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건너 벡시 공원 Parc de Bercy 으로 왔다. 우수수 떨어진 낙엽을 보니 11월이 왔구나. 서머타임이 해제됐구나 다시 느껴졌다.
원래 계획은 벡시 공원에서 벡시 빌라쥬까지 걸어 카페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오려고 했다.
다리가 너무 아픈 관계로 벡시 빌라쥬는 다음에 행사 있을 때 방문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예쁜 거 보여주려고 데리고 나갔는데 결국 아이는 동네 놀이터에서 그네 타며 신나게 놀았다.
내가 원하는 걸 해주기보다 아이가 원하는 걸 해줬어야 했는데... 엄마는 바보구나 또 한 번 반성했다.
날씨가 화창했다. 그래서 또 지하철을 타고 파리에 나갔다.
오늘은 아이들이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장소를 골랐다. 물론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놀이기구 타러 갈래? 핼러윈 퍼레이드도 있다는데..."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신이 났고 중학교 1학년 아들은 시큰둥했다. 집에서 혼자 조용히 게임을 하길 선호하는 나이라는 걸 인정한다. 아들은 가족 나들이에 "귀찮지만 내가 참여해줄게"라며 호의를 보였다.
오후 3시에 도착했는데도 사람들이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저쪽에 키오스크 있는데.." 알고 있으면서도 난 긴 줄에 서 있었다.
인터넷으로 티켓을 일주일 전에 미리 예매했다면 4인 가족 자유이용권을 3인 가격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비가 언제 올지 몰라 구매하지 않았다.
이날 우리는 입장권 4장과 놀이기구 이용권 15매를 구입했다. 자유이용권 안 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애기들 타는 놀이기구 수준이기 때문이다. 2바퀴 도는 청룡열차가 이곳에서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였다. 우리가 아는 에버랜드, 롯데월드 수준이 아니다. 초등학교 타는 수준이다. 어쨌든 재밌게 놀이기구도 타고 한불 수교 150주년으로 만들어진 "서울공원"도 구경했다.
은행나무 열매 때문에 냄새가 어찌나 나던지..
츄로스에 와플, 크랩, 솜사탕을 먹으며 또 한 번 욕했다. "진짜 프랑스는 사 먹을 게 없어"
싸지도 않으면서 먹고 나면 속이 뒤집어지는 걸 알면서도 마땅히 사 먹을 간식거리가 없어 먹고 있자니 짜증이 났다. 이럴 때마다 "먹거리는 한국이 최고이지~ 아 따뜻한 어묵 먹고 싶다."
놀이기구 이용권도 다 사용했고 간식도 먹었고 이제 핼러윈 퍼레이드 시간이 30분 남았다.
시간을 기다리며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해골 공주가 나타났다. 알고 보니 퍼레이드 출발점이 이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