죠. 해당 방식은 해당 저자였기에 가능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합니다. 내 상황에 대입하기 좋다고 해서 바로 대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죠.
성공사례 책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목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바로 [불합격을 피하는 법]입니다. 이 책 역시 자신의 성공사례를 담고 있지만, 제목을 결정했을 때 저자의 철학이 상당히 많이 반영된 것 같죠? 출판사 직원이 왠지 엄청 말렸을 것 같은 제목입니다만, 그래서 저는 이 책의 제목을 좋아합니다. 이 책에 있는 내용대로 한다고 해서 합격을 보장해주지 않지만, 적어도 불합격할 요소는 피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를 보더라도 상당히 솔직하지 않나요?
3.
한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서운 것이다
국민 MC 강호동 씨는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말했는데요. 이 문장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 권을 읽더라도 정말 제대로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뭔가 하나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 얼마나 강한 위력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무술의 달인, 이소룡도 이런 말을 했죠.
나는 한번에 발차기를 만 번 하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의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은 두려워한다.
한편, 지식을 어설프게 아는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 지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세운 성공 방정식만이 옳다고 생각해서 그 방식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려고 하는 모습은 상당히 지양해야 할 일입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의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있는 것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모범이지만, 자신의 경험이 모든 상황 속에서 항상 맞을 거라는 생각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래서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위험할 수 있는 것이죠.
자기개발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지만, 저는 아무것도 안 읽는 것보다는 자기개발서라도 좋으니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차피 신간으로 발간되는 책은 죄다 자기개발서만 가득한데, 자기개발서를 억지로 피하라는 조언도 현실적이지 않고요.
다만, 자기개발서를 읽을 때에는 꼭 자기개발서 전용 독서법인 비판적 독서법에 맞춰서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자기개발서는 대중적이면서도 워낙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되기 쉬우므로 이 사람이 하는 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추면서 읽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자기개발서니까 더욱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어주세요.
지금까지 자기개발서로 독서에 입문한 사람이 쓰는 자기개발서 읽는 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