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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Mar 17. 2022

알자스 여행 - 스트라스부르

 트램 타고 독일 가기  

2022년 2월 2주 동안의 겨울방학.


이번 여행은 기차와 렌터카를 이용해 알자스 지방을 여행하기로 했다.


각자 책가방 하나씩 등에 고 파리 동역에 도착했다.

남부에서 스트라스부르를 갈 땐 6시간이 걸렸고 심지어 리옹에서 한번 갈아타기까지 했다.

파리에서는 1시간 50분이면 바로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한다.

전에는 선택이 없어 비싼 떼제베 TGV 만 탔는데 요즘엔 위고 Ouigo라는 저렴한 기차가 나와서 참 좋다.


기차표 검사를 하고 기차에 탑승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즈음에 백신 패스를 검사했다.

원래 탑승 전에 확인해야 하는 거 아닌가?

때마침 "마스를 쓰지 않으면 벌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방송 흘러나왔다. 

백신 패스 없이 탑승했다면 벌금을 때렸을 것이다.


현재 프랑스는 3월 14일부터 병원과 대중교통을 제외하고 마스를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마스미착용으로 인해 조만간 다시 확진자가 폭발할 것이라고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파리 동역 출발

14년 만에 방문한 스트라스부르

통유리로 된 기차역은 여전히 멋있었다.

이번에 남편 덕에 알게 된 사실은 기차역을 현대적으로 지은 것이 아니라 오래된 기차역 건물에 통 유리를 덮어 씌웠다는 점이다. 유리를 통과하면 과거의 낡고 오래된 건물로 들어가게 된다.

Strasbourg 스트라스부르 기차역. 유리 안으로 오래된 건물이 비친다.
호텔에서 바라본 기차역 풍경

기차역 바로 앞에 호텔을 잡았다.

트램이 지상과 기차역 지하로 통과한다.

호텔과 관광객으로 도시가 시끄럽다.


호텔에 짐을 넣고 늘 그렇듯 여행 관광 안내소를 찾았다. 성당 옆에 위치해 있어 시내 중심으로 이동했다.

다리를 건너면 아래 사진 속 도시 맵에 보이는 섬 "그랑드 일 (Grande-Ile)"로 들어가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 한 때는 독일의 땅이기도 했던 이곳은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다.


프랑스 국가인 '라 막셰이예즈'가 처음 이곳에서 불렸다고 한다. 

유럽 의회와 유럽 인권 재판소가 위치해 있어 유럽의 수도라고도 불린다.

독일과 프랑스 공동협력 방송, 예술 채널 아르떼 Arte 방송국이 있다.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신시가지엔 백화점, 영화관, 수많은 부띠끄들이 있었다. 이래서 프랑스에 건축 유학생들이 많은가 보다.

2008년도에 한글학교 교사 세미나로 이곳에 방문한 적이 있다.

방문 시기가 11월이었기에 프랑스에서 가장 크다는 노엘 막쉐를 봤었다.

그리고 엄청 추워서 "독일 옆이라 춥구나" 덜덜 떨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따뜻한 남부에서 북부로 올라와서 더 춥게 느꼈을 것이다.


남부와 북부의 느낌이 너무 달라서 다른 나라 같다고  꼈었다.

그땐 너무 특이하고 예쁘다 생각했는데 여러 지역을 여행한 지금에 와서 보니 동쪽 알자스 지역의 목조 건축물이 서쪽 브르타뉴 반느 Vannne에서 본 건축물이 흡사하다.

오직 알자스 지방의 고유한 목조 건축물인 줄 알았건만.. 그건 아닌가 보다.

트램에 프랑스 혁명의 3대 이념 "자유(Liberté), 평등(Egalité), 박애(Fraternité)"가 씌여있다. 걷다보니 구시가지로 들어왔다
초콜릿도 유명하지만 이곳의 호두도 유명하다고 한다. 성당 옆 관광 안내소를 찾았다

스트라스부르의 노트르담 성당은 1880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7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어졌다. 얼마나 화려한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사진으로 아름다움을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운 마음뿐이다.

1988년부터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성당 안에는 1838년에 완성되었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천문시계도 있다. 시계 바로 옆 바닥에는 사람들이 돈을 던져놓았다. 딸아이는 천문시계보다 바닥에 떨어진 동전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때도 웅장했고 지금도 웅장하다
천문학 시계. 관광객들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바닥에 던진 돈
기념 주화 자판기

파리 화폐 박물관에서 동전을 직접 만들어 본 경험이 있어서 인지 기념주화 자판기만 보면 화폐 박물관이 떠오른다.

이번 여행에선 2개를 샀다.

기념 주화가 집 안 어디에 있든 간에 누군가 발견하면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비가 세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바또라마' 매표소에서 바로 티켓을 끊고 기다림 없이 승선했다.


주파수 안내 방송이 나왔다.

남편은 나에게 물었다.

"설마 한국어로 듣고 있는 건 아니지?"

"맞는데. 난 한국말이 더 편한데"

한국어는 11번이다.

파리엔 바또무슈, 이곳엔 바또라마
쁘띠뜨 프랑스 구역
가죽을 빨아 널어놓기 위한 독특한 지붕
유럽 의회
 아르떼 방송국


춥고 비 오고 배 안은 너무 따뜻하고..

돈 주고 티켓 샀는데 아드님은 푹 주무시고 일어났다.

호텔에 가자는 아들에게 독일에 갔다 와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 안내소의 설명에 의하면 독일에 가려면 무조건 FFPT2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한다.


독일행 D 트램을 타기 전 약국에 들려 10유로를 내고 마스크를 샀다.

트램 티켓은 '가족 종일권'으로 구입했다. 자판기로 뽑은 티켓을 탑승 전 승강장에 있는 기계에 넣었다.

"드르륵" 아마도 날짜와 시간이 찍혔으리라

독일 켈 방향의 트램에 탑승했다.

방법은 두 가지.

다리 전에 내려서 걸어서 독일 가기

혹은 트램 타고 가기.


피곤한 우리는 안 걷기로 결정했다.

다리를 건너자 독일이 나왔다.

아무도 여권 검사나 검문하는 이가 없었다.


트램에서 내리자 눈썰미 좋은 딸아이가 말한다.

"엄마 다른 사람들은 일반 마스크 꼈어."

"그러게 우리 10유로 주고 왜 샀지? 마스크 박스 때문에 엄마 가방이 꽉 찼어"

티켓과 마스크 값을 투자해 켈의 대형 슈퍼에 왔다.

여행 전 정보를 찾아도 딱히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물가가 싼 독일에서 장 봐 온다고 했다.


슈퍼는 딱히 특별한 게 없었다.

가격은 확실히 저렴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독일 다녀온 거야"


트램을 타고 호텔로 갔다.

레스토랑이 여는 저녁시간까지 독일제 과자 먹으며 식을 취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공부했던 언니에게서 얻은 확실한 정보로 이곳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에 갔다.


1746년 생긴 '오 브하쐬'

수제 맥주집이다. 내가 14년 프랑스에 살면서 한국 호프집 같은 곳은 처음 와봤다.

알자스 대표 음식 "슈크르트"는 꼭 먹어야 한다.

누구는 "맛없다" 말하지만 나는 절인 배추가 개운하니 맛있다. 특별한 것 없는 독일식 소시지를 보며 십여 차례 독일령과 프랑스령을 오간 이곳 사람들의 식문화가 각하게 됐다.

족발요리와 바베큐 폭립 그리고 수제 맥주

맛있게 먹었지만 프랑스 음식은 기본 버터와 크림. 오일이 많이 들어가서 속이 편하진 않았다.

이 가게의 수제 맥주와 족발 요리
슈크르트와 폭립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밤

트램 종일권을 3번째 사용하며 첫째 날의 전투적인 일정을 마무리했다.



셋째 날 호텔 조식을 먹고 산책을 나왔다.


쁘띠뜨 프랑스로 가는 길에 아저씨가 우리 길을 막아선다.

어떤 장치를 돌리니 다리가 열리며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아저씨 말로는 이날 15편의 배가 지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여전히 관광객이 많다는 소리로 들렸다.

기차 시간에 맞춰 여유롭게 구시가지를 산책했다.

시원한 바람에 햇살도 따뜻하고 기분이 상쾌했다.


안녕 스트라스부르~

14년 후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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