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시즌

예상대로 되는 것 하나 없다

by Earnest

나는 두 번의 채용을 겪고 나서야, 사람을 잘 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이해하게 되었다.


첫 번째 채용은 나쁘지 않았다. 적극적인 친구는 아니었지만, 꼼꼼하고 항상 내가 기대한 바 이상을 가지고 오는 친구였다. 물론 서로 가치관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부딪힐 때가 있었지만, 회사에서 갈등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으며, 부딪힌다 해도 그 감정이 오래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친구가 매번 슬그머니 다가와 주었기 때문에. 그리고 항상 "자기가 다시 생각해 보았는데, 팀장님의 말이 맞는 것 같다"라며 숙여주곤 했다. 그게 진심이 아닐지언정, 그는 내가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두 번째 채용은 조금 달랐다. 퇴사한 인원들을 충원하기 위해 한꺼번에 세명이나 뽑은 게 문제였을까. 내 경우, 두 번째 채용으로 3명의 직원을 뽑았는데, 내 선택 1, 내 상사의 선택 1, 그리고 누구의 선택도 아닌 1이 있었다.


내 선택 1은 내 안에 잠재된 '언더독'이 고른 친구이다. 즉, 채용 시 회사가 반기는 것들- 학벌, 집안, 친화력 등-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는 않으나, 뭔가 세상의 풍파를 경험해 본 것도 같고, 책임감 있게 자기의 모든 것을 쏟아 넣을 수 있을 것 같은 지원자가 있었다. 서류를 검토하는 모든 이가 말렸으나 내가 키워보겠다고 골랐다. 실제 면접에서도 긴장한 듯 말을 더듬긴 했지만 두 눈이 반짝거렸다. 합격!


두 번째 지원자는 내 상사의 픽이었는데, 우직하게 본인 일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평생 요령이라는 것은 피우고 살아본 적 없게 생긴 친구였는데, 솔직히 나는 일부 요령도 피우고 빠릿빠릿한 사람이 좋다. 한마디로 알잘딱깔센이 좋은데, 이런 나를 보며 "사람 볼 줄 모른다"라고 핀잔을 주시기에 골랐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른들의 말을 듣는 게 맞다. 어른이니까 당연히 나보다 사람을 더 잘 볼 테고, 나보다 회사 생활을 얼마나 오래 했는데! 그래서 합격.


세 번째 지원자는, 참 안타까운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내가 선택한 지원자가 인성 테스트에서 탈락하게 되면서, 4번째 순위의 지원자가 3등으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회사는 인성 테스트의 경우 일정 점수를 넘지 않으면 인원을 채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하필 내가 뽑은 지원자가 해당 점수를 넘지 못해 채용이 불가하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다음 순위의 지원자를 뽑을 것인지 고려해 보라는 것이다. 당연히 나는 다음 채용 시즌까지 채용을 미루고 싶다고 했다. 당장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4순위 지원자를 뽑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내 상사의 의견은 달랐다. 지금 뽑지 않으면, 급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인사에서 채용 인원을 삭감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사는 다음 순위의 지원자를 뽑을 것인지 '고려'해보라고 했다고 묻자, 인사는 항상 그런다고, 나중에 딴 말하면, 손해 보는 것은 나뿐이라고 했다. 인생 일대의 고민처럼 느껴졌다. 인사의 말을 들을 것이냐 상사의 말을 들을 것이냐..! 그렇지만 답은 정해져 있지 않은가. 내가 어떻게 내 직속 상사의 말을 무시할 수 있단 말이냐. 그렇게 나는 4순위 지원자를 합격시키게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내가 데리고 있을 나의 팀원은, 누가 뭐라 해도 내가 뽑고 싶어서 뽑아야 한다는 것을.

운이 좋아 상사가 추천한 사람이 좋은 직원일 경우라면 너무 좋겠지만, 항상 그렇지 않을 경우도 고려해 봐야 한다. 그럴 경우라면, 한국 노동법상, 우리는 그들을 해고할 수도 없이 평생 (요즘 평생직장 없다지만, 하루에 8시간 얼굴 맞대고 있으면 평생처럼 느껴진다)을 데리고 가야 한다. 만약 이게 나의 선택이었다고 한다면, 내가 지고 갈 책임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책임을 전가하고 싶어 지니까.


그 이후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상사를 원망하며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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