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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나 May 07. 2020

죽고 싶다는 말은 그러니까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거야

죽고 싶다는 말은 그러니까,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거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그게 잘 안 돼 힘들다는 거야.
다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변하고 싶은데, 이 구덩이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이 암흑의 방을 박차고 나오고 싶은데,
출구가 보이지 않아서 두렵다는 거야.


그러니까, 죽고 싶다는 말은
살고 싶다는 말이야.
지금과는 다르게.


나,

살고 싶어,

조금은 편하게.
더 괴로워하지 않고, 노래 부르고 싶어.
눈 감고 바람소리 듣고 싶어.
가까운 사람과 마주하며 미소 짓고 싶어.
일상을 일상처럼 지내고 싶어.
창밖의 흔들리는 나뭇잎과 조용히 날으는 새를 보고 싶어.
아이와 눈을 맞추고 영원을 맛보고 싶어.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싶어.
내 속의 더러움을 씻어내고 싶어, 우울함을
햇볕에 바싹 말리고 싶어.


-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힘들었던 때 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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