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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Nov 08. 2022

파리 산책 -라 펠리시타, 국립 도서관,벡시 공원

핼러윈은 볼로뉴 공원에서

원래 계획대로라면 벨기에에 있어야 했다.


2주 아이들 방학 기간. 프랑스-벨기에-룩셈부르크-프랑스 집 일정으로 5일 여행 계획을 잡았었다.

당일치기도 가능한 벨기에 (파리에서 차로 3시간)와 룩셈부르크(파리에서 차로 3시간 30분)이지만 아이들과 천천히 가는 길에 여러 마을을 구경하며 일주일간 여행을 하려고 했다.


경유 회사의 파업으로 차량 여행이 힘들고 모든 것이 불안한 상황이었다. 결국 모든 호텔을 취소했다.

RER C를 타고 베르사이유를 가려고 했는데 일주일 동안 비 소식이 있어 티켓 예매를 주저하게 됐다.

맘 편히 지하철 타고 파리 산책을 나갔다.


13구에 위치한 프랑스 국립 도서관 역에서 내렸다. (14호선 Bibliothèque François Mitterrand)

4년 전에 갔던 '라 펠리시타' (La felicita - 5 parvis alan turing 75013 paris)에 가서 먼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아이들이 가면 예쁘다고 좋아할 장소였다.


첫 방문 땐 라 펠리시타를 못 찾고 건물로 들어갔다가 "이곳은 뭐하는 곳인가?" 싶었다. 이곳은 '스테이션 F'라 불리는 프랑스의 실리콘벨리 = 프렌치벨리이다. 1920년대에 지은 철도 차량 기지를 개조한 곳인데 스타트업 회사들이 입주해 있다고 한다.

라 펠리시타 푸드 마켓 안에 그래서 기차가 있었던 것이다.

기차 안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이곳은 프렌치벨리 직원들이 편히 음식을 포장해 갈 수 있고 노트북을 놓고 일할 수 있는 공감으로 만들었다.

라 펠리시타는 빅마마 그룹의 레스토랑답게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 빅마마 그룹은 2015년에 2명의 대표가 프랑스 내 전문 이태리 음식을 선보이고자 만든 요식업 회사다. 프랑스 물론 스페인, 영국, 독일에도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내가 처음 방문했던 때는 스테이크나 연어 회덮밥 같은 다양한 음식들이 판매됐었다. 그러나 현재는 피자, 스파게티, 햄버거 등 메뉴가 간소화되었다. 게다가 무조건 핸드폰으로 인터넷 주문 결제를 해야 했다.

줄을 서는 동안 QR  코드를 스캔하고 주문, 결재하면 직원이 태블릿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 주문 번호를 확인한다. 그리고 내 번호를 부르면 찾아가면 된다.


2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하며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곳은 화장실 앞

화장실 앞에는 친구들과 기념을 남길 수 있는 사진 기계가 있었다 4유로였던 걸로..


음식들이..

맛있다기보다는 분위기가 좋아 이곳을 찾았다.

화덕 피자는 피자 맛이고 햄버거는 햄버거 맛이었다.

심지어 아들은 피자헛 피자가 더 맛있고 KFC 햄버거가 더 낫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덕 피자가 겉에는 타고 피자 가운데는 치즈가 녹아 물이 생기면서 거이 떠먹어야 하는 수준이었다. 스테이크를 사주려고 했는데 스테이크 가게는 없어졌다.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맛있게 먹었더라면 더 좋았을걸 아쉬웠다.


길 건너 국립 도사관으로 향했다. 방학 기간이라 공부하러 온 학생들이 많았다. 이곳에 여러 번 왔지만 이날처럼 긴 줄은 처음 봤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미테랑 국립 도서관
4개의 건물로 이루어졌다
도서관 내 전시장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도사관을 한 바퀴 도는데 클래식 작곡가 피에르 블레즈의 유품 전시가 있었다. 전시장 내에는 불새가 연주되고 있었다. 그레미 어워드에서 3개의 상을 탄 그는 스트빈스키의 불새의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QE5TYnD58k


전시장을 나오니 그 옆에도 또 다른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마르셀 푸르스의 전시였다. 티켓이 없어 들가진 못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s5WSNARp_0


테라스에 앉아 쉬는 중

이제 다리 건너 12 구로 넘어갈 예정이다

센강에 있는 수영장 조세핀
쌍둥이 빌딩은 파리의 에펠탑-몽파르나스 타워 다음으로 높은 건물이다

다리를 건너 벡시 공원  Parc de Bercy 으로 왔다. 우수수 떨어진 낙엽을 보니 11월이 왔구나. 서머타임이 해제됐구나 다시 느껴졌다.


원래 계획은 벡시 공원에서 벡시 빌라쥬까지 걸어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오려고 했다.

다리가 너무 아픈 관계로 벡시 빌라쥬는 다음에 행사 있을 때 방문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예쁜 거 보여주려고 데리고 나갔는데 결국 아이는 동네 놀이터에서 그네 타며 신나게 놀았다.

내가 원하는 걸 해주기보다 아이가 원하는 걸 해줬어야 했는데... 엄마는 바보구나 또 한 번 반성했다.



날씨가 화창했다. 그래서 또 지하철을 타고 파리에 나갔다.

오늘은 아이들이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장소를 골랐다. 물론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놀이기구 타러 갈래? 핼러윈 퍼레이드도 있다는데..."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신이 났고 중학교 1학년 아들은 시큰둥했다. 집에서 혼자 조용히 게임을 하길 선호하는 나이라는 걸 인정한다. 아들은 가족 나들이에 "귀찮지만 내가 참여해줄게"라며 호의를 보였다.



오후 3시에 도착했는데도 사람들이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저쪽에 키오스크 있는데.." 알고 있으면서도 난 긴 줄에 서 있었다.

인터넷으로 티켓을 일주일 전에 미리 예매했다면 4인 가족 자유이용권을 3인 가격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가 언제 올지 몰라 구매하지 않았다.


이날 우리는 입장권 4장과 놀이기구 이용권 15매를 구입했다. 자유이용권 안 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애기들 타는 놀이기구 수준이기 때문이다. 2바퀴 도는 청룡열차가 이곳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였다. 우리가 아는 에버랜드, 롯데월드 수준이 아니다. 초등학교 타는 수준이다. 어쨌든 재밌게 놀이기구도 타고 한불 수교 150주년으로 만들어진 "서울공원"도 구경했다.

은행나무 열매 때문에 냄새가 어찌나 나던지..



로스에 와플, 크랩, 솜사탕을 먹으며 또 한 번 욕했다. "진짜 프랑스는 사 먹을 게 없어"

싸지도 않으면서 먹고 나면 속이 뒤집어지는 걸 알면서도 마땅히 사 먹을 간식거리가 없어 먹고 있자니 짜증이 났다. 이럴 때마다 "먹거리는 한국이 최고이지~ 아 따뜻한 어묵 먹고 싶다."


놀이기구 이용권도 다 사용했고 간식도 먹었고 이제 핼러윈 퍼레이드 시간이 30분 남았다.

시간을 기다리며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해골 공주가 나타났다. 알고 보니 퍼레이드 출발점이 이곳이었다.

아이들은 각자 핸드폰으로 촬영해 와츠 앱에 친구들 단체방에 공유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물었다.

"오늘은 재밌었어?"

"네~ 재밌었어요~"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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