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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Dec 01. 2019

갤러리 라파에뜨 백화점

유명한 크리스마스 장식

파리 1구에 위치한 갤러리 라파에뜨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친구와 저녁 약속이 있는 날


유명한 라파에뜨 백화점 노엘 데코를 보기 위해서 내가 백화점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경비원들이 꼼꼼히 가방 검사를 하지 않아서 기다리지 않고 입구를 금방 통과했다. 사람들이 크리스마트 트리를 사진 찍으라 트리 주변으로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물론 늘 사람들이 많지만.

1층과 3층에 가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하루 종일 사람에 치여서 백화점 밖에서 나를 기다리겠다고 한다. 가끔 오는 나야 좋지 매일 보는 친구가 뭐가 새롭겠는가. 옥상에 올라가 야경도 보려고 했는데 그냥 밖으로 나갔다. 백화점 쇼윈도에는 어린아이들이 얼굴을 유리창에 붙이고 무언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인형극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작은 빛의 축제처럼 빛과 음악, 번쩍거리는 화려한 것들이 칸칸마다 다른 컨셉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래서 유명하구나 싶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 걸어가는데 단체버스와 중국인 관광객들이 엄청 많다. 무슨 건물이기에 이렇게 사람이 많지 건물을 보니 또 라파에뜨라고 써져 있다. 라파에뜨 건물은 여러 개로 나눠 있는데 이 건물은 관광객을 위해 본점과는 멀찍이 떨어져서 교통도 붐비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거리엔 온통 크리스마스 장식이다. 아 겨울이 왔구나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빠샤쥬 Passage des panoramas 라고 불리는 도심 속에 있는 상가 안으로 들어갔다.  곳이 유명하다고 한다. 고속버스 터미널 상가처럼 길게 늘어진 상가이다. 분명 아깐 1구에 있었는데 어느새  우린 9구이 와 있더라. 중고 서점을 지나가는데 친구가 "이제는 이런 거 못 뒤져 보겠어 귀찮아"  "맞아. 어릴 적에는 뒤적거리다 1유로 3유로짜리 책 보면 로또 맞은 것처럼 좋았는데 이제는 귀찮아. 나이 들어서 그런가 봐" 그러면서 그 옆 장난감 가게에 들어갔다. 미니어처 인형 집과 소품을 보면서 "작은데 엄청 비싸다 이런 거 집에 놓으면 거추장스럽다" 등  귀차니즘에 빠진 아줌마 같은 대화만 했다. 그래도 중국산이 아닌 유럽산 제품들이라 예쁘긴 예쁘더라.  

상가 입구
기차모양의 레스토랑. 순간 수원 애경 백화점 지하인줄..
관광객을 위한 마차인가?

상가 끝에 웬 박물관이 있었다. 뮤제 그헤벵? 여긴 뭐지? 밀랍인형이 전시된 곳이라고 한다.

https://youtu.be/aUGMJ-UVxbs

이렇게 잠깐 산책을 했는데도 신기한게 많고 내가 모르는 것도 많았다. 역시 파리구나 무언가가 빠르게 돌아간다. 왠지 내가 더 부지런히 살아야만 할 것 같다.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엄청 넓고 사람 많고 가격도 저렴한. 접어진 종이 메뉴판은 웨이터 주머니에서 나오고 계산서는 따로 없이 테이블 위 종이에 볼펜으로 쓴다. 우리는 먼저 달팽이와 샹그리아주문했다. 본식으로 주문한 소고기는 너무 구워서 오징어보다 질겼고 버터에 볶음 감자와 닭고기는 삐쩍 말라 있었다. 몽파르나스 타워 앞 레스토랑에서 먹었을 때와 같은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다. 트립어드바이저에 유명하다고 해서 갔다가 실망했었는데 오늘 이 레스토랑에 와보니 이런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프랑스 서민들이 자주 가는 저렴한 식당이지 싶다. 전식 본식 디저트에 와인까지 마셨는데 1인 20유로도 안 나왔다. 사진 속 접시에 쓰여진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깜짝 놀랐다. 몇달 전 간 몽파르나스 타워 앞 레스토랑이 이 레스토랑과 같은 체인이였다. 1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다는 그 레스토랑. 딱 2곳 있는데 난 두곳 모두 우연히 가게 되었으니 신기했다.

https://www.bouillon-chartier.com/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하철역 안에 새로 이전한 코리아 센터 =프랑스 한국 문화원 광고판이 보인다. 친구 말로는 다른 사진의 광고판이 여러 지하철역에 걸려 있다고 요즘 광고를 많이 하나보다 하더라. 주소를 보니 새로 이전한 주소다. 프랑스에서 20년 산 친구는 왜 한국에 예쁜 풍경도 많은데 꼭 저런 사진만 쓰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나는 바로 저 모습이 한국의 장점이라고 했다. 빽빽한 고층 건물이 있는 도심 한가운데 한국 전통 궁이 있다는거..프랑스는 에펠탑 사진 하나로 먹고살지 않느냐. 나는 저 광고판이 서울을 표현하는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10분 거리에서 일하는 친군데 3개월 만에 만났다. 그 사이 친구는 한국도 다녀오고 동남아 여행까지 다녀왔다. 계절도 바뀌어 지난번엔 반팔 입고 만났는데 오늘은 겨울 코트 입고 만났다. 또 이렇게 2019년이 곧 마무리되겠구나.. 나이가 드니 시간도 빨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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