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나를 좀 더 사랑하기로 했다

by 우맘
다들 기억력 좋은가요?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황 기억력이 좋아 다른 사람이 기억하지 못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다들 "기억력 좋다. 그걸 기억한다고?", "신기하다. 그랬어?"라고 말하지만 사실 저는 많은 기억 때문에 최근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나에게는 좋은 기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기억이 좋지 않을 수 있겠구나. 그걸 모르는 나는 그 기억을 언제든 말할 수 있고 나의 말로 인해서 누군가는 불쾌함을 느끼게 되고 그럼 괜히 눈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걸 느낀 다음부터는 조심스러워진 기억들


말하기 전 꼭 두뇌에서 3분 이상 생각하기

말은 생각하고 있을 때와 밖으로 내뱉는 순간 많은 변화가 생긴다. 나만 알고 있을 때와 함께 공유할 때 다르다. 모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좋지 않지만 조심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생활을 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기억력을 감추게 되다는 걸 알아 되었습니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기억을 잘하는 건 나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관계에 있어서는 꼭 내가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건 조금은 뒤에서 바라보는 것이 괜찮다고 말합니다.

나에게는 좋은 추억의 기억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 있고, 난 좋은 마음으로 해맑게 말했지만 상대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모든 걸 생각하는 순간 나의 기억에 대해 미움이 생깁니다. 상황 기억력이 좋으면 무엇하는가? 정작 내가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은 가끔 선명하지 않는 때가 있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딘가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의 기억력. 그게 유난히 난 좋았다.


하지만 이 기억력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감소한다. 어쩌면 기억력이 감소한다기보다는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또 다른 변화가 아닐까? 기억력은 관심도의 변화인 거 같다. 내가 얼마나 관심이 있고, 없고에 따라 기억의 선명도는 다르다. 나의 순간 행복은 관심보다는 행복이 더 컸기 때문에 행복만 기억에 남고 자세한 기억이 남아있지 않을 수도 있다.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듣지, 싫은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거 같아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사실 그런 사람들이 나쁜 건 아니지만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 못하면 주장하는 상황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거와 다르기에 억울한 상황이 발생한다.


가슴 아팠던 사연이 있다. 중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함께 한 친구가 뜬금없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 어떻게 우리 아빠를 그렇게 말할 수 있어?'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나는 이 친구와 아빠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리고 친구의 어머니랑은 잘 알아도 아버지랑은 전혀 몰랐다. 그리고 내가 아버지를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아닌데 무슨 오해로 나에게 뜬금없이 이렇게 화를 내고 바람을 몰아치는 건지. 다른 친한 친구에게 물어봤다. '내가 그날 이런 말을 했어? 내가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데'

다들 무슨 상황인지 당황해했다. 대체 어디서 무슨 말을 들었고 그게 왜 나라고 생각했으며 무슨 기억이며, 너무 억울했다. 그리고 그 친구가 날 그렇게까지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는 게 마음이 무너졌다. 그래 네가 생각하고 싶은 데로 생각해... 4명 함께 한 시간 3명은 같은 기억인데 혼자서 오해를 하고 나에게 상처를 주는 건지. 오해가 상처가 되고 그렇게 그 친구와 몇 번을 말다툼을 하고 나는 지쳤다. 고시 준비하면서 힘든 건 알겠는데 언제까지 다 넘어가야 하는 걸까? 사실 걱정이었다. 멘탈이 약해질까 봐. 하지만 친구의 기억이 나를 지쳐 곁을 떠나게 만들었다. 만약에 그 상황에 내가 잘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면, 내가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 몰랐다면 기억이 나지 않아 사과하고 넘어갔다면, 이 다툼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을까?


상처받으면 마음의 문을 생각보다 쉽게 닫게 된다. 나도 모르게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동굴에 들어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기억을 잘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른다. 과거에는 모든 순간을 싫어해도 잘 기억했던 거 같은데, 지금의 나는 많이 변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행복한 순간을 더 자세히 기억해두고 싶다. 그래서 행복할 때면 일기를 열심히 쓴다. 어릴 때는 힘들고 화가 날 때면 일기장을 열었는데 말이다.

조금씩 살아가는 데 있어서 건강한 성장이 아닐까? 나를 좀 더 사랑하기 위해서 기억에게도 정리가 필요한 거 같다.


- 2023년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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