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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Apr 24. 2022

2022 파리 도서전

Festival du livre de Paris 2022

햇볕이 쨍쨍 비치는 금요일 오후

코로나로 인해 2년 만에 다시 열리는 파리 도서전을 가기 위해 하철을 탔다.


8호선 에꼴 밀리테흐(군사 학교) 역에서 하차

레리라고 적힌 군사 학교 건물이 보다.

옛 사관학교 자리인 에콜 밀리테르에는 현재  군사 연구원, 국방 대학원 등 군 교육기관이 모여 있다.

뒤편로 군사 박물관 앵발리드의 황금 돔이 보인다.

옆을 보니 몽파르나스 타워도 보인다.

파리는 참 작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지난번 이 길을 걸었을 땐 노란 조끼 시위로 경찰이 거리를 봉쇄했었다.

앵발리드 앞 잔디에서 놀다가 에펠탑이 가까운 줄 알고 아이들과 20분 걸어왔던 기억도 있다.


군사 학교 건물, 이것에서도 도서전이 진행된다.
황금 돔은 군사 박물관 앵발리드. 높은 건물은 몽파르나스 티워. 오른쪽은 전시회 행사장
에펠탑 맞은편에 위치한 오늘의 전시관


앞에 에펠탑도 보인다.

전시관 앞 긴 줄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다"


사실 내가 아는 샹제리제 거리의 그팔레에서 하는 줄 알았다. 예약한 티켓을 보니 그곳이 아니었다.

도서전은 에펠탑과 마주한 '그랑팔레 에페메르'에서 3일간 진행된다.


나는 예약 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안전요원에게 물었다.

"나 30분 후 예약했는데 지금 입장해도 돼?"

"그럼~ 들어가 들어가"


티켓을 보여준 후 소지품 검사와 양팔 벌려 신체검사를 받았다.

"나 물병 있는데 괜찮니?"

"괜찮아 들어가"


맞다. 원래 물병은 괜찮다. 지난번 루이비통 재단이 유난스러워서 내가 착각했다.


건물 앞에 또 줄이 서 있다.

이미 확인한 티켓을 또 확인한다.

올해부터 파리 도서 살롱전의 명칭이 페스티벌로 변경됐다
저 동상은 누구일까? 샤를 드골 장군인가?


첫날이라 방송국 취재라던지 라디오 생방, 토론회, 유튜브 라이브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홍보기사들에 의하면 오랜만에 열리는 도서전이라 프로그램들이 잘 짜여 있다고 했다.

토론과 인터뷰, 작가들의 사인회까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어떤 사람이 인터뷰하 곳은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한 아저씨가 옆에서 투덜대는 소리가 들다.

"멜랑숑이 다른 부스는 다 지나가면서 인사했는데 우리 부스는 안 지나가더라고~"

대통령 대선 후보였던 젊은이들이 지지했던 좌파 정당의 멜랑숑이 행사장에 방문한 것이다.


2주 전 대통령 1차 투표일에 멜랑숑이 최종 2인 후보에 선출되지 못해 탈락했다. 이날 이후 대학생들은 소르본 대학을 점령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좌파 정당의 후보들이 모두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농성을 한 들 4월 24일 우파 정당 마크롱과 극우파 마린 르펜 두 명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될 것이다.


11명의 후보들 중 지지율 5프로 미만의 후보들은 정부 대선 지원금 70억을 환불해야 한다. 사전 지지율에서 9프로가 나왔던 어느 후보가 1차 투표 후 4.9의 지지율을 받아 70억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에 닥치자 국민들에게 성금을 호소했다.


마크롱과 르펜이 대선을 4일 남겨두고 3시간가량의 토론회가 진행됐을 때 마크롱이 르펜에게 물었다.

"러시아 돈 다 갚았니?"

푸틴의 친구 르펜은 대선 자금을 러시아 군수업체에서 160억 대출해 현재 그 빚을 갚고 있다고 한다.


일요일 대선 결과

마크롱 58% : 마린 르펜 42%

으로 마크롱이 대통령에 재선되었다.

라디오 방송 준비 중
"아빠! 오늘 집에 안 갈래요"
 출판사 부스별로  작가들사인회

출판사 각 부스마다 간 줄이 늘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책 한 권씩 손에 들고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한 그림작가가 책에 사인을 하고 림을 친절히 그려주고 있었다. 책 내용은 모르지만 표지도 예쁘고 작가 사인이 있으니 의미 있을 것 같았다.

"책 사가면 딸 아이가 좋아할까?"


우리 집에도 일러스트 작가의 사인을 받은 책 있다.

몇년 전 남미 기아나의 동물들이 등장하는 동화를 그린 작가가 사인회를 한다고 해서 나 혼자 가서 책을 사고 줄을 서고 아이 이름을 대고 사인을 받은 적이 있다. 아이가 학원에 가서 없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아이에게 의미 있다기 보단 내 만족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난주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내가 서점에서 사 온 책이 맘에 안 든다고 해서 다른 책으로 교환했던 게 떠올랐다.

 "그래. 책은 직접 고르는 걸로..."


애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로는 서점에서 직접 고른다. 그래야 자기 선택에 대한 책임감으로 책을 읽는다. 지난주에도 내 물건 사러 서점에 갔다 애 책도 한 권 산 건데 아이는 이미 학교에서 읽은 책이라고 한다.


사실 책을 사 넣으면 애들이 심심할 때 책장에서 꺼내 읽는다. 그리고 재밌었다고 조잘조잘 요약해서 말하고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영화가 있으면 영화도 찾아본다.


근데 책을 선물받는 순간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숙제처럼 해야 할 리스트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책뿐만 아니라 옷도 마찬가지다.

애들이 크면서 뭐든 직접 골라야 한다.


파리에 배경으로 한 음악가들의  이야기.


프랑스 국립 도서 센터 CNL 조사에 의하면 7세~19세 학생들 84%가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조사보다 7% 올라간 수치다. 84% 중 44%의 학생들은 'Adorer - 아주 많이 좋아한다'고 답했다.  


여가 시간에 만화를 본다는 아이들이 40%, 소설을 읽는 비율은 46%다.

행사장에 전시 중인 일본 만화 골도락
프랑스 청소년들에게 일본 만화가 한결같이 인기가 많다.

만화를 본다는 40%가 무조건 일본 만화를 본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 아들이 모으는 책 중 모흐텔 아델 Mortelle Adele 시리즈는 초등생들의 인기 만화책이다.   

또 원 피에스 One piece 등도 인기가 많다.


아고라와 프랑스 티비가 함께 주최하는 행사장에서는 레지옹 일 드 프랑스 Région île de france 에서는 이곳에서 작가와의 만남, 토론을 진행했다.


르 피가로 Le figaro는 프랑스 문학 작가와 사진작가들의 인터뷰를, 마리 끌레르 Marie claire 에서는 마리 끌레르 소설 공모전 수상작에게 트로피를 수여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3명의 작가들 인터뷰. 좌석이 꽉 차서 서서 보다가 나왔다.
France tv 인터뷰


 표지가 가장 화려한 출판사 부스

올해 주빈국은 인도다.

특별관으로 입장했을 때 작가들의 인터뷰가 진행 중이었다. 이번 행사에  60여 명의 인도 작가들이 참여했고 인도 문화 공연도 진행됐다. 인터뷰에서는 간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여성작가와 아동 도서의 세계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했다.


한국은 2016년도에 파리 도서전 주빈국으로 초대받아 참가했다. 올해 도서전에서 나는 한국 서적을 찾을 수 없었다. 참가를 안 한 건지 내가 못 찾은 건지 알 수 없다.

https://youtu.be/JFCQcPpYv08


https://youtu.be/iM8_i81_DGI



특별전 전시실에서 바라본 에펠탑
잡지사의 경우 연간 구독 신청도 할 수 있다


나는 이곳에서만 행사가 진행되는 줄 알았다.

입장시 받은 프로그램표를 보니 파리의 다양한 곳(쁘띠 팔레, 판테옹, 소르본 등)에서 도서전 관련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빨간 표시가 내가 있는 그랑팔레 에페메르, 그 외 다른 곳에서 인터뷰와 토론회 등이 열리고 있다.

1. Ambassade de Pologne 폴란드 대사관

2. Atelier Néerlandais  네덜란드 아뜰리에

3. Centre culture Canadien  캐나다인 문화센터

4. Académie du Climat 기후 아카데미

5. Ecole Militaire  군사학교

6. Edition Gallimard 갈리마르 출판사

7. Musée Louvre 루브르 박물관

8. Maison de la poésie 국립 시 문학원



동상을 바라보며 "잘 보고 갑니다~"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데 또 긴 줄을 서야만 했다.

나가는 사람들 가방을 일일이 확인하며 누가 책을 훔쳐가지 않았나 검사를 하고 있었다.


날씨 19도. 2주 전에는 눈이 내렸었다.
정교하게 잘 만든 조각상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오페라 역에서 갈아타려는데 귀여운 벽장식들이 보인다.

오페라 극장 직원들의 모습이다.

오페라 역 벽 장식

다음에 올 땐 4시간 정도 여유롭게 잡고 와야겠다.

토론회나 인터뷰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질 만큼 프로그램이 풍성한데 나는 진득하게 감상할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사람들도 너무 많아 정신이 없

서점처럼 편히 책을 읽어볼 수도 없는 분위기였

날씨가 좋아 모든 것이 다 좋았다.


https://www.festivaldulivredeparis.fr/


사진으로 보니 전시장이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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