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룸메와 나

군대

by 윤준가



징집영장이 나왔다.

이제부터는 여자도 군대에 가게 되었다며, 이메일로 안내장이 도착했다.

'곧 영장이 도착할 예정'이라는 국방부의 메일이었다.

그러니까 어젯밤 꿈에.


넓은 운동장에 수많은 여자들이 줄 지어 서 있었다.

그 중에 우리 줄을 콕 집어서 엎드려뻗쳐를 시키더니 조금 이따가는 일으켜 세워서

'이제 들어가 절차를 밟으라'고 했다.

접수대 같은 곳에서 역시 여성 군인들이 한 명씩 인적사항을 묻고 도장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그 도장이 좀 이상한 게 마치 예전 정육점에 걸린 고기들처럼 피부에 찍는 방식이었다.

내가 손목에 도장을 받으려고 하니 스텝이 "아, 이거 씻을 때 지워지면 안 되는데."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상의를 들추어 옆구리에 도장을 받았다.


깨어나 꿈 얘기를 룸메에게 했다.



나: 나 군대 가는 꿈 꿨어. 이제부터는 여자도 군대 가야 된다고 그러면서 오라고 했어.

룸메 : 뭐? 야 너는 군대 못 가. 나이 많아서.

나 : 그래도 가던데?

룸메 : "군대 안 갑니다!" 했어야지!

나 : 그냥 갔지 뭐야.

룸메 : 으이그 그렇게 물러서 어떡하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그것만은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