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월간 클라이밋, 카카오의 발표를 보고.
탄소 배출권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최근 뉴스에 종종 나오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지구온난화 유발 및 이를 가중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배출권을 할당받은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할당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탄소배출권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네이버 단어 사전에 검색해 보면 위와 같이 나옵니다.
그런데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어 하나가 더 붙습니다. '자발적'이지요.
환경분야에 종사하더라도, '자발적 탄소 배출권'에 대해 잘 아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이 듣도 보도 못한 것이, 우리에게 돈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소풍벤처스에서 진행하는 '월간 클라이밋'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6월 행사에서 카카오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발표를 해 매우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사용자(User)의 친환경 활동을 통한 탄소 감축량을 측정해 보상을 제공한다.'는 발표였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가는 게 정상입니다. 천천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배출권 거래제 관련 배경 지식이 조금 필요하겠습니다.(정말 간단히)
기후변화로 인해서 세상은 탄소를 규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탄소가 지구 온도를 높이는 주범이거든요.
따라서, 정부는 이른바 Cap을 씌웠습니다. 기준을 만든 것이지요.
만약 정부에서 탄소를 '100'만 배출하라는 기준을 정해줬습니다.
만약 A기업에서 '105'를 배출했다면 배출권 시장에서 '5'만큼 추가로 구매(Trade)해서 정부에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B기업에서 '90'만큼 배출했다면 배출권 시장에 남은 '10'의 권리를 판매(Trade)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탄소 배출을 많이 줄여, 수익을 얻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는, 정부에서 정해주는 대로 하는 이른바 '규제 배출권 시장'입니다.
또한 이를 '배출권 거래제(Cap and Trade)'라고 합니다.
다만, 정부에서 인정해 주는 것만 하면 놓치는 부분이 많을 겁니다. 하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겁니다. 뭔가 유망해 보이거든요.
그래서 나온 게 '자발적 배출권 시장'입니다.
정부가 아닌 민간 기구(Verra, GS 등)에 의해 탄소 감축량에 대한 측정, 보고, 검증이 이루어지며 누구나 거래가 가능합니다. 기업, 민간 모두가요.
그런데 카카오가 여기에 뛰어든다는 겁니다.
우선 카카오에서 꼽은 부분은 전기 자동차(전기 택시), 가정용 태양광입니다.
가정용 태양광은 없는 분이 많겠지만 전기 자동차는 친숙하지 않으신가요?
현재는 카카오 T 서비스를 사용할 때, 지금은 택시 크기나, 우선 호출 옵션이 있습니다.
여기에 전기 자동차를 호출하는 옵션이 추가되는 겁니다.
물론 전기자동차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습니다.
대신에, 일반 가솔린, LPG를 사용한 택시보다 감축되는 탄소의 양만큼 당신에게 베네핏을 주겠다는 겁니다.
카카오에서 그냥 돈을 주겠다 이건 아닙니다.
우리가 배출권이 인정되는 그 귀찮은 과정을 해결해 주겠다 이거죠. 관련기관에게 인정받고, 발급해 주는 창구가 된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라는 플랫폼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아래와 같은 모양일 겁니다.
개인(User) <-> 카카오 서비스(kakao T) <-> 인정기관
1. 개인이 친환경 활동을 합니다. 카카오가 이를 측정합니다.
2. 감축량을 인정기관의 방법론에 따라 검증받습니다.(카카오 <->인정기관)
3. 감축한 만큼 개인에게 Benefit을 제공합니다.
위 과정에서 개인이 할 수 없는 부분은 카카오에서 일괄적으로 처리해 줍니다.
개인은 그저 친환경 활동을 하고, 베네핏을 수령하면 됩니다.
혹시 이해가 되셨나요?
아마 참여가 많다면 전기자동차 말고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직은 구상단계지만요. 그렇지만 너무나도 멋진 생각입니다.
환경 문제에 개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보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텀블러를 써도, 종이 빨대를 써도 불편함은 크지만, 얼마나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보이지 않거든요.
그런데 만약 이 플랫폼이 생긴다면, 말 그대로 효과가 바로 보이게 되는 효과가 생깁니다.
더불어, 실질적인 베네핏이 제공되면서 말이죠.
그 부분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연사분의 말 중에 기억이 남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기후변화에 물러날 곳이 없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카카오 정도의 대기업에서 이런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 칭찬해야 할 부분입니다.
다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중복성, 신뢰성의 문제, 실제로 방법론 구축이 가능한지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카카오에서 선 보상 지급을 말했기에, 재원 문제도 있겠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아직 확실한 해결책이 있지 않기에 카카오 측에서도 아직 구상단계라고 덧붙였습니다.
카카오는 현재 여러 가지 사건들로 인해 이른바 '비호감 기업'이 되었습니다.
CEO들의 먹튀, 데이터 센터 화재 등으로 대중들에게 마이너스 인식을 갖고 있는 카카오가 과연 친환경 전략으로 다시금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자발적 배출권을 일반 시민도 접근하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평소 생각했습니다.
실무자들은 이미 고민하고, 사업까지 구상하고 있었네요. 저는 아직 멀었음을 또 한 번 느꼈습니다.
아무쪼록 해당 사업이 잘 되었으면 합니다.
긍정적인 임팩트의 선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 기사 : https://www.socialimpact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