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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룸메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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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가 Mar 05. 2020

도토리처럼 알찬 하루


지나치게 알찬 하루를 보냈다. 우선 늦잠을 잤는데 그러면서도 잠깐씩 깨어 업무를 처리했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1시쯤에야 일어났는데 정말정말 몸이 너무 무거웠다. 물 먹은 솜 같은 느낌.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그랬다. 비 맞은 곰인형 같았다.  


점심을 먹고 룸메와 신촌에 나갔다. 병원에 가기 위해서였는데, 그냥 오기는 좀 아쉬워 근처의 카페 써밋에 갔다. 아주 맛있는 라떼를 마시고 빅토리아케이크도 먹었다.  오랜만에 데이트하는 느낌이었다. 카페는 나름대로 맛집이어선지 손님이 많았다. 빛이 좋고 골목을 조용하고 카페의 음악 소리는 커서 조금 들쭉날쭉 이상한, 그래도 나른한 시간을 보냈다.   


오는 길에는 마트의 할인매대에서 우리가 대학교 다닐 때 즈음 성황했던 브랜드의 옷을 보았다. 한국에서 철수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덤핑으로 팔리고 있었다. 룸메의 후드티를 하나 골라서 샀다. 덕분에 그 시절 브랜드 이야기를 나누며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오는 길에는 마트에 들러 장을 봤는데 4만 원어치를 샀고 그중 2만 원은 예전에 받은 상품권을 썼다. 상품권 생각하고 좀 더 많이 산 경향이 있지만 어차피 다 우리가 먹을 거니까 뭐. 


집에 와서는 원두를 내려서 각자의 작업실로 갔다. 7시쯤. 나는 일을 좀 하고 <굿플레이스>(넷플릭스 시리즈) 마지막 편을 봤다. 

룸메는 늦게 들어왔다. 아까 장 봐온 반찬들로 간단히 신속히 밥을 차려 먹고는 룸메의 서류 작업을 도와주었다.그리고 역시 아까 산 믹스넛을 먹으며 <마녀배달부 키키>를 보았다. 


이렇게 다양한 생산성 높은 하루라니? 너무 열심히 산 것 같다. 그 와중에 벽에 어깨 기대고 틈새 운동까지 해버렸다. 내일은 오늘치까지 합해서 대충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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