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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Nov 10. 2019

비 오는 날 퐁피두센터로

첫 번째 일요일은 무료관람일

프랑스는 10월과 11월이 우기다. 오늘도 비는 여전히 부슬부슬 내린다. 내 메모장에는 아이들과 방문할 미술관 리스트가 길게 쓰여 있었다. 첫 번째 일요일을 그냥 버릴 수 없어 아이들과 함께 버스,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파리가 작아서 퐁피두센터를 가더라도 주변 아무 지하철 역에 내려 걸어가면 되는데 나는 파리 시청역 Hotel de ville 에서 내려 스타라빈스키 분수대로 걸어갔다. 2005년 배낭여행 때, 2012년 아들을 유모차에 태워 함께 오기도 했지만 분수대는 보지 못했다. 그동안 유명하다는 분수대 조형물들도 궁금했고 올 때마다 보지 못했던, 안타까움도 있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분수대를 보는 순간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별것도 아닌 게 왜 그리 궁금해했을까. 날씨라도 좋았다면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아 좋은 추억이라도 남았을 텐데 땅이 젖어 있어 안타까웠다.

바로 옆에 위치한 퐁피두센터로 향했다. 대기줄이 엄청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있어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입장했다. 제일 처음 간 곳은 어린이 공간. 전시 중인 작가의 책도 보고 책 안의 내용을 그림으로 그리는 시간도 있었다. 아이들은 계속 놀기를 바랐지만 30분만 머물다 나왔다. 이곳에서 한국 아이들이 있었는데 한국말이 들리자 우리 아이들이 신기해했다. 파리엔 한국사람들이 많으니 말을 조심히 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어린이 공간을 나와 5층으로 이동했다.

마티스 앙리의 작품. 얼마 전 도서관에서 빌린 어린이 미술책에 마티스의 작품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기억하고 작품을 보자마자 마티스라고 외쳤다.

20세기 설치미술

딸아이가 가장 좋아해서 오래 머물고 싶어 했던 공간. 이어폰으로 설치미술을 하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여기저기 참 많이 데리고 다니셨다. 많은 걸 보고 많은 경험을 하라고 하셨다. 그런 경험들이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다닌다. 많은 것을 보라고...


미술관에서 나와 레알 Les halles에 있는 레고 매장에 들려 또 30분 놀다가 왔다. 아들은 곧 다가올 크리스카스 선물도 미리 정해 놓았다. 엄마도 아이들도 만족한 하루를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며칠 전 우리 동네 데코레이션 부띡에서 본 니키 드 생팔의 작품들. 너무 예쁘다.

다음 달 첫 번째 일요일에 피카소 미술관과 마레 지구를 둘러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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