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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피 Sep 04. 2024

사랑이란 그리움과 같은 말

뮤지컬 - 어쩌면 해피엔딩

3년 만에 어쩌면 해피엔딩 뮤지컬이 돌아왔다.

전미도 배우와 정문성 배우의 슬기로운 산촌생활 1열 라이브로 소문이 자자했던, '사랑이란' 넘버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명넘버이다.

이 영상을 볼 당시에는 아직 해당 뮤지컬을 관극 하기 전이었다.

아직 내용을 완벽하게 알지 못함에도 두 헬퍼봇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했다. (로봇의 감정을 전달받는다라고 하니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을 보기 전까진 '가장 좋았던 뮤지컬이 뭐예요? 인생 뮤지컬이 뭐예요?'라는 물음에 아직 뮤지컬끈이 길지 않아 회전도 돌지 않았던 '컴프롬어웨이'를 말하곤 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그렇게 내 인생 첫 회전극이 되었다.

그렇기에 전페는 아니지만 전캐를 관람할 수 있었다. 물론 젬스는 어쩌다 보니 최호중 배우님만 겹쳤지만, 화분을 포함한 다른 배우분들은 다 만나볼 수 있었다!!

회전 특혜 OST

어쩌면 해피엔딩의 배경은 21세기말 서울, 이 시대에는 가사와 다른 많은 것들을 도와주는 헬퍼봇 즉 휴머노이드가 존재한다. 여러 모델들이 업그레이드를 걸쳐 잇따라 출시되는 가운데, 이제는 구 버전이 된 헬퍼봇들이 주인들에게 버려져 모여사는 한 아파트. 우리의 주인공 올리버는 그 아파트 528호에 살고 있다. 여느 날과 다름없는 맑은 서울에서 시작된 하루,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택배 아저씨가 아닌 다른 시간에 그의 방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를 듣고 그는 긴장한다. 같은 층 다른 호실에 사는 또 다른 헬퍼봇 클레어는 자신의 충전기가 고장 나 530호, 529호를 노크하지만 소득이 없어 528호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헬퍼봇 5인 올리버와 헬퍼봇 6인 클레어의 우연한 만남이 시작되었다. 5와 6의 기묘한 신경전이 오가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내고 둘의 성격(로봇임에도)과 자아가 어떤지 분명한 차이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무대는 신비한 대칭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각기 다른 점을 잘 묘사했다. 무대 바로 위에 위치한 밴드 또한 방에서 LP 턴테이블을 트는 컨셉에 맞춰 연주함이 무대 전체에 울려 퍼지는 노래가 되어 인상 깊었다.


캐스트보드에도 빠지지 않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또 다른 배우 화분은 올리버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올리버와 클레어를 잇는 또 다른 매개체적인 역할을 한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결말은 열린 결말이며 회차마다 살짝 다른데, 이 화분을 바라보는 클레어의 시선과 말투가 그 결말을 상상하여 단정 지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대표적인 넘버 '사랑이란' 가사 중 '사랑이란 그리움과 같은 말'이라는 가사가 있다. '천 개의 파랑'이라는 책 속에서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길 수 있다'라고 말한다. 올리버와 클레어에게 행복한 순간은 그들이 사랑을 깨달아가고 배우는 과정이었고, 사랑의 아픔과 또 다른 면을 느끼게 되며 결국 포기하기까지 이르게 된다. 그들의 그리움을 이길 수 있는 법은 행복한 순간이었지만 이미 그러지 못하는 로봇들은 결국 최후의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천 개의 파랑과 어쩌면 해피엔딩

두 작품 모두 휴머노이드의 이야기이다. 인간 또한 서로가 느끼는 감정의 의미가 다를 텐데, 어떻게 휴머노이드에게 감정을 설명하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그들이 가져오는 감정은 어린아이만큼 순수하고 잘 모르기에 이미 지나간 기억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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