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독초, 허브
친구의 집 천장에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있었다.
전혀 몰랐다는데 자꾸 소리가 나고 냄새도 나서 봤더니 언젠가부터 살고 있었단다.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의 친구는 환풍구를 뜯고 신문지 트랩을 만들어 생포 작전을 시작했다.
저렇게 신문지 트랩을 만들어두면 신문지를 밟고 떨어지게 된다.
두 마리다 다치지 않고 무사히 구출해서 어미 고양이가 자주 다니는 곳에 나두려고 했는데 새끼 고양이들의 도주로 불가능해졌다.
어미 고양이는 친구가 한 번씩 먹이를 준 적이 있다고는 하는데 새끼 고양이들이 아직도 천장에 있는 줄 아는지 친구 집 앞에서 한 번씩 울고 있다고 한다.
나나 친구나 동물은 키우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동물의 냄새도 냄새지만 병원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큰 각오가 아니고서는 길 고양이에게 괜히 어설픈 정을 주는 것이 고양이에게 더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애완동물에 대한 갈등이 많이 생기고 있다.
애완동물은 귀엽고 사랑을 주는 만큼 받기도 한다고 하지만 항상 애완동물이 귀여울 수는 없다.
자기 자식도 미운 순간이 생긴다고 하는데 자식 같은 애완동물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것을 이겨내고 정말 가족으로서 끝까지 살아갈 멋진 주인들도 많지만
귀여운 면을 생각하고 키우려다가 현실의 한계로 인해서 남몰래 유기해버리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렇게 생기는 유기견과 늘어나는 고양이들은 길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유기 동물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먹이를 주고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려고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자금과 인력으로 항상 힘들어 보인다.
특히 길고양이 문제로 싸운다는 기사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참 어려운 문제다.
만약 내가 원룸에 살고 있는데 내 집 앞에서 고양이가 늘 울고 싸우고 내가 내어놓는 쓰레기를 할퀴어 버린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집 앞에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이 먹이를 둬서 주위의 길고양이가 늘 내가 사는 곳 주위를 어슬렁거린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에게 닥친일이 아닌데도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길고양이가 고달픈 삶은 살고 집 고양이보다도 훨씬 짧은 수명인 것도 알지만 나에게 당장 피해가 온다면
마냥 웃으면서 봐주기는 어렵지 않을까?
내가 어렸을 적 주택에 살 때도 화장실이 밖에 있어서 늘 화장실을 갈 때마다 고양이가 담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어서 무서운 기억이 남아있다. 맨날 자려고 할 때마다 애기 울음소리를 내면서 울기 때문에 더 싫기도 했었다.
결국은 고양이를 보호하려는 사람들과 고양이가 자신의 집 주위에 사는 것을 반기지 않는 사람들의 갈등이
항상 일어나는 것이다. 캣맘분들도 나와 같은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고양이들이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 않아도 간접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며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어렸을 때 그랬지 지금은 고양이나 개가 조금은 좋아졌다.
아무래도 유튜브와 친구 덕일지도 모르겠다.
hahaha님의 유튜브와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는 친구가 고양이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나를 치유해줬다.
유튜브를 통해서 고양이의 귀여움을 학습했고 친구 집에서 직접 보고 쓰다듬어도 보면서 '이래서 키우는구나'라고 느꼈다. 물론 처음에 친구 고양이를 봤을 때는 놀래서 피하기 바빴지만..
길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갈등을 해결하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사람들이 고양이와 공존할 수밖에 없다면 고양이에 대해서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왜 고양이들이 밤에 날카롭게 울면서 서로 싸우는지, 왜 쓰레기를 뜯는지를 알고
그 원인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그리고 캣맘과 동네 주민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려고 하면서 진솔하게 대화를 한다면 언젠가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나 스스로를 돌보기도 바빠서 애완동물이 아닌 애완식물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천장 고양이 구출을 한 친구는 식물에도 조예가 있었는데 특히 독초를 기른 적도 있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엔 그냥 잎이 큰 식물이지만 친구에게 들어보니 몬스테라라고 불리는 천남성과 독초라고 한다.
몬스테라도 그렇고 천남성과도 그렇고 살면서 처음 들어봤다.
무려 사약을 만들 때 들어가는 아는 사람만 아는 명성 있는 독초다.
천남성과는 그냥 큰 식물군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추위에는 약하지만 생명력도 왕성해서 10월에 얼어 죽을 뻔한 식물을 친구가 잎은 다 잘라내고 뿌리 한 마디만 심었는데 저렇게 커질 때까지 자랐다고 한다.
또 몬스테라가 신기한 점이 있다.
잎은 독촌데 오이와 비슷하게 생긴 열매는 바나나와 파인애플의 중간맛이 난다고 한다.
학명도 Monstera deliciosa. 친구 말로는 저 델리오사가 딜리셔스 어원이라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지만 재밌게 들었다.
이 식물은 석류다. 음료수로 밖에 안 먹은 석류를 직접 키운다면 무슨 느낌일까?
마침 친구와 애완식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내가 10년 이상 키운 선인장과 허브의 문제점을 물어봤다.
... 왜 다들 옆으로 자라고 밑으로 자라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처음에는 곧게 잘 자랐는데 몇 년 전부터
고개를 숙이더니 영영 들지 않을 것 같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햇빛 조절을 잘못했단다.
화분도 45도씩 회전시키면서 키워야 하는데 나는 늘 땅이 마른 것만 확인하고 물을 주기만 했지 화분은 신경 써주지 못했다.
결국 애완동물이든 식물이든 정성이 중요하다.
동물의 귀여움이나 식물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정성스러운 돌봄이 필요하고
내가 그 돌봄을 실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 이상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믿고 끝까지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야 진정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리저리 고민해봤지만 나는 아직도 애완용 무언가를 기를 생각이 없다.
앞으로도 없을 가능성이 높겠지? 일단은 허브 하고 선인장부터 곧게 키우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