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너는 참 애썼다
별일 없던 하루였다고 말하기엔,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마음을 건드렸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넘기기엔
하루라는 시간 안에 담긴 무게가 적지 않았다.
출근길에 내린 빗방울이 신발 속으로 스며들 때,
누군가의 무심한 말 한마디가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을 때,
습관처럼 웃으며 괜찮다고 말하는 내가
낯설지는 않지만,
그 모습이 유난히 오늘은 안쓰러웠다.
괜찮은 척한다는 건,
사실 괜찮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내가
어떻게든 흔들리지 않으려는 버릇 같은 것이고,
괜찮다고 말하는 그 순간마다
조금씩 무너지는 마음을
어디에도 보이지 않게,
조용히, 아주 조용히 눌러 담는 일이었다.
그래서 오늘 나는
그 누구보다도 나를 안아주고 싶었다.
이유도 모르면서 무거운 하루를 견디느라 애쓴 나를,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하고 끝까지 서 있으려 했던 나를,
괜찮지 않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그렇게 하루를 넘긴 나를,
그저 다정하게 한 번이라도 안아주고 싶었다.
“그래, 너는 오늘도 잘 버텼구나.”
이 짧은 말이
오늘 하루의 무게를 조금은 덜어내 주기를,
누구보다 지친 너에게
따뜻한 저녁이 되어주기를.
-정담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