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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Mar 18. 2022

오늘 나의 하루

파리 향수 박물관 재개관

2022년 3월 17일 나의 하루


늘 그렇듯 아침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간다.

첫째 아이는 중학교로 가기 위해 중간 즈음에 헤어지고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문으로 들어가고 나면 나는 지하철역으로 이동한다.


나처럼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출근하는  리투아니아 이웃과 늘 지하철을 함께 탄다.


어제 자기 나라에 1박 2일 급히 다녀왔다고 한다.

소유한 3 채의 집들 중 러시아 시골에 있는 집 한 채 얼마 전에 팔았다고 다. 전쟁 때문에 세금과 관리비가 2,3배가 올랐다고 빨리 팔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어제는 리투아니아에 있는 집을 팔려고 갔는데 집을 보러 온 사람이 전쟁 때문에 더 생각을 해보겠다며 갑자기 말을 바꿨다고 했다.


집을 왜 급히 파냐고 물었더니 자기 고향의 집을 모두 정리해서 그 돈으로 프랑스에다 다른 집을 사려고 한다고 한다.

렇지. 시 집 장사가 최고지


이렇게 수다를 떨다 나는 오페라에서 내리고 이웃은 라데팡스로 향했다.

라파예뜨 남성관 지하철 연결 통로
갤러리 라파예뜨 오스만
요즘 출근하는 위워크 건물
커피 마시려고 바리스타를 기다리는 사람들

WEWORK 건물에 들어갔다.

오늘따라 바리스타 줄리앙의 커피를 마시려는 사람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기다리는 사람이 없으면 카푸치노 한잔 가져가고 싶은데 오늘은 그냥 기계로 뽑아 마셔야겠다. 물론 모두 무료다.


작년 부가세 신고 자료를 정리하며 오전을 보내고 점심시간이 시작되자마자 밖으로 나다.

주변 옷 매장에 옷구경을 하다가 갑자기 "향수 박물관에 가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며칠 전 월요일에 다시 문을 열었다는 기사를 봤다.


여기서 걸어서 5분 거리. 오페라 가르니에 옆에 위치해 있다.

3년 전과 얼마나 달라졌을지 궁금했다.

오늘 이 지역에 시위가 있어 오페라 길거리엔 경찰차가 길게 주차되어 있 사방에 경찰들이 돌아다녀 어수선했다.


프라고나르 향수 박물관의 문 위치가 바뀌었다.

입구가 길거리에 있어 더 편리해졌지만 박물관의 자료가 절반 이상 축소됐다.

3년 전에 다녀와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입구로 들어가니 인포메이션 직원이 14시에 불어로 진행되는 가이드가 있다고 알려줬다.

3년 전에 이미 들었다고 말해주고 나는 바로 입장했다.

무료 관람이다.

박물관 입구
계단을 오르면 중세풍의 방이 나온다. 나는 오늘도 중세와 현대를 오갔다. 이것이 파리의 매력이다.
옛 기록과 과거에 향수를 위해 쓰였던  동물의 오일 채취 자료들
꽃잎을 증류하여 기름을 만드는 작업
오일 샘플들이 전시되어 있고 프라고나르 향수가 수출되는 지역의 지도이다
왕족들이 쓰던 향수병과 보관함
화장품 가방과 창문에 붙여진 그림
프랑스 남부 그라스의 연구소
내가 사용하는 제품은 일다무 Ile d'amour. 회원 가입을 하면 매달 화려한 카달로그와 샘플 티슈 2개를 보내준다.

 3년 전 방문기 링크도 올린다.

https://brunch.co.kr/@jungheepyo/27


너무 축소돼서 15분 만에 다 본 것 같다.

박물관이라기보다 이제는 "프라고나르의 집" 정도가 어울릴 듯 하다.


점심 먹을 시간 20분이 남았다. 회사 근처 태국 음식점에 들어갔다.

한국음식점을 지나지만 그곳에서 먹고 싶지 않았다.

파리에 한식당이 200개가 넘었다고 하는데 그중 중국인이 하는 한식당이 많다.


"나 20분 있는데 음식 나오는데 오래 걸려?" 물으니

"1분이면 나와 걱정 마"

3분 정도 기다리니 주문한 팟타이가 나왔다.

매콤한 팟타이였는데 똠양꿍을 먹을걸 그랬나 살짝 아쉬웠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함께 일하는 동료가 딸아이 가져다 주라며 디즈니랜드에서 사 왔다는 목욕용품을 선물로 주었다.


근 후 에 도착하니 미국에서 영양제가 도착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왜 프랑스에 살면서 미국에서 영양제를 사먹을까?"

프랑스제는 효과는 별론데 비싸서??


저녁을 준비하며 환풍을 위해 창문을 열었다

오늘 파리의 하늘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이럴땐 캐논 카메라가 그리워진다.

요리를 멈추고 하늘을 충분히 감상했다.


요즘 프랑스의 다른 지역은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모래 때문에 하늘이 모래로 덮였다는데 파리는 정말 환상적이다.


두부, 새우, 시금치와 각종 야채를 넣은 마파두부 덮밥 비스무리한 요리와 오징어 튀김을 먹었다.

남편은 오징어 볶음 한다더니 이게 뭐냐고 묻는다. 전식으로 갑자기 오징어 튀김을 해서 메뉴를 바꿨다고 말했다.


겨울에도 안 튼 입술이 마스크를 벗고 다녀 바람을 많이 맞았는지 입술이 갈라진다.

프랑스는 지난 월요일부터 마스크를 벗었다.


며칠 전 루이비통 재단 모 컬렉션에 가기 위해 만난 친구가 옷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툭하고 던졌다.

"노엘 때 할인해서 샀는너무 많이 샀나 봐. 너 가져"

"뭐야 립밤? 멕씨~"

친구가 때마침 나에게 필요한 걸 선물해줬다.

세포라에서 나온 플레쉬 슈가 립밤이다.

한국에도 파는지 검색해 봤더니 몇만 원이다.


오늘 잠자리에 들기 전에 포장을 뜯었다. 

내일은 입술에서 피가 안 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듬뿍 발랐다.


내일만 지나면 또 주말이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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