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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희석해서 만든 제품과 서비스의 자극

남은 중독시키고 싶은데, 저는 중독당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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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게 된 목적 :


상품을 기획할 때, 네 말이 참 맞는 말이기는 한데, 전혀 [섹시]하지가 않아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도대체 왜 상품이라는 사물에 섹시함을 연결시켜야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고객에게 판매할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섹시함이 없다는 말은 곧 자극적이지 않다는 말로 연결시킬 수 있다. 고객을 자극할만한 이야기가 없다면, 그 기획은 실패한 기획이다. 왜냐하면 고객은 올바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게 아니라 자극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품을 기획할 때는 얼마나 고객이 갖고 있는 욕구를 자극하는 게 중요하다.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원초적인 욕구인 승부욕을 자극하는 도박성을 갖고 있던지, 승부에서 이기도록 돕는 부스터인 약물을 주입해 주던지, 승부에서 이길 수 있게 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분출시켜줄 수 있는 성적 요소를 포함시켜야 한다. 이 중에서 인간을 가장 자극하는 요소는 도박이다. 도박에 실패하면 승리하기 위해 약물에 빠지게 되고, 도박에 성공하면 승리자로서의 쾌감을 맛보기 위해 성적 관계에 탐닉한다. 즉, 도박은 모든 욕망의 정점에 서 있다. 이러한 도박에 중독되지 않기 위해서는 도박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솔루션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선택으로 점철되어있기에, 우리의 삶 자체가 도박이다. 게다가 우리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는 조금씩 자극적인 요소가 묻었으니, 도박적 요소를 온전히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삶이 도박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차피 도박하는 김에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것이 당연히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끊임없이 이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대한 도박적 요소를 피하는 것은 아예 경험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으니, 그것도 또한 어리석다. 결국 최대한 다양하게 많이 경험해 보되, 언제든지 도박에 빠질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겸손의 태도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언제나 도박에 빠질 수 있으니,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것에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자세 또한 중요하겠다. 그렇게 인생이라는 이름의 도박을 최대한 자유롭게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다가, 언젠가 내려놓을 때가 왔을 때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게 늘 마음을 준비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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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을 희석해서 만든 제품과 서비스의 자극


1.

개념으로는 흔히 보이나

생소한 단어 공동의존증


몸글에서 언급된 [공동의존증]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습니다. 추천해 주신 웹툰 [도박중독자의 가족]을 무료 회차까지 한 번에 몰아봤는데요. 해당 웹툰에 등장하는 할머니를 보고 있었는데, 조금 다른 모습이 있었긴 했지만, 돌아가신 제 할머니를 특별 초빙한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공동의존증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생소하지만, 개념만 놓고 따져보면, 생각보다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문제를 내 문제처럼 생각하는 경우는 시험을 보지도 않으면서 자녀의 시험 기간에 함께 밤을 새우거나, 아이가 수능 보는 시간 내내 기도를 드리면서 응원하는 어머니가 대표적이죠. 사실 기도하거나 불공을 드리다 말고 잠깐 놀러 나갔다 와도, 자녀의 시험 결과는 전혀 바뀌지 않을 텐데, 부정 탄다는 이유로 절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죠.


또한 [중독]도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담배 중독, 알코올 중독, 인터넷 중독, 성관계 중독, 게임 중독 등 중독이라는 단어가 너무 남용될 정도로 보편화된 단어이기도 합니다. 몸글에서 주로 다뤘던 공동의존증이 왜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인지 좀 명확하게 짚기 위해, 저는 [중독]이란 무엇인지 좀 더 초점을 맞춰서 글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2.

중독은 질병입니다만

중독잘알 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독]이란 독성물질에 의한 신체적/물질적 중독(Poisoning/Intoxication)과 정신적/행위적(의존적) 중독(Addiction)을 동시에 일컫는 말인데요. 여기에서 [독성물질], [신체적/물질적 중독], [정신적/행위적 중독]을 다시 한번 재정의합니다.


[독성물질]이란 인체에 유입되어 건강상 장애를 초래하는 모든 자연 및 화학물질을 의미합니다.

[신체적/물질적] 중독이란 생물체의 기능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독성물질에 생물체가 노출(흡입, 경구섭취, 피부접촉 등)될 경우 발생되는 신체 위해성 문제(농약, 독버섯, 페놀 등)를 의미합니다.

[정신적/행위적] 중독이란 일종의 습관성 중독으로, 심리적 의존이 있어 계속 물질, 행위, 약물 등을 갈망하고, 이로 인해 신체적 · 정신적 건강을 해치게 되는 상태(약물, 도박, 알코올, 흡연, 인터넷, 쇼핑 등)를 말합니다.

_ 질병관리청, 중독의 정의 中


질병관리청에서 정의한 [중독]을 살펴보면, 신체적 중독은 위험성이 겉으로 바로 드러나는 편입니다. 반면 정신적 중독은 위험성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다 보니,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주변에 담배 피우는 사람이 없기 드물죠.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이나 폭음으로 푸는 습관성 알코올 중독자도 꼭 있습니다. 유튜브를 안 보면 눈에 가시가 돋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alookso에 글을 쓰기 전의 제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3.

중독이 시작되는 지점

자극받고자 하는 열망


저는 이 중에서 정신적 [중독]만 다뤄보고자 합니다. 정신적 [중독]을 [자극/습관/쾌락/욕구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정의하고자 합니다. 여기에서 어린이들은 아직 욕구를 스스로 통제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제외하려고 하는데요. 성인들이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어쩌면 주변 눈치를 전혀 보지 않아도 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쾌락을 누리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극은 인간 내부에서 생겨나는 자극,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와서 만들어지는 자극, 내부에서 외부로 분출하고자 하는 자극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 [도박/약물/섹스]에 대응됩니다. 도박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도박에 성공하면 성적 욕구에 매몰되고, 도박에 실패하면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약물에 중독되는 구조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박은 내부에 계속 머무르는 욕구이기 때문에 [도박]이 가장 강력한 자극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한번 [도박]을 시작하면, 그 욕구는 밖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실제로 도박 중독에 한번 제대로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라고 하죠. 상대적으로 약물과 섹스는 도박보다 자극이 약합니다. 약물은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통제하여 극복할 수 있고, 섹스는 자극이 외부로 분출되므로 상대적으로 욕구가 머물러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죠. 이러한 이유로 저는 언제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다양한 [도박]을 늘 유의하면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중독을 희석해서 만든

제품과 서비스의 자극


앞서 설명한 것처럼 중독의 시작은 [자극]이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인 컨텐츠들은 그 안에 [중독]될 수 있는 요소가 일부 묻어있습니다. 어떤 자극이든 계속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스며들어 쉽게 중독될 수 있는 것이죠.


기업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홍보할 때, 자극적인 요소를 늘 고려합니다. 그래서 기업이 내놓은 각종 제품과 서비스는 어쩌면 [도박/약물/섹스]를 최대한 눈치채지 못하게 희석하여 만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희석된 결과물은 각각 [승부욕/증폭욕/분출욕]에 대응되겠지요.


기업은 스며들기 좋게 최대한 단순하고 쉽게 만들고, 한번 들어와서 계속 해당 기업 제품만 소비하게 만들며, 다른 기업 제품은 쓰지 못하게 만들려고 무지 노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극적이지 않은 기획을 보고, [섹시하지 않다]라는 말을 쓰기도 하지 않습니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스스로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입장이라면, [승부욕/증폭욕/분출욕] 중 무엇이 얼마나 어떻게 포함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셋 중 하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그 제품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기 상당히 힘들 테니까요.


자극적으로 만들어진 제품과 서비스에 중독되는 고객이 많아질수록 기업 입장에서 이익을 쉽게 추구할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자극적인 마케팅을 모아놓은 상품을 [미끼 상품]이라고 하겠습니까. 미끼라는 단어의 뜻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미끼 상품에 낚이는 입장에서는 목숨을 빼앗긴다는 건데요. 그 단어의 의미를 따져보면 상당히 무섭지 않습니까? 어쩌면 우리는 알면서도 기업의 상술에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모르는 척하면서 속이는 걸 알면서도 속고 있는 겁니다.



미끼 상품이 주는 공포



5.

다양하게 경험해 보되

중독 가능성에 겸손을


특정 대상에 대한 중독이 점점 커지면 팬덤이 되고, 팬덤은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종교성으로 이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애플 제품에 한번 맛 들인 고객은 계속 애플 제품만 구매하는데요. 실제로 제품이 좋아서 사기도 하겠지만, 브랜드에 대한 무한한 신뢰, 애플 제품에 대한 팬덤, 종교적으로 숭배하는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 요소는 절대 무시할 수 없기도 하는데요. 특정 대상에 빠져들고 있을 때쯤, 이미 스며들어 버렸고, 중독이 묻어버린 셈입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것에 쉽게 [중독]당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반대로 어떻게 해야 누군가를 중독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기도 하죠. 사실 적당한 수준으로 주어진 자극을 즐길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 적당한 수준을 지킨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이 절대 중독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마치 나는 절대 사기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반대로 매사에 중독될 것을 걱정하여 어떤 것도 경험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경험이 부족하면 위험한 상황이 찾아왔을 때 대처방안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죠.


종류에 상관없이 최대한 다양하고 많이 경험해보되, 언제라도 특정 경험에 중독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름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스스로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평소에 자신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말려달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두는 것도 필요하겠죠. 어쨌든 스스로 위험에 처했다고 판단되었다면, 즉각 중독된 대상으로부터 분리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려는 겸손이 필요합니다. 도움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게 중독을 극복하는 시작이니까요.




6.

중독에 대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눠 주세요


글을 읽고, 함께 생각해 볼 질문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제가 준비한 질문 중 어떤 질문이든 좋으니 질문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질문 1. 오늘, 나는 무엇을 새롭게 경험하였고, 그 경험에서 어떤 자극을 받았나요?
질문 2. 자극을 마음껏 즐기되, 언제든 이 자극에 중독될 수 있음을 인정하시나요?
질문 3. 승부욕/증폭욕/분출욕 중 어떤 욕구에 자주 중독되는 편인가요?
질문 4. 애당초 중독을 피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질문 5. 스스로 중독에 빠졌음을 인지해서 빠져나온 적이 있었다면, 어떻게 나왔나요?
질문 6. 아직 스스로 중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질문 7. 자신의 주변에 중독에 빠진 것을 모르는 사람을 보면 어떻게 행동하시나요?
질문 8. 중독에 빠진 사람을 도와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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