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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Jan 14. 2022

하루 확진자 36만 8천 명 프랑스 상황

1월 말 확진자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

크리스마스 방학과 연말을 지내고 난 후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20만 명을 넘어선 것도 뉴스에 나올만한 일인데 30만 명을 4번이나 넘고 어제 하루 확진자가 36만 명 8천 명이라고 한다.


지난주부터 정말 끔찍했다.

딸아이 초등학교에서 반에서 두 명씩 확진자가 나왔고 반 학생들은 접촉자로 분류되어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학교는 총 6개의 반이 폐쇄됐다. 폐쇄 조건은 확진자 3명이 이상이다.


월요일부터 학교에서 계속 메일이 왔다.

12세 이하의 아이들은 코로나 확정 판정을 받으면 5일 동안 격리하고 5일째 되는 날 다시 검사를 해서 결과가 음성이고 증상이 없을 경우 학교를 갈 수 있다.


접촉자의 경우는 총 3번의 검사를 해야 한다.

첫째 날, PCR 검사 혹은 엉티제니끄 테스트를 통해 음성인지 양성인지 확인한다.

음성일 경우 학교에 확인서를 가져가면 등교할 수 있다.


첫 번째 검사 후 이틀 후(J+2) 집에서 오토 테스트를 한다. 그리고 또 이틀 후(J+4)에 두 번째 오토 테스트를 한 것을 확인서에 기록해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지난주 수요일 딸아이를 데리고 동네 검사장으로 갔다.

너무 많이 몰리는 검사 대기자들을 응대하지 못하고 난리 법석이었다.

작년 초에는 넓은 공간에서 의자에 앉아 기다렸고 검사원들도 많아 순서가 금방 다가왔다.

이번에 시청에서 만들어 놓은 검사장은 검사원 한 명만이 검사를 하고 있었다.

"이래서 2시간을 기다린 거구나" 1도의 추운 날 2시간을 서서 기다리니 발이 꽁꽁 얼 정도였다.


순서가 다가오고 있었다.

검사실 창문에 아주 작은 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9-14시까지는 PCR

14-18시까지 Antigenique 검사

뭐가 다른 거지?


안내원은 인터넷 어느 사이트에 들어가서 내 정보를 입력하고 QR코드를 받아 문 앞에서 보여주라고 말했다.

그리고 검사를 할 때 용기에 부착할 바코드가 찍힌 스티커를 나눠주었다.

검사소에 입장할 때 의료보험 카드, 인터넷으로 정보를 기입 후 메일로 받은 QR코드, 검사 통에 붙일 바코드 스티커까지 3가지를 보여주었다. 검사원은 이 세 가지를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어떤 사람들은 카드로 검사비를 결제했다. 백신 미접종자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결국 검사 결과지가 나오길 기다리며 지난주는 학교를 가지 못했다.

수요일 검사 때 결과지가 다음날 나올 거라고 했다. 목요일에 나오지 않아 금요일까지 기다렸다.

금요일 오전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아 구글에 전화번호를 검색했다.

나오질 않는다.  토요일 오전에 검사소에 찾아갈 셈이었다.

금요일 밤 8시에 검사 결과가 메일로 도착했다.

바로 아이 담임인 교장에게 메일을 써서 결과를 보고했다.


정확한 만큼 결과가 오래 걸리고 결과가 오래 걸린다는 것은 음성일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부터 먼저 연락하고 의료보험 공단에 자료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3일은 너무 심했다.

만약 내가 비행기를 타야하는 상황이었다면 나는 탑승하지 못했을 거다.

 

나는 현재 노동부와 교육부 산하 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화요일에 공부하러 학원에 갔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 2명이 확진되어 수업이 취소되었다.

모든 반 학생들은 검사를 받고 결과지를 가져오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에서 봤던 라보라뜨와 실험실 앞에 새로 생긴 컨테이너 검사소가 생각이 났다.

딸 검사 때는 2시간을 기다렸는데 컨테이너 검사소에는 딱 2명밖에 없었다. 이유를 바로 알았다.

독토 립 이라는 병원 예약 앱으로 이미 약속을 잡은 사람들만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나는 머리로 계산을 했다. 딸아이처럼 PCR 검사를 하면 며칠 결과지를 기다려야 하니까 엉티제니끄 검사를 받고 15분 만에 결과를 알아야겠다고 말이다.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갑자기 생긴 작은 천막이 보였다.

약속을 잡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15분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나는 바로 줄을 섰다. 앞에 안내원이 천막에 붙은 바코드를 스캔해서 내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바로 앞에 있는 병원에 내 보험 카드를 주면 번호 대기표를 줄 거라고 했다.


내 의료 보험 카드를 주고 번호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메일 확인하라고 말이다.

학원에서 보낸 메일은 '조사를 해보니 딱히 검사를 안 받아도 될 것 같다. 내일 전원 학원으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무슨 기준인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검사를 취소해 달라고 말하려고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다.


안내원의 말이 내 의료보험 카드가 업데이트가 안 되었다고 약국 가서 업데이트를 해야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 병원에서 잘 썼는데 오늘 다행히 업데이트가 안돼서 쉽게 취소를 했다.


그리고 나는 내 의료보험 카드 '깍뜨 비탈'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약국으로 갔다.

약국에서 엉띠제니끄 검사를 받기 위해 학부모와 아이들이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 10분을 기다렸을까 줄을 줄어들지 않고 사람들은 더 많아졌다.

~~쪽에 천막이 있다고 거긴 사람 없다고 알려주고 싶을 정도였다.


기다리다 지쳐 나는 약국 안으로 들어가 "나 카드 업데이트만 하면 되는데 밖에서 기다려야 해?" 물었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해줬다.

이 절차는 의료비 환급을 위해 몇 년에 한 번씩 하는 의례적인 절차이다. 그냥 약국 가서 내 카드를 업데이트하는 기계에 넣고 '삐' 소리가 나면 빼면 된다.

한국인으로서는 복잡하고 쓸데없는 짓이지만 프랑스에선 이런 이해 안 가는 절차들이 참 많다.

포기하고 받아들이면 맘이 편하다.


오후 5시경 다시 학원에서 전화가 왔다. 내 옆, 그 옆자리 친구가 모두 확정이 됐다고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

전화를 끓고 바로 낮에 갔던 천막으로 달려갔다. 역시나 사람이 없었다. 바로 바코드를 스캔해서 인터넷에 내 정보를 기입하고 절차를 밟았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나는 어제 왜 2시간을 벌벌 떨며 기다렸던가.


검사를 받으며 물었다.

"내가 언제쯤 결과를 알 수 있어?"

"구두상으로 알 수 있는 건 5분만 기다리면 되고 공식 결과지는 오늘 밤 자정쯤에 메일로 받을 수 있어"

나는 결과가 궁금해서 기다렸다.

결과는 음성이었다.

바로 학원에 전화를 걸어 내 상황을 말해주었다.

다음날 학원에 갔다. 20명 중 11명만 출석했다.


뉴스를 보니 한 주 동안에 2만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난리법석이다.

주말에 학교에서 계속해서 메일이 다.

이번 주 월요일에 애들 학교 급식이 취소됐다고 한다.

확진자와 접촉자가 나와서 급식을 운영할 인력이 없다고 말이다.

화요일도 급식이 취소되었다.


1월 13일 목요일에는 대규모 교사 시위가 예정되어 있었다.

뉴스를 보니 11개의 교사 연맹, 75 %의 교사들과 절반의 학교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중학생인 아들 학교에서는 교사와 관리 인력 부족으로 아이들의 점심을 위해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공지가 왔다. 아이반 단체 채팅방에는 '엄마 아빠들이 차라리 학교에 가지 말라고 한다'는 글들이 올라온다고 아들이 말했다.

'학교 안 와도 된데? 그럼 가지마!"

아이는 음악 선생님만 시위하러 가고 나머지 선생님들은 다 있다고 한다.


2017년부터 교사 시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10년 전보다 교사 퇴직률이 3배 이상 증가했다.

부족한 교사들의 대체 인력과 예산 등 학교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

사실 정교사 외에 장애인 보조 교사와, 방과 후 지도사들의 시위도 지속적으로 있다.  


코로나로 인해 쉬지도 못하고 책임감이 컸을 교사들의 고충이 이해가 되기 때문에 그들의 시위도 충분히 이해된다.

FCPE 학부모 연합도 시위에 동참했다. 코로나로 인해 병가를 쓰는 교사 대체 인력 문제라 든 지 아이들의 신변 보호라든지, 교사들이 만족해야 학교를 떠나지 않고 아이들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정부에서는 학교에 지원해주겠다는 약속만 할 뿐 변화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교사들은 교육부 장관의 사임을 지지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대규모 시위가 곧 다가올 대선과도 관련이 있으며 코로나를 이유로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학생 아들의 목요일 수업은 아침 8시부터 18시까지다. 이번 시위로 아침 10~12시, 오후 3시 반~ 14시 반 만 수업을 했다. 전 날까지도 수업을 한다던 교사들이 사라진 것이다. 반 아이들의 절반은 학교에 출석하지 않았다.


뉴스에서는 예상 통계와는 달리 실제 시위에 참여한 교사는 38.5%에 그쳤다고 한다.

금요일 학교 급식에 대해서는 메일 받은게 없다.

그럼 급식이 있다는 소리겠지?



이번에는 나의 한 주 동안의 이야기다.

나는 월요일에 학원에 갔다.

며칠 전에 3번째 백신까지 접종했다고 본인은 코로나 안 걸릴 거라고 말씀하셨던 선생님이 확진됐다.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학원에 붙잡혀 선생님이 수시로 보내오는 메일을 확인하며 과제를 풀었다.


학원 사무실에서 나를 불렀다. 내 옆의 두 친구가 확진이니 다시 한번 테스트를 해보라고 한다.

거울을 보고 내 손으로 직접 내 코에 면봉을 넣었다.

검사원이 해주면 '엉띠제니끄'이고 내 손으로 하면 '오토 테스트'다.

 

그리고 다른 확진자 바로 옆에 앉아 있던 친구도 사무실로 불려 왔다.

본인은 지난주에만 4번 검사를 했다며 음성이라고 확신했는데... 양성이 나왔다.

가방을 들고 유유히 떠났다.

'자가 격리?' 글쎄...

'자유 시간'이 될 것이다.


오후에 문화센터에서 문자가 도착했다.

딸아이가 참여한 토요일 무용 시간에 확진자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그 아이가 "자기 확진됐다고 가까이 오지 말라"고 이미 아이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확진이 된 걸 알면서도 그 부모는 아이를 학원에 보낸 거다.

마스크도 끼지 않는 무용 수업에 말이다.

너무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어차피 아이들은 코로나에 걸려도 별 이상이 없다'고 믿다.

문화센터에서는 다음 수업에 올 때 검사 결과지를 가지고 오라고 한다.


친구의 아들은 몇 주 동안 지속적으로 오토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이 맞다. 이런 식이면 계속 자가 테스트를 할 수밖에..


나는 화요일에 학원에 갔다.

2명이 추가 확되어 학원에 오지 않았고 전날 확진자들과 같이 밥 먹고 담배 피운 학생들은 검사를 받기 위해 학원을 떠났다.


한 친구는 누군가로부터 문자를 받고 학원 앞 약국에 가서 바로 테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확정됐다며 가방을 들고 떠났다.

교실은 점점 비어갔다. 선생님이 확진된 관계로 목요일 수업도 없다.

앞으로 확진자는 더 많이 나올 예정이다.



내가 일주일 동안 경험해 본 결과 3가지의 검사방법은 아래와 같은 차이가 있다.


현지의 분위기는..

정말 난리법석이고 통계상 1월 말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36만 8천 명은 아직 최고 수치가 아니라는 소리다.

1월 초부터 30만 명을 초과한 횟수는 5번이 넘는다.


회사는 주 3일 재택근무를 의무화했지만 여전히 길거리와 지하철에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길거리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현재 보건장관도 코로나에 확진됐다.

얼마 전엔 국무총리도 백신을 맞지 않은 딸에게서 코로나를 얻었다며 5세~11세 아이들의 백신 접종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물론 마크롱 여사도 두 번이나 확진됐다.


1월 말에는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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