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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범죄 장르물의 새 지평

누군가의 심리를 읽는다는 건 너무 힘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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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게 된 목적 :


요즘 2049 사이에서 핫하다고 알려진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몰아서 봤다. 최애드라마 [시그널]에 비견할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 현실을 기반으로 한 장르물, 연기 구멍 하나 없는 탁월한 연기력 등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올림픽 때문에 절반까지만 방영했는데, 왠지 시즌2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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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준평론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범죄 장르물의 새 지평


집에 TV가 없어서 평소에 TV를 볼 일이 없다가 설날을 맞이해 고향에 내려가니, TV 리모콘에 자연스럽게 손이 갑니다. 요즘은 IPTV 기능으로 옛날 드라마를 몰아보기도 쉽고, 케이블 채널에서 재방송도 많이 해주죠. 저녁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반드시 함께 봐야 한다는 KBS2 [신사와 아가씨]를 억지로 본방으로 시청했습니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신사와 아가씨]는 22%로 시작해서 최고시청률 36%까지 도달하는 등 요즘 보기 어려운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요. 처음 볼 때는 주요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 데다 서로 얽히고설켜있어서 단번에 흐름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물론 그럴 땐 이놈 저놈 써가며 설명해주시는 부모님 찬스를 쓰면 한 회만에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되었는지 단박에 이해하게 되죠.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던데, '자신보다 열네 살 많고 애가 셋인 그룹 회장을 순수하게 사랑하는 아이들의 과외 선생님', '그 과외 선생님을 낳고, 미국으로 도망쳤다가 크게 성공한 여사장님' 같은 종류의 판타지는 말 그대로 '성인을 위한 동화 형태의 판타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은 건 주말 황금 시간대가 주는 혜택이 있겠지만, 세대와 무관하게 큰 무리 없이 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케이블 쪽으로 채널을 돌리다 보니, 새벽에 방영 예정인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재방송을 한다길래 예약해두었다가 혼자서 오롯이 봤죠. 일단 해당 드라마는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선생님의 자전 에세이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에 대본이 탄탄하고, 조연/단역/특별출연까지 포함해 연기의 구멍이 아무도 없다는 것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지금에야 CCTV와 블랙박스가 많이 보급되었기 때문에 증거를 토대로 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만, 1980~2000년대까지만 해도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각종 연쇄살인사건과 강력범죄의 범인을 잡기는커녕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런 암흑기 속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과학수사를 강화하고 프로파일링의 선구자가 된 사람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건 몹시 흥미로웠습니다. 간단히 1~2회 요약본만 보더라도 상당히 흥미진진한 내용이 많습니다.


https://youtu.be/ETqZsVN_0y4


일이라는 게 다 그렇습니다만, 평가는 드러난 실적으로 하기 마련이기에 한때 범인을 잡는 것에만 주력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범죄물을 다뤘던 90년대 영화를 보면, 용의자를 앞에 두고 경찰이 무력과 협박을 통해 자백을 받아내는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2000년대 이후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경찰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드라마라서 극단적인 모습을 위주로 보여주다 보니 그럴 것이고, 대부분의 경찰이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부정적인 모습을 갖고 있진 않겠지요.


과학수사기법이 발전하고, CCTV와 블랙박스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연쇄범죄의 가능성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제 범죄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의 수준은 날로 음험악랄해지고, 드러난 증거를 인멸하려고 시도하거나, 명확한 증거가 있음에도 무혐의 처리되는 용의자들의 모습을 볼 때, 이제 사회의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과학수사기법이 고도화되는 것에 못지않게 범죄에 대한 사회의 인식 수준까지 같이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경 동계올림픽 때문에 이 드라마는 6화까지만 방영되어 아직 6화가 더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범죄행동분석팀이 왜 필요한지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해당 팀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우여곡절을 다루었다면, 남은 6화는 유영철, 정남규, 강호순 같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강력범죄자들을 프로파일링 기법을 통해 어떻게 추적하는지 초점을 맞출 듯합니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범인을 체포하는 것에만 주력하는 게 아니라, 범인을 체포하고 나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활동, 유가족들이 갖는 슬픔에도 시선을 보내고 있어서 의미를 더하는 듯합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여섯 번의 방송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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