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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룸메와 나

양말 논쟁

by 윤준가



속옷과 양말은 당연히 매일 갈아입는 의류이다.

위 사실에 불만이 없다. 그런데 양말을 신고 30분 정도 동네 마트를 다녀온 뒤라면

그 양말은 빨아야 할까, 조금 더 신은 다음에 빨아도 될까?

10분 정도 쓰레기만 버리러 다녀왔다면?

벌써 몇 년동안 우리 집에서는 이 문제로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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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 : (구석에 포개져 있는 양말을 집어들며) 이리 와 봐. 이거 몇 퍼센트야?

나 : 그거? ... 한 ... 5퍼센트?

룸메 : 그래? 그럼 알았어. (다시 내려 놓는다)

나 : 잠깐 요 앞에 편의점만 다녀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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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 : (다른 날. 또 양말을 집어들며) 이거 몇 퍼센트야?

나 : 그거는 ... 50퍼센트?

룸메 : 당장 버려!!! 당장!!!!!

앞으로 50퍼센트는 무조건 빨래통이야. 알았어?

50퍼센트는 100이나 진배없다고!



초기에는 50퍼센트도 그날 안에 다시 신는다면 봐주는 룰이 있었는데 요즘은 룸메가 좀 더 빡빡해졌다.

그래서 최근에 소심한 반항을 해봤는데.



룸메 : 이거 봐. 나는 잠깐 나갔다 와도 바로 빨래로 보낸다고.

나 : 나, 나도...! 지하철 타고 나갔다 오면 바로 보낸다고! 요 앞에 잠깐 나갔다 온 것만 저기에 두는 거야.

룸메 : 그래? 그럼 이건 어때? 딸기역 마트에 잠깐 다녀왔어. 어떡할 거야?

(딸기역은 동네의 번화가로, 버스를 타고 2-3 정거장 거리.)

나 : 그건 좀....

룸메 : 이거 봐! 고민하잖아! 지하철은 안 되고 버스는 돼? 대체 너의 기준이 뭐야?

나 : 지하철은 한번 타면 멀리 가잖아!



룸메의 한숨으로 이 대화는 끝이 났다.

그래도 이런 논쟁을 통해 나는 조금 더 빨리 양말을 빨래통으로 보내게 되었다.


당신은 당신만의 양말 기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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