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서평

by 정담훈

유시민 작가『청춘의 독서』 서평


글쓴이: 정담훈


"스무 살의 나는, 읽는다는 것이 살아내는 방법이 될 줄 몰랐다."

대학을 갓 들어가던 해, 삶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걸 처음 느꼈다.

세상은 어른이 되라고 말하는데, 아무도 '어떻게'라는 설명서는 주지 않았다.

그때 나는 책을 붙잡었다. 정확히는, '책이라도' 붙잡았다.

누구의 조언도 믿을 수 없을 때, 고전은 이상하게도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는 그런 나날을 떠올리게 만든다.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다.


이 책은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살아낸 청춘’에 대한 회고이자,

그 시간 동안 ‘책을 통해 나를 붙잡은 이야기’다.


고전은 낡은 것이 아니다. 오래된 질문이다.

유시민 작가는 이 책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밀의 『자유론』, 맹자의 사상 같은 고전을 하나씩 꺼내어,

그것이 어떻게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도구’였는지를 말한다.

가난이 정의를 이길 수 없다고 믿었던 시절,

자유는 단지 개인의 방종이 아니라고 깨달은 날,

그리고 사람은 본래 선하다는 믿음을 시험당하던 순간.

그는 단순히 책 내용을 요약하거나, 문장을 인용하지 않는다.

대신 그 책을 읽던 ‘그때의 자신’을 꺼내 놓는다.

그 안에는 감정이 있고, 좌절이 있고, 약간의 허세도 있다.

그래서 진짜다. 그래서 독자는 마음이 뜨거워진다.


청춘은 모른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나는 지금도 모른다.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어떤 삶이 후회 없는 길인지.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확신한 건 하나다.

그 모름을 견디는 힘, 그게 청춘의 본질이라는 것.

유시민 작가는 말한다.

“사람은 책을 통해 생각하고, 생각을 통해 자신을 지킨다”고.

그 말은 곧 ‘책을 읽는 사람은, 흔들리되 무너지지 않는다’는 말로 들렸다.

세상이 정답을 강요할수록, 나는 오히려 질문을 붙잡고 싶었다.

그리고 그 질문의 자리에, 이 책은 함께 머물러 있다.


책은 끝나지만, 읽는 이는 계속된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읽었다’고 말하지 못했다.

아직도 내 안의 많은 문장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너는 어떻게 살래?’, ‘무엇을 선택할래?’라는 질문은,

아마도 내 청춘이 다 끝난 후에도 여전히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

『청춘의 독서』는 그런 의미에서 ‘청춘을 위한 책’이 아니라

‘청춘이 지나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책’이다.

그 시절 읽은 문장이, 훗날 내 선택을 지탱해줄 수도 있다는 걸

나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은 답이 아니었다. 다만,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곁을 지켜주는 문장이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012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