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아이가 둘이면 안돼!
아이에게 남동생의 존재는 큰 충격이었던 것 같다.
동생의 성별을 알고 난 직후 일주일은
눈깜박임이 유독 심했다.
그동안 없던 행동, 증상이라 아이의 심리를 살피고, 눈의 건강 또한 살폈다.
"난 동생이 없었으면 좋겠어."
그 동안은 동생을 기대하고,
동생이 태어나면 돌봐줄 계획을 세우며
나름대로 형님으로써의 역할을 다지고 있었다면
반전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는 동생의 존재를 부정하기 시작했다.
슬슬 나는 걱정되기 시작했다.
동생맞이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첫째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살피면 좋을까 고민이 되었다.
잠들기 전, 함께 책을 보고 잠을 청하는데 갑자기 아이가 말했다.
"엄마, 보송이는 할머니 집에서 살라고 하자. 우리집에 아이가 둘 있는건 안돼!"
순간, 아이가 동생이 생기는 것에 대해
마음이 많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왜? 보송이도 엄마랑 같이 있고 싶을텐데... 시우 마음이 불편해?"
"난 엄마랑 할머니랑만 살거야. 보송이는 아빠랑 할아버지랑 같이 살라고 해."
아이의 말 한마디에서 자기 자신의 위치, 공간이 빼앗길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오는것처럼 느껴졌다.
"시우야, 보송이가 태어나도 엄마는 시우를 사랑해. 시우는 엄마의 첫번째 보물이야."
그러고는 꼬옥 안아주었다.
아직 동생이 태어나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의 상상 속에서 걱정이 점점 쌓여가는 것 같았다.
아이도 직감적으로 알 것이다.
동생이 태어나는 순간, 지금까지 누리던 것들을 모두 누리는 것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을.
뿐만 아니라 불편한 일들도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여동생이면 무한히 받아들일 것 같았던 아이의 마음이
기대와 다르게 남동생이라는 것이 인생 최대의 위기인것 같다.
막상 아기가 태어나 눈 앞에 보이면
또 마음이 달라지리라고 믿어본다.
그럼에도 첫째 아이가 동생으로 인해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하지 않게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런 생각과 기분이 드는 것만큼 최악의 상황은 없을테니 말이다.
나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첫째 아이도 나의 노력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자.
'보송아! 형도 너를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을거야.
우리 함께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