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형이 되는거야? 오빠가 되는거야?
이제 뱃속 아가의 성별이 분명해졌다.
나는 이제 아들 둘의 엄마가 된다.
나 또한 혼란스러웠다.
내가 바라던 혹은 내가 그려왔던 미래가 아니기에 감당할 수 있는건지 그려지지 않았다.
나도 내 뜻대로 무언가 안될 때 혼란스러운데,
여동생을 원하던 아이가, 그려왔던 미래가 통째로 달라진 상황이 어쩌면 아이에겐 매우 혼란 그 자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성별에 대해 확답을 듣지 않았던 유치원에 등원하자
제일 먼저 물어본 말이었다.
“(배를 가리키며) 성별 나왔어요?“
나는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입모양으로 ‘아들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들도 놀란 눈치였다.
당연히 ‘딸’을 예상했고, 우리 아이는 ‘오빠’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그동안 유치원에서도 드레스를 입고 노는 남자아이였고,
여자 동생들에게, 여자 친구들에게 친절한 아이였으며,
놀이하는 형태도 사부작사부작 그림을 그리고 역할놀이를 즐기던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외모를 꾸밈에 있어서도 반짝이는 머리띠를 하고 등하원을 해 왔기에 누구나 그렇게 예상했으리라.
아이에게
“시우야! 이제 형이 되는구나! 축하해!”라고 선생님들이 말하자
우리 아이는
“힝, 나는 머리 긴 동생이 좋은데…”라고 말하며 교실로 향했다.
나는 머리 긴 남동생(?)이 우리 첫째와 캐미가 잘 맞기를 마음 속으로 바라보았다.
분명 자라나는 과정에 부딪히는 일도 허다하고 내가 화가나는 일도 많겠지만,
첫째에게도 그동안 혼자여서 편안하고 신경쓰지 않아도 될 일들이 이젠 더 많아지면서 갈등이 많아질테니…
평화를 바라보지만, 한편 다양하고도 버라이어티한 상황과 갈등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해 본다.
그럼에도 우리 가족이 함께 살아가면서
함께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실천해나가도록 노력해보자고 다짐해본다.
우리의 이야기가 또 다른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로 모여질테니까
기쁨과 행복으로 채워가려고 노력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