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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옹 Sep 29. 2022

시어머니 탐구생활 - 대화편

말의 숨은 의도 파악하기

때는 오후 5시 40분. 어머니의 전화다.


시: 정은아 일 마쳤니?

나: 곧 끝나가요 몸은 좀 괜찮아요?

시: 응 좀 좋아졌는데 좀 어지러워(며칠 전 식도에 균이 생겼다고 해서 독한 약을 드심) 이제 마치고 들어가는 길이야

나: 에구 그래도 다행이긴 한데 어지러워서 어째

시: 응 괜찮아. 우리 뭐 맛있는 거 먹을까? 너 뭐 먹고 싶니? 회도 괜찮고 해물탕도 괜찮고 너 먹고 싶은 거 먹자

(의미: 나는 회도 좋고 해물탕도 좋고 그런 게 먹고 싶네)

나: 아버님은 어디 가셨어요?

시: 몰라 뭐 모임 간대. 막내도 여자 친구랑 먹으라 그러고 우리끼리 맛있는 거 먹자 너 나 아프다고 챙기고 하느라 힘들어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의미: 나 목 아프다고 팥칼국수 사온 너한테 고맙기도 하고 마침 아버님도 나간다고 하니 밖에 나가서 맛있는 거 먹자)

나: 일 년에 한 번 챙긴 거 갖고 뭘 ㅋㅋ 난 뭐 다 괜찮아요. 어머니 먹고 싶은 걸로 먹을래요.

시: 너 좋아하는 거로 회 먹을까?

(의미: 회가 엄청 당긴다야)

나: 회? 어머니 회 드셔도 돼요? (어머님이 지난해 갑상선 암 수술하셔서 회는 안 좋다고 알고 있어 여쭤봄)

시: 괜찮아아~~

(의미: 아니야 나 오늘 진짜 진심으로!! 회가 먹고 싶어)

나: 우리 신랑도 요새 회 좋아하더라. 그럼 탐라바당 갈까요?

시: 그렇지 ㅋㅋ그럼 있다가 내가 예약할게

(의미: 역시 내 의도를 아는구나 ㅋㅋㅋ)

나: 그래요 신랑이랑 애기랑 같이 갈게요


그렇게 우리는 싱싱한 회와 해산물을 배불리 먹었다. 음식을 맛있게 드신 어머니가 말했다.

시: 아 행복하다. 나는 이렇게 맛있게 먹으면 행복해


오늘 숨은 의도 찾기는 성공이구나 ~


“어머니 덕분에 저도 맛나게 잘 먹었어요.

다음엔 그냥 회가 먹고 싶다고 하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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