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백합처럼

by 정담훈


사랑은, 백합처럼

바람보다 먼저 피어
당신의 창가에 머물던 백합,
나는 그게 사랑인 줄 몰랐습니다.

햇살은 나를 외면해도
당신의 눈빛 하나면
내 전부가 살아났습니다.

당신의 발자국마다
향기가 피고, 눈물이 맺혔습니다.
나는 이름 없이 피어난 꽃이 되었고
당신은 끝내, 향만 남기고 갔죠.

그리움은 시간보다 느리게 시들고
사랑은 한 계절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없다는 사실보다
아직도 피고 있다는 사실이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시들 수 없다는 건
잊을 수 없다는 말과 같아서,
나는 오늘도
당신의 계절을 다시 피워냅니다.


✒️ Written by 정담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