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성대 수술에 대해
"아빠, 개 키우고 싶어. 난 시바견이 좋을 것 같아."
"응, 마당 있는 집 가면 키우자."
벌써 5년 동안 수없이 반복된 두 아들과의 대화다.
어렸을 적 우리 집에는 고양이, 닭, 소와 함께 누렁이 여러 마리가 있었다. 누렁이가 새끼라도 날라치면 어찌나 귀엽던지 한참을 바라보고 장난질을 했다. (사실 요즘 사람들은 시골 누렁이를 '똥개'라고 비하하지만, 아니 이름도 어렵고 고급스러운? 고기 먹는 개들보다 이 누렁이가 더 천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오늘도 아이들을 데리고 부천역에 간다. 날도 덥고 코로나에 갈 곳도 없다. 예전 포장마차와 자동차 회차로였던 부천역 북부광장은 이제 아이들 킥보드를 타기에 적당한 곳이 되었다. 신난 아이들 옆에서 무료하게 앉아있다가 애완견 주인들이 줄을 매어 데려 온 아이? 들에 대해 서로 무어라 이야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혼자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은 언제쯤 마당 있는 집에서 개를 키울 수 있을까...'
한데, 섬 뜻 이상한 광경을 본다. 분명 개가 짖고 있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마치 영화 음소거를 한 듯.
애완? 견은 허공에 소리 없이 짖어대고 주인들은 자신들이 데리고 온 아이? 들에 대해 무어라 계속 소리 높여 이야기한다. 아! 이 도심의 자연스러운? 광경이라니!
독일에 살면서 난 개를 키우지 않았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개들을 보았다. 그 개들은 독일 주인들처럼 예의를 잘 지키지만 분명 소리 내어 짖었다. 공원에서 주인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지만 (분명 짖을 수 있음에도) 지나가는 타인에게는 험상궂게 짖는 것을 본 적은 없다.
"무엇이 다른 거지?"
독일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것은 아이를 입양하는 것처럼 까다롭다. 우선 개를 키우기 위해서 주인은 '견주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스위스에서는 시험 전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네 과목에 모두 합격해야 개를 키울 수 있다. 또한 동물의 학대 방지, 권리보장, 유기견 보호, 개 짖음으로 인한 민원보상 등을 위해 연평균 26만 원 정도의 '반려견 세금'을 내야 한다. 혹 애완견이 다른 사람을 물거나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음으로 의무적으로 '반려견 책임보험'에 들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은 독일 뿐 아니라 스위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 서유럽 대부분 국가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세금의 경우는 중국까지) 애완견 보급이 생활화된 대부분 선진국에 도입되어있다.
"돈 없으면 애완견도 키우지 말라는 말인가?"
돈 없으면이 아니라 "반려"견이라는 의미에 맞는 준비가 분명 필요해 보인다.
어쩌면 아무런 준비가 없어도 어미와 갓 떨어진 어린 강아지를 펫 샵에서 쉽게 아파트로 데리고 올 수 있는 것은, "무절개 기법 성대 수술!"이라는 광고가 성행하는 것은 동물을 (또는 무엇인가에 게 향하고 싶은 사랑의 감정을) 상품화하는 거대한 사업의 단면은 아닌가.
독일 교회에서 갓 친하던 동생은 내게 말했다.
"아이들에게 꼭 강아지를 키우게 해 주세요. 외동인 저는 강아지 때문에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어요."
얼마나 많은 아이들과 청년, 어른, 노인들이 애완견을 통해 위안과 기쁨과 사랑을 느끼고 있는가. 집 문을 열고 들어서면 (멀리 떠나 전화도 없는, 있다 해도 대면 대면한 아들, 딸보다도) 어김없이 반기는 이 아이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모든 만남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어린 왕자처럼 서투른 행동으로 '하나뿐인 사랑하는 장미'를 시들게 할 수는 없다. 난 우리 아이들과 함께할 개를 위해 이 원칙을 계속 고수할 예정이다.
"마당 있는 집에 가면 꼭 개를 키울게."
아파트 공화국인 한국에서 마당 있는 집에서 애완견을 키운다는 것은 어쩌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무작정 교외나 시골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어디에서 개(혹은 애완견, 혹은 반려견)를 키우든 주인의 마음 한 켠에는 그들을 위한 "마당 한 평"은 마련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