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안국에서 미음을 만났다.
미음은 몇 년 전 제주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처음 만났는데 여차저차해서 아직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다만 서로의 생활반경이 달라(미음은 분당-강남권 생활자) 자주 만나기는 힘들고 가끔 내가 강남으로 갈 때 만나거나 어제처럼 미음이 강북쪽으로 조금 더 와서 만나기도 하였다.
함께 점심을 먹고 - 나는 아침을 안 먹고 나갔기 때문에 배가 너무 고파서 진짜 밥을 마시듯이 먹었다 -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갔다. 나는 원래 커피를 좋아하고, 미음은 근래에 커피 관련 회사에 다녔기 때문에 우리는 커피 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헤어지고 나서 미음이 한 말 중 몇 가지가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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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 : 이상하게 언니랑은 한적한 교외에서 만나고 싶어요. 우리 다음엔 어디로 나갈까요?
나 : 아 우리가 제주에서 처음 만나서 그런가.
미음 : 응, 그런 것 같아요. 이상하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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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 : 언니 우리 빨리 또 만나요.
나 : 그래요, 나도 미음씨 만나는 거 좋아.
미음 : 언니랑 얘기하면 되게 편하게 이것저것 말하게 돼요. 이상하지. 언니한테 뭐가 있나봐.
나 : 아니 무슨 그런 멋진 칭찬을 다 해줘요. 너무 고맙네!
미음 : 진짜예요.
나는 쑥스러움이 많아서 이렇게 마음에 있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편인데 미음이 헤어질 때 해준 말이 오늘까지 계속 귓가게 맴돈다. 저 말이 내 기분과 자존감을 막 도닥여주는 느낌이 든다. 나도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제의 배울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