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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Jan 10. 2020

파리 피카소 미술관

2019년 12월 5일 대규모 파업 이후  RER A선이 운행이 되지 않아 주말에는 꼼짝없이 집에 있어야 했고 평일에도 출퇴근 시간 이외에는 지하철이 다니지 않아 이동이 불편했다. 물론 지금 현재도 연금개혁 반대로 시위가 진행 중이고 오늘은 학교 선생님들까지 파업에 동참해서 학교 수업이 없었다. 나는 회사에 휴가를 낼 수밖에 없었다.


파리 지하철 노선 중 1호선과 14호선은 원격조정으로 움직이기에 파업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다른 지하철 노선은 3대 중 한대 혹은 아예 다니지 않는 반면 1, 14호선은 평소와 같이 다니고 있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아 밖에 나가지 않고 있다가 2020년 1월 첫 번째 일요일에 마레 지구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을 찾았다. 1호선을 타고 시청역에서 내려 걸어갔다. 지난번 퐁피부센터에 갈 때도 시청역에서 하차했었다.  

10살 아들이 학교 미술수업 중 피카소 작품을 배웠고 학교 선생님이 피카소 미술관에 가보라고 했단다. 그래서 겨울방학 2주 동안에 이곳에 왔다. 2달 전에 고급 한식 레스토랑 "순그릴"에 가기 위해 마레지구에 왔었다. 그땐 바스티유 광장에서 내려 부띡들을 봤었는데 오늘 지나가는 길도 참 예쁘다.


700억의 보수 비용을 들여 5년간의 리모델링 후 2014년에 재개관한 파리 피카소 미술관에는 3천여 점의 작품이 있다고 한다. 무료 개관일임에도 불구하고 줄 서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입장했다. 피카소 작품만 있을 줄 알았는데 르느와르, 드가 작품들도 있었다. 아들은 아는 이름이 나올 때마다 소리를 질렀다.

오르세, 루브르, 폼피두에 비하면 규모가 작아서 한 시간 정도 머물렀던 것 같다. 리모델링비 700억까지 쓸 정도로 대단히 멋지진 않았다.


미술관 가는 길에 스웨덴 문화원을 지나갔는데 예뻐서 사진 한 장을 남겼다.


미술관 관람 후에 랍스터 샌드위치를 먹으러 가는 길.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공원Jardin de l'Hôtel-Salé - Léonor-Fini 이 있길래 들어갔다.



직장동료가 마레지구에서 먹은 랍스터 샌드위치를 추천해줬는데 파리에 2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동료가 줬던 명함을 못 찾아 그냥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2곳의 매장이 있는 가게가 있었다. 맛있게 먹었는데 알고 보니 동료가 말한 레스토랑은 아니었다. 요즘에 랍스터 샌드위치가 유행인가 보다.


마레지구는 참 깨끗하고 예쁘구나 생각하며 멋진 옷가게들을 구경했다. 역시 핫한 지역이다 생각했다.

시청역으로 향하는데 베아슈베 마레 BHV marais 백화점이 보인다. 그 앞 골목들에는 신호등도 레스토랑에도 무지개색이 넘쳐났다. 우리 아이들은 무슨 의미인지 몰라 그저 예쁘다고 소리를 다. 사실 마레 지역은 남자들끼리 가면 오해받는다고 가지 말라고 할 정도다. 아마도 이 거리 때문인가 보다. 무지개색은 동성애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이 게이들의 천국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하철을 타려고 시청역 Hotel de ville 으로 왔다. 몇 달 전에 시청에 지나가면서 찍었던 사진을 함께 올린다. 그때 했던 전시가 동성애 영화가 프랑스에 들어온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였다. 파리시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해서 보러 가려다 입장시간이 마감되어 못 들어갔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그걸 왜 보러 가려고 했지?? 파리 시청에 한 번도 안 가봐서 가보려고 했던 걸로 기억한다.

오늘 프랑스 한국대사관에서 파업 시위에 대한 공지를 했다. 파업이 끝날 때까지는 되도록 움직임을 자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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