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채용의 딜레마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새로운 사람도 온다.
누군가 사회생활은 버스를 타고 내리는 것과 같다고 했던가. 누군가 버스에서 내리면 누군가는 버스에 오른다. 우리 팀은 두 번의 채용을 통해 총 네 명의 직원을 뽑았고, 모두가 남자 직원이었다.
성별의 문제로 받아들이긴 싫지만, 기존의 팀에서 나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안다. 그것이 여직원들이어서 힘들었다기보다는, 그 사람들의 문제라는 것을. 그렇지만 이 상황에서 신입 여직원을 뽑으면 휩쓸릴게 분명했다.
우리 팀 사람들은 나를 종종 고민에 빠지게 하는 상황들을 제외하고는 매우 매력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이 사람을 매수하고자 하면, 밥, 커피, 선물 공세가 쏟아진다. 선물도 웬만큼 값이 나가는 게 아니면 선물하지도 않는다. 30대의 멋진 언니의 전형을 보여주며 그들을 유혹하고, 공공의 적을 만들어서 그 사람을 소외시킨다. 한때는 나도 그들의 매수 리스트에 속해있었던 사람으로서, 그들의 전략을 잘 알고 있다.
팀에 합류하기 전, 나도 그들에 대해 많은 소문을 들었다- 성적인 소문부터 허세, 거짓말까지 모두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무척이나 T인 사람인지라, 사람들이 뭐라 하든 내가 겪기 전에 100퍼센트 믿지 않았다.
팀 이동 직 후, 그러니까 내가 팀장이 되기 전, 그들은 내게 매우 친절했고 어떻게 그런 소문이 날 수가 있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들도 항간에 떠도는 본인들의 소문을 알고 있었고, 그것에 대한 항변도 말이 되기에, 역시 양쪽의 의견을 다 들어봐야 한다며, 그 소문을 믿지 않은 나를 기특히 여겼다. 회사에 있는 동안, 메신저를 통한 우리의 대화는 끊일 줄 몰랐다. 회사를 마치고도, 우리는 만나서 저녁도 먹고 와인도 마셨다. 주말이면 파인 다이닝, 호텔, 쇼핑 등 정신없이 쏘다녔음에도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모든 것은 베풀기 좋아하는 그들이 대접했다.
그랬던 그들이 내가 팀장이 되자 모두 등을 돌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 신입을 또 빠뜨릴 수 없었다. 그래서 조금 더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줄 수 있는, 아니 지켜주길 바라며 남자 직원들을 채용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부분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따라서,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해 줄 것을 기도하며 남자 직원을 뽑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친구일 때는 업무가 없어 심심하다던 직원들이, 내가 팀장이 되자 일이 너무 많아 새로운 업무를 받을 수 없다고 손바닥 뒤집듯이 이야기하는 그들을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사람의 마음을 달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드는 반면, 회사 일은 우릴 기다려 주지 않으니, 당장 일할 직원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3년이 지난 지금, 과거의 고민을 곱씹으며 또 같은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자문한다.
답은 yes이기도 하고 no이기도 하다.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4명의 남자 직원 모두 기존 직원들에게 휘둘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뛰어난 여성 인재들을 놓쳤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그리고 생각한다.
사람의 인연은 참 재밌다고.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면접 당시 가장 훌륭했던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그 당시 조직의 고민을 피해 간 사람들이라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