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life balance routine)
워라밸 (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바쁜 업무와 개인 시간을 적절히 나누어
정신적, 육체적 번아웃 없이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개념.
루틴 (Routine)= 규칙적 일상, 반복되는 습관
하루나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개인적 행동 패턴.
“워라밸 루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해주는 나만의 규칙적 생활 습관
요즘은 ‘쓸모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은근한 압박처럼 다가온다.
뭘 하든 결과가 있어야 하고
누구보다 잘하거나, 더 벌거나, 빨라야만
존재 이유가 설명되는 세상.
그 속에서 나는 가끔,
‘나는 지금 뭘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선다.
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엔
나는 습관처럼 책상 아래를 뒤적인다.
며칠 전, 인터넷으로 주문한 블럭 상자를 꺼낸다.
포장을 벗기고 작은 조각들을 하나하나 테이블에 펼친다.
그제야 마음도 조용히 펼쳐지기 시작한다.
누군가에겐 그건 그냥 장난감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그게 하나의 의식이다.
무언가에 몰두하고 싶을 때
무력감에 휩쓸릴 때
‘나’를 붙잡는 단 하나의 행위.
키덜트라는 단어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어른이지만 여전히 아이 같은 감성을 품고 있는 사람들.
예전 같았으면 유치하다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안다.
삶이 버거울수록, 우리는 가장 순수했던 시절의 무언가에 기대고 싶어진다.
완성하지 않아도 괜찮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지 않아도 괜찮은 유일한 시간.
그 속에서 나는 매번 정신의 중심을 다시 잡는다.
취미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그것은 지속 가능한 회복의 방식이다.
누군가는 명상으로, 누군가는 산책으로
나는 작은 조각들을 하나씩 맞추며
내 안의 조각난 마음을 천천히 꿰맨다.
감정이 흐트러지고
생각이 무거워질 때
그 작은 몰입은 의외로 큰 평온을 준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필요 없는
고요한 자가치유의 시간.
취미는 ‘쉴 틈’을 만들어준다.
세상과 나 사이의 거리를 조절하며
다시 중심을 잡게 하는 정신적 앵커처럼.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그 시간에 일이나 해.”
“그 정성으로 공부나 하지.”
그런 말들은 대개 무심하게 던져지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는다.
좋아하는 일, 몰입하는 시간, 나를 지켜주는 작은 루틴조차
타인의 기준 앞에선 ‘게으름’이 되고, ‘현실도피’가 된다.
세상은 언제나 일과 성과에만 점수를 매긴다.
하지만 인간은 성과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어느 날은 오히려
‘아무 쓸모없어 보이는 일’이
마음을 붙들고, 하루를 지켜낸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게 뭐 대단하다고, 시간 낭비 아냐?"
하지만 그 조각 하나를 맞추기까지
나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삶의 구석들을
조금씩 정돈하고 있었다.
취미는 대단한 걸 요구하지 않는다.
완성도도, 실력도 필요 없다.
그저 지금의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를 수 있게 해 줄 뿐이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쉴 수 있었고
회복할 수 있었고
비로소 나와 연결될 수 있었다.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는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다.
그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마음은 서서히 부식되기 시작한다.
- 스스로 선택한 활동이라는 자율성
- 반복하며 익숙해지는 작은 진전에서 느끼는 유능감
- 누군가와 공유하거나 연결되는 순간의 관계성
취미는 이 세 가지를 천천히 회복시킨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말했다.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순간, 변화가 시작된다.”
취미는 바로 그 자기 수용의 가장 부드러운 연습이다.
철학자 칸트는 ‘목적 없는 목적성’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 자체로 충만하고 즐거운 시간.
인간은 쓸모가 없더라도
자유롭게 몰입할 수 있는 순간에
가장 인간답다.
삶은 언제나 결과를 강요한다.
하지만 취미는 말한다.
“결과 없이 살아도 괜찮다고.”
요즘도 나는 자주 책상 앞에 앉아
작은 조각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쌓는다.
작품이 완성되는 날보다
완성되지 않은 날들이 더 많지만
그래서 더 좋다.
과정이 위로가 되는 일.
누가 봐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보는 시간.
그게 바로,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일이
가장 인간적인 나를 지켜주는 방식이었다.
내 마음을 치료해 준 건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그 몰입의 시간들이었다.
감정을 꺼내 정리하고
마음을 천천히 꿰매며
세상과 나 사이의 균형을 다시 세우는 조용한 의식.
누군가에게는 그게 글쓰기였고
누군가에게는 조립, 그림, 음악, 혹은 산책이었을지도 모른다.
무너지고 싶던 어느 날
당신을 붙잡아 준 그 사소한 무언가.
“취미는 단순한 소일거리가 아니라, 나를 정돈하는 감정의 리추얼이다.”
“그건 단지 여가활동이 아니라, 삶의 균형을 잡아주는 나만의 숨구멍이었다.”
그게 바로, 당신을 치료해 준 취미입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조용히 지켜주는 취미는 무엇인가요?
© 정담훈 (Jung Dam-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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