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오랜 공사를 마무리하고 프랑스 한국문화원이 에펠탑 근처에서 샹제리제 근처로 이전했다. 몇 달 전 클라리넷 공원을 보러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공간이 아담했지만 충분히 아름다웠다. 새 건물로 이전하고 첫 공연. 새로운 건물은 어떻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을지 너무 기대되었다.
우선 저녁식사를 위해 문화원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순 SOON 으로 갔다. 꽃보다 할배 촬영지로 유명해서 한국사람뿐만 아니라 아시아 손님들이 많이 온다는 레스토랑이다. 보통 프랑스 레스토랑은 저녁 7시에 문이 열린다. 예약한 7시 전에 도착해서 우리가 첫 손님. 우리는 양념치킨,대구탕,김치콩나물국밥을 시켰다. 파리에서 진짜 한국 맛을 느끼다니.. 사실 한식당이 파리에 엄청 많은데 조선족이나 외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도 많고 퓨전요리도 많아서 진짜 한국 맛을 느낀 건 오랜만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고 싶은데 공연시간 때문에 후다닥 먹었다. 심지어 뜨건 운 국물에 입천장까지 딜 정도로 시간에 쫓겼다. 7시 40분에 레스토랑을 나와 7분 걸어 문화원에 도착했다.
골목에 유독 경찰들이 많이 서 있다. 고급 건물들 유명 호텔과 관공서들이 있어서 인가보다. 저기 태극기가 보인다 우와... 멋지다.
오랜 준비기간이 느껴질 정도로 하나하나 신경 쓴 소품들. 영화관 전시관 공연장 등 앞으로 이 곳에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바버렛츠는 한국에서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날 역시 공연장에는 한국 사람보다 프랑스 사람들이 더 많았다.노래 한곡 들었을 뿐인데 웃음이 절로 난다. 공연장에 입장할 땐 스탠드 공연장인 것에 당황했지만 말이다. 애 둘 낳은 아줌마는 오래 서 있으면 허리 아프다는 사실... 내 허리가 말짱했다면 여전히 하이힐을 신고 다녔을 것이다. 하여간 공연 도중 내 앞에 왔다 갔다 하시는 한 아저씨. 알보고니 깜짝 게스트 길구봉구의 봉구씨다. 너무 반가운 마음에 봉구를 팔을 잡고 반갑다고 소리 질렀다.
바버렛츠를 처음 본 내 동료는 바버렛츠에 반해버렸다. 공연이 끝나고 앵콜이라고 외치기도 전에 가지 말라고 괴성을 질려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나는 순간 "제 친구 미친 사람 아니에요~ 소르본에서 영화 전공 석사 공부한 친구예요 심지어 현재 과장 직급을 가진 회사원이에요"라고~~~ 말하고 싶었다. 왜?? 어쩜 술을 마시지 않아도 와인 몇 병 마신 사람처럼 격하게 춤추고 노는지.. 컨츄리 음악이라 신난 건 맞지만 격하게 나이트 댄스를 출 만큼은 아니지 않은가? ㅎㅎㅎㅎ
하여간 그녀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서 담에 또 공연 보러 가자고 했다.
공연 후에 문화원을 자세히 구경하고 싶었으나 도서관은 당연히 문이 닫혔고 위층으로 올라갈 수 없어 0층만 둘러보고 왔다. 문화원에서 종종 어린이 영화를 상영하던데 다음에 우리 애들 데리고 와야겠다. 파리에서 한국말만 들려도 놀래는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원을 보여주면 엄청 신기해할 거다. 물론 자랑스러워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