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은 조금 다르다.
누굴 만나야 할 이유도 없고,
억지로 웃어야 할 자리도 없다.
늦게 일어나면, 방 안엔 어제의 공기가 남아 있다.
희미한 햇살이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고,
식탁 위엔 어젯밤 덜 마신 커피잔이 말없이 놓여 있다.
이런 고요한 순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나는 꽤 오랫동안,
고장 난 채 살아오고 있었다는 걸.
사람들 앞에선 괜찮은 척 잘도 했다.
“요즘 어때요?”라는 인사에
“그럭저럭요.” 하고 웃었지만,
속으로는 계속 생각했다.
‘이게 정말 괜찮은 거 맞나?’
일요일엔 그 연기를 잠깐 쉬기로 했다.
남의 기대도, 내 역할도,
모두 잠시 내려놓고
그저 ‘나’를 바라보는 시간.
무언가를 고친다는 건
망가졌다는 걸 인정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나는 지금, 아주 조금씩 나를 고치는 중이다.
많이 부서진 건 아니다.
그저 군데군데 금이 간 마음을
조심스레 들여다보는 중일뿐이다.
스스로를 어루만지는 일,
서툴지만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일요일 아침엔,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당신도 그렇다면,
오늘은 그런 하루이길 바란다.
✒️ Written by 정담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