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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Dec 23. 2021

파리의 막쉐 드 노엘

올해 가장 추운 날 파리 산책

어제는 햇볕이 쨍쨍 비쳤다.

근데 아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늘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하필 오늘이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

낮 기온 영하 1도.

영하 10도인 한국에 비하면 추운 날씬 아니지만 나는 오랜만에 피부가 아릴 만큼 매서운 바람을 맞았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기 전에 갤러리 라파예트 대형 트리를 보기 위해 오페라로 향했다.

늘 그렇듯 사람들은 많았다.

각 층마다 서서 대형 트리를 관람했다.

직원들은 트리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때문에 매장 앞이 어수선하자 짜증을 부렸다.

 

사마리탄 백화점처럼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손님보다 백화점 데코레이션 구경 온 손님들이 더 많았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사람들은 서로 부대끼고 있었다.

옥상에 올라가니 정면엔 오페라 하우스와 튈르리 공원, 몽파르나스 타워가, 오른쪽엔 에펠탑이, 뒷면엔 몽마르트르 언덕이 보였다.

백화점을 나가기 위해 0층 명품 매장 앞을 지나갔다. 원래 대기줄이 길게 이어져 있어야 하는데 5차 유행 때문인지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서 인지 대기줄이 짧았다.


백화점의 많은 사람들에 비해  구매 고객은 많지 않은 듯 보였다. 요즘은 가방 검사도 하지 않아 들어갈 때 편하다.


백화점을 빠져나와 오페라 하우스를 지나 방돔 광장으로 향했다.

코코 샤넬이 도빌의 모자 가게 성공 후, 파리에 첫번째 매장을 오픈했다. 깜봉거리에 위치해 있다.
방돔 광장은 주얼리 시장이 발달한 지역이다. 반 클레프 앤 아펠 학교와 첫번째 매장도 방돔광장에 있다.
오늘 "에밀리 파리에 가다 2"가 넷플렉스에서 시작했다.1편에서 이곳을 배경으로 파티가 열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요즘 건물을 이렇게 데코하는게 유행인가보다. 샤넬도 디올도 건물 전체를 이용해 장식해놨다.
11월부터? 진행된 '피악 현대미술전' 작품 전시가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드래곤같지 않다고 했지만 작품명은 분명 드래곤이다.

드디어 아이들의 목적지 튈르리 공원에 도착했다.

크리스마스 장이 섰는데 애들 목적은 놀이 기구였다.

딸아이는 지난여름 이모와 탔던 놀이기구를 다시 타겠다고 같은 기구를 찾아다녔다.

결론은 "그때와 지금은 같지 않다."이다.


리 막쉐는 스트라스부르그 노엘 막쉐처럼 아기자기한 장식품이 파는 것도 아니고 라데팡스 노엘 막쉐처럼 먹거리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러나 쇼와 핫클레뜨를 판매한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겨울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다.

군밤이요 군밤
추울때 퐁듀만큼 자주 먹는 핫클레뜨
따뜻한 와인 뱅쇼
각종 놀이

이웃 나라들은 이동 금지됐는데 프랑스는 여전히 자유롭다.

마스크 안 쓴 사람도 많고 백신 안 맞은 사람들도 많다.


뉴스에 막쉐 드 노엘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어느 마을의 시장은 노엘 시장을 열기 위해 60 000 유로(한화 8억) 예산이 투입되지만 실제 회수 금액은 20 000유로(한화 2억)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통적인 행사라 안 할 수도 없고 계속 손해 보는 장사를 할 수도 없고 코로나로 시민들은 경제적으로 위축되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명품 판매율은 계속 올라 백화점의 데코레이션은 여전히 화려한데 서민들의 시장은 점점 초라해진다.

코로나로 인해 빈부격차가 더 심해진다는 말이 몸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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