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 그림일기
그림일기_
2020년8월26일날씨맑음_28x36cm_painting on paper_2020
대화와 함께, 책과 함께, 생각나눔과 함께, 차 한잔과 함께, 바느질과 함께.
마음도 날씨도 맑음.
혼자 어슬렁 어슬렁 강화 시내를 걷다가 괜시리 마음이 울쩍해져 강화여고 앞에 털썩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고독과 고립 사이 어딘가를 헤매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때 받은 반가운 메세지 한 통.
"서점 같이 가실 분...."
강화 이야기투어라는 글씨를 종이 위에 세겨넣고 있는데 벌어진 마법같은 시간.
그렇게 그 날의 이야기 투어는 시작된 것 같다.
입구에 들어선 순간부터, 편안함이 감돌던 책방 시점.
그 안에서 함께한 분들과 나눈 대화의 시간은 너무나도 보석같고 소중했다.
골라놓은 책들을 보면 현재 그 사람의 상황과 기분을 알 수 있다는 '제제님의 한마디에 공감하였다.
나는 그 때 허수경님의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라는 시집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시 한구절을 들고 있던 스케치북에 기록하였다.
나비그늘라디오
바람은 꽃술을 안고
아둔하게 허공에서 자부라지는데
저 꽃술에 묻어온 빛의 손을 기억이
주먹으로 만들며 어둠 속으로 활보하는 라디오.
그리고 그 날 아침, 읽은 시 한 구절도...
8월의 오후는 습하고 무더웠지만 그 곳에서의 나는... 위로의 담요를 선물 받았다.
한결 부드러워진 마음으로 향한 카페 다루지.
그 곳에서 자주빛이 아름다운 비트차를 마시며 한 땀 한 땀 물병 주머니를 만들었다.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시간과 그 날의 햇살은...
천천히 돌아가는 보석빛 영롱한 미러볼의 따사로움같았다고 적어본다.
표현도 서툴고 모난 구석이 많은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그 들에게 감사하다.
마음도, 날씨도 맑음. 2020년8월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