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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작가 Sep 30. 2020

슬픔의 자리

미처 보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다

아직 슬픔은 내 안에 남아있고, 살아있는 한

여전히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이런 사실들은 여러번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데

모든 상실은 여전히 처음 겪는 것처럼 힘이 들고 아프기 때문이다


나는 슬픔은 어디로부터 오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고

빈자리가 생기면 슬픔이 찾아오는 거라고 생각했다


떠나가면 빈 자리가 생기고 빈 자리가 생기면

나를 채우고 있던 일부를 잃어버렸다는 상실,

이젠 결코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는 무상함에

그 텅 빈 곳을 채우러 슬픔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종류의 슬픔은 채워주기 위함이다

너무 아프지 않게 빈 자리를 일시적으로 메꿔주면서 

단단한 무언가로 채울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게 아닐까


슬픔으로 채워진 이 부분이 떠난 이를 담았던 그 자리였음을

채워야 할 곳이 바로 여기라는 신호를 보내며 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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