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몇 번을 보았을까? 셀 수없이 네가 나오는 만화를 아이들과 보며 여긴 포르토가 배경이라는 둥, 아이들에게 꼭 키키 너같은 여자친구를 만나라는 둥, 빵집아줌마는 독일의 A를 닮았다고 수없는 이야기를 했어.
무엇보다 네가 날 수 없었을때 그 절망감은 지금도 나에게 닿아있어. 수많은 노력에도 넌 날 수 없었지. 그림 그리는 언니집에서 쉬면서 모든 생각을 지워버리기까지. 그러고보면 그 언니는 진짜 신의 한 수네. 그 언니 덕분에 회복되었으니까. 다시 날 수 없다면 마녀가 아니니까.
키키야. 나도 날아보려 해. 무슨 소리냐고? 마녀가 아니면서말야. 실은 이건 내 꿈이 아니라, 남편의 꿈이었어. 난 오랜시간동안 그를 구박했단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소릴 하니까 그럴수밖에. 그가 말하는 '자유'가 난 은유적인 것이라 생각했어. 날고 싶다는 소망이지, 진짜 날겠다는 행동인지는 정말 예상 못했지.
난 올해 돈을 벌려고 많은 일을 시작했는데, 시간도 건강도 평온한 마음도 글에 필요한 감성도 친구도 많이 잃어버린 것 같아. 물론 감사와 큰 깨달음은 있지. 다신 시간을 돈과 바꾸지 않겠다는 것 말이야.
그리고 그제서야 남편이 말하던 그 헛되보이던 꿈을 보게 됐어. 날 수 있던거야. 우리는.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먹으면 가능한 일이었어. 이제 날겠다는 우리의 바람을 더 늦기 전에 시작해려고 해. 키키 네가 사는 곳처럼 바다가 보이는 마을이어도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