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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Jan 10. 2022

알렉산더 에크만 '놀이'

파리 오페라 가르니에  발레 공연

알렉산더 에크만 '놀이' (Alexander Ekman-Play)


스웨덴 안무가가 만들고 40명의 오페라 가르니에 무용수들이 함께하는 공연이  2021년 10월 오페라 가르니에에서 있었다. 이 작품은 2017년에 처음 소개되고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다. 


 https://www.dailymotion.com/video/x86pf0u 


알렉산더 에크만(Alexander Ekman)이 안무를 담당하고 그의 단짝 작곡가 미가엘 칼송(Mikael Karlsson)이 음악을 담당했다.  

1984년생인 에크만은 유럽에서 가장 ‘핫’한 안무가로 2017년에 파리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는 경력 15년 동안 이미 45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놀이’는 총 2막 14장으로 총 106분으로로 되어 있다.

10여 명으로 구성된 앙상블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색소폰 등)과 재즈 리스트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  



1막 / 어린이 

하얗고 드넓은 공간에서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하게 해맑게 즐겁게 친구의 동작을 따라 한다. 

작은 움직임 하나에 까르르르 구르며 즐거워한다. 

신체로 말, 기린을 표현하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다.     

무대 배경이 흑 백으로 번갈아 가며 진행된다.


어두운  공간에서  하나의 마이크로 완성하는 소리.

3명이 (한 명은 마이크 담당, 한 명은 무대 담당, 한 명은 무용 담당)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부지런히 움직인다. 일과 규칙이라는 것을 배우고 누군가와 협업하며 성인이 되어 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 같다.



태초의 인간의 모습. 자연과 어울리는 인간. 지구, 우주 등을 표현했다.  

남자 무용수의 살색 속옷으로 누드로 착각했다.  

전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누드 무용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인간이 가진 몸 선뿐만 아니라 근육까지도 시각적 예술이 된다.

배경음악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도 과거의 우리가 덜 스트레스를 받고 살던, 정이 많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꽃사슴 떼가 자연 속에서 뛰어 논다. 신체로 저렇게 아름답게 표현이 되다니...

대형 풍선을 관객석으로 보내 오페라 하우스 오스만 공간을 활용한다.

리본 놀이,  방석 놀이. 눈썰매, 공 던지기. 트램펄린, 비눗방울 놀이, 덤블링, 공 놀이가 등장한다.


공중에 매달려 있던 거대한 큐빅은 무대에 착륙한다. 

넓은 공간에 대형 소품들의 미쟝센이 공연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관객들은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6만 개의 초록색 공이 비처럼 하늘에서 떨어진다. 

무용수들이 공을 맞으며 뛰어다니고 공 속에서 슬라이딩을 한다. 

아이들이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신나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단원들이 공 속에 파묻혀 움직이는 소리가 마치  바닷속을 헤엄치는 듯하며 파도 소리처럼 크게  느껴진다. 


단원들은 놀다 피곤해 지쳐 잠이 든다. 노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

치우는 사람(엄마 역)은 화가 나서 계속 소리를 지른다. 



2막 / 성인 

화면에 인간의 얼굴이 비친다.

놀이란 결국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기본적인 욕망 행복에 해당하는 것 아닐까


플레이 = 놀이 = 움직임 = 삶


반복되는 인간의 삶, 단체 속 사람들. 혼자인 사람들.  각자 자기가 사는 세상 속에서 플레이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서로 잘 지내냐고 묻는다. 물음에 늘 같은 대답으로 답한다. "응. 잘 지내"   


흑 백의 변화와 음악 템포의 변화, 아이에서 어른으로의 변화.

어둠 속에  노동자들, 정해진 틀 안에서 규칙을 따르며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재즈 가수가 직접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 

팍팍한 삶에 음악은 가장 좋은 친구다. 


아이들은 어느덧  흰머리가 난 어른들로 변해있고 건강 이상이 생긴다.

태어날 때 맨몸으로 세상에 나왔던 것 처럼 죽음을 맞이할 때도 모든 것을 벗고 떠난다. 

안경까지도 말이다.      


발레와 연극이 뒤섞인 독특하고 신선한 공연이었다.  

무대 연출을 보기 위해 가볍게 봤다가 무겁고 진한 여운이 남았다.

마지막 피날레를 보고 잠시 무거웠던 마음이 사라졌다.


단원과 관객이 함께 대형 공을 주고 받으며 어린아이처럼 놀이를 하며 공연은 끝났다.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페이스북 로그인하면 France TV  Culture box 페이지를 통해 2017년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watch?v=278750649944927 


오페라 가르니에는 샤갈의 천장화가 있는 곳이다. 

베르사유에 갈 시간이 없다면 파리 9구에 위치한 오페라 가르니에를 추천한다.

충분히 화려하기 때문이다.



참고 기사들

https://www.dansesaveclaplume.com/en-scene/514734-play-alexander-ekman-samuse-et-amuse-le-palais-garnier/

https://www.divergence-images.com/laurent-philippe/reportages/play-de-alexander-ekman-LPH2609/



위 글은 '움직임으로 소통과 공감을 만드는 무용웹진 탄츠위드'에 소개되었습니다.

http://tanzwith.com/2022/03/09/6%eb%a7%8c-%ea%b0%9c%ec%9d%98-%ec%b4%88%eb%a1%9d%ec%83%89-%ea%b3%b5%ec%9d%b4-%eb%b9%84%ec%b2%98%eb%9f%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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