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동사로 살어리랏다
Feb 06. 2023
당대의 어떠한 가치도 긍정할 수 없었다
『칼의 노래』를 노래하다 _ 000
"나는 정의로운 자들의 세상과 작별하였다. 나는 내 당대의 어떠한 가치도 긍정할 수 없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는 이순신의 이야기다. 동시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당대의 어떤 가치도 긍정할 수 없었던, 그래서 ‘정의로운 자들의 세상’과 결별을 택한 사내들의 이야기다.
따라서 ‘정의로운 자들의 세상’이 구현하는 문법과는 결이 다르다. 결이 다른 이쪽과 저쪽이 소통할 수 있을까? 아니 필요하기나 할까?
"그대들과 나누어 가질 희망이나 믿음이 나에게는 없다. 그러므로 그대들과 나는 영원한 남으로서 서로 복되다."
작가는 불가(不可)하며, 그것이 외려 서로 복되다면서도 기어이기어이 저쪽에서 이쪽을 향해 노래 불렀다.
그들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나에게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