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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을터뷰 Jun 10. 2020

책과 전시로 보는 다양한 시선

리:플랫

리:플랫에서 열린 이옥토 작가 전시 ⓒ 타별사진관


리:플랫 (케이스스터디)

서울시 중구 을지로 121 3층




리:플랫이 어떤 공간인지 소개해 주세요.


전시 공간과 사무실이 함께 있는데, 전시 공간의 이름이 리:플랫이고 회사 이름은 케이스스터디예요. 주로 출판과 전시 기획을 하는데, 전시는 가급적이면 처음 개인전을 하거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아니면 활발히 활동하더라도 전시할 일이 많지 않았던 분들의 작품을 전시해요. 오래전부터 디자인, 사진, 일러스트, 페인팅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을 운영하고 싶었어요. 평소에는 주로 사무실로 쓰여요. 전시는 기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저희끼리 하다 보니 많이 하기는 어렵고, 1년에 두세 번은 하자, 서너 번은 하자고 얘기해요.


리:플랫의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요?


플랫이 조그만 자투리땅이라는 뜻이 있어요. 도록이 아닌 리플릿을 만드는 가벼운 전시라는 뜻도 담았고, 작은 공간이라는 뜻, 평면의 뜻도 담겨 있어요. 앞에 ‘리’는 뭔가 다시 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기도 했고요.


어떻게 을지로에 오시게 됐어요?


을지로에 오고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딱히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다 을지로에서 작업실을 내 보자는 제의를 받았는데 잘 실현되지 못했고, 이후 일종의 후원을 받게 되면서 공간을 다시 찾아봤어요. 마침 이 공간이 비어 있어서 보게 되었고, 당시 여기는 정말 난리였어요. 그래도 공간이 넓고, 중간에 칸막이가 되어 있어서 좋았어요. 그냥 벽이 아니고 창처럼 뚫려 있어서 이걸 어떻게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전에 오래 비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운이 좋았죠.


을지로에 예술가의 유입과 더불어 예술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요. 오기 전에 을지로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알고 있었고, 을지로는 일 때문에 종종 오기도 했어요. 을지로 위치가 좋아요. 아무래도 인쇄소가 가깝고, 전시 관련 재료를 사기도 좋아서 필요한 걸 가까운 곳에서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광화문에 미팅을 하러 자주 가는데, 여기도 가깝고. 또 이곳에 오고 나서 힙한 가게들이 많이 생겨서 본의 아니게 먼저 깃발을 잘 꽂았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웃음) 이렇게 오밀조밀 오래된 작은 건물이 있고, 재미있는 곳이 많은 동네가 드무니까요.


교통이 편리해서 을지로에 왔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을지로에 오기 전에는 다른 곳에 사무실이 있었나요?


원래 안국역에 사무실이 있었어요. 케이스스터디를 만든 건 을지로에 사무실을 마련한 시기와 거의 같아요. 전에는 13년 정도 독립 큐레이터로 이것저것 활동을 많이 했어요. 케이스스터디를 시작한 건 2018년이니까 이제 3년 차 됐고요.


케이스스터디에 대해 더 얘기해 주세요.


저희는 출판을 주로 하고 있어요. 시리즈로 나오는 『슈퍼마켓』이라는 책도 있고, 이건 아우디폭스바겐에서 사회공헌 전시했던 도록이고요. 전시 관련 책도 있고요. 디자인은 직접 하지는 않고, 그때그때 외주 맡겨요.


케이스스터디에서 제작한 출판물


색감도 그렇고 책이 정말 예뻐요. 『슈퍼마켓』은 하나의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더 특별하고 흥미로운 여행책인 것 같아요.


이건 매거진 형태의 책인데, 제가 다른 나라에서 슈퍼마켓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유명하지 않은 도시에 가서 그곳의 현지인들이 무엇을 먹고 쓰는지 시장과 슈퍼마켓에서 가서 취재했어요. 현지인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추천받아서 새로운 장소를 가고요. 가정집에서 음식을 먹은 적도 있어요. 슈퍼마켓을 비교해 보고, 어떤 제품이 있는지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추천하기도 하고, 하나의 주제이지만 다양하게 담으려고 했어요. 이건 대만의 타이중이고, 2호는 하와이편이에요.


큐레이터로 일하셔서 그런지 예술 관련된 책이 많네요.


아무래도 큐레이터로 오래 일하다 보니 그래요.


이 잡지도 내용이 알차고, 디자인도 정말 예뻐요.


이건 핑거프린트라는 잡지예요. 같이 일하는 유진 씨랑 만들었고, 이 책을 만들다가 케이스스터디를 하게 됐거든요. 유진 씨는 CA라는 디자인 잡지를 만들었는데, 핑거프린트는 4호까지 나오고 후원이 끊겨서 그만두었어요. 그리고 케이스스터디를 시작했어요.


케이스스터디는 세 분이 일하시는 건가요? 각각 어떤 일을 맡고 계신가요?


유진 씨랑 케이스스터디를 시작했고, 얼마 전 세 명이 되었어요. 다 같이 일하는 편인데, 저는 전시 쪽을 오래 했으니까 전시 쪽은 제가 더 많이 맡아서 하고, 유진 씨는 책을 더 많이 만들었으니까 유진 씨가 하고, 새로 오신 분은 이제 한 달이 좀 넘어서 기대가 커요.


이 공간은 전시가 있을 때만 열려 있나요? 


아무래도 책을 만들고, 다른 외부 전시도 있다 보니 전시를 자주 하지는 못해요. 사무실 공간이 함께 있다 보니 계속 열어 놓으면 일하기도 어렵고요. 인스타그램 통해서 전시 일정을 공유하고 있으니 전시할 때 찾아와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을지로에서 자주 가는 문화예술 공간이나 음식점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노말에이

책방이 바로 옆에 있어요. 저희 책이 입고되어 있기도 하고, 도움을 많이 받아요. 


진고개

충무로 가는 길에 진고개라는 오래된 밥집이 있어요. 최소 3-40년은 됐을 거예요. 옛날 식당 보면 다 팔잖아요. 회도 팔고 고기도 팔고. 진짜 맛있어요. 몸보신할 때 가끔 가는데, 갈비찜 정식이나 게장 정식, 만둣국을 주로 먹어요. 충무로 옛날 이름이 진고개거든요. 진창길이라고 해서 진고개라고 불렸대요. 저는 거기 가면 갈비찜 정식을 꼭 먹어요. 세 명이 가면 곱창전골 2인분이랑 갈비찜 정식을 먹고, 네 명이 가면 거기에 게장 하나 추가해요.


세운상가 전망대

자주 가는 곳은 아니지만 세운상가 꼭대기에 전망대가 있어요. 거기 가면 종묘가 내려다 보이거든요. 봄에도 가을에도 풍경이 예쁘고 겨울에는 조금 추워요.






인터뷰이  박경린 디렉터

취재  백유경 길수아

글 & 편집  길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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