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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작가 Sep 29. 2020

달리는 물살

사람들은 쉬지 않고 달린다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이 달린다

달리는 관성으로 더욱 달린다


하나, 둘 쓰러지는 사람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을 지나친다

달려야한다는 이유로 지나친다


쓰러진 자들은 버려진채 생각한다

달리는 이유에 대해, 달리는 방향에 대해


그들처럼 나도 달리기를 멈추려 했으나

달려가는 물살을 빠져 나가기가 어렵다


나는 빠져 나가기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기를 선택한다


어지럽게 달리는 물살 속에서 달리는 물결들을 지켜본다

달리는 자의 시선에서 나는 뒤로 사라지는 하나의 점.

그들은 나를 지나쳐가며 위안을 얻을까


나는 주저앉아 바람에 기대어 눈을 감는다

사람들이 달리며 일으키는 것과는 결이 다른 바람,

그런 바람을 느껴보려고 애써본다


그것은 아마도,

위로부터 오는 바람일 것이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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