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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회사에서 일하는 어느 흑인 여자

9. 흑인 여자의 협박

by 이정호

이 흑인 여자에게도 절대 감정적으로 대처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일만큼은 잘했다. 어떻게든 잘 설득하고 이끌어서 더 이상 회사에 문제를 일으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몇 개월의 세월이 흘러간 후에 그 흑인 여자한테 또 문제가 생겼다. 점심을 먹고 들어오니 여자 직원이 울고 있었다. 그 여자는 야무지게 생긴 히스패닉이었다. 몸은 똥똥하게 생겼지만 뚱뚱한 편은 아니었다. 머리카락은 금발은 아니지만 짙은 노란색 비슷하였다. 여기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1살 때 미국에 왔다. 영어와 스패니쉬 둘 다를 완벽하게 하였다. 비교적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졌고 책임감이 있었다. 나는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았다. 여자직원이 하는 말이 그 흑인 여자가 자기를 너무 힘들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훌쩍대고 있었다. 나는 다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 보았다.

그 여자 직원은 다른 동료 여자와 함께 점심을 먹으로 나갔다. 점심 시간은 1시간이 주어진다. 어쩌다가 좀 늦어 질 수도 있고 또 일찍 들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날은 그들이 점심을 먹으러 간 후 1시간 반쯤 지나서 사무실에 들어왔다. 그 흑인 여자는 화가 나있었다. 그들이 들어 온 후 지금 울고있는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 직원한테 그녀는 집중적으로 언성을 높여 화를 내었다. 그 여자도 히스패닉이었다. 몸은 그 흑인 여자 못지 않게 뚱뚱하고 큰 몸집이었다. 합리적이라기 보다는 감정적에 더 가까운 성격의 소유자였다.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잘 들으며 좀처럼 화를 내지 않으며 무난하게 처신하였다.

흑인여자는 계속 화를 내었고 그래서 자기 동료가 수모를 받는 것을 이 여자가 참다못해 방어를 해 주었다. 어쩌다가 점심을 먹으로 가서 오래 걸릴 수도 있는데 왜 그렇게 못 마땅해 하면서 큰 소리를 내며 화를 내느냐고 하면서 다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언성들이 올라가고 급기야는 그 흑인여자가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했다. 심한 말을 쏟아 부은 것이다. 내가 너를 총으로 쏘아 죽여 버린다고 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협박죄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응수했다. 그리고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자기 자리에 가서 울기 시작했다.

울음을 멈추면서 그 여자는 나에게 말했다. 그 흑인 여자를 그대로 가만히 놔두면 딴데 가서도 다른 직장에 가서도 마찬가지로 행동할 것이라 했다. 그런 행위가 괜찮은 것인 줄 알고 되풀이 할 것이라 했다. 더 이상 못하게 저지해야 한단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 했다.

잠시 있다 그 둘의 히스패닉직원들은 오늘은 먼저 간다고 하고 나가 버렸다. 사무실에는 흑인 여자만이 남아 있었다. 고요가 흘렀다. 나는 이 여자에게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냐고 물어 봐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빌딩 시큐리티 가드가 들어왔다. 그는 나를 쳐다보았다. “Are you the boss here? I heard that somebody has a gun here." 그는 그 흑인 여자를 쳐다 본 후에 나를 다시 쳐다보았다. “Is it O.K.?" 나는 문제를 확대시키고 싶지 않았다. “Now it is O.K." 하고 대답했다. 그는 나를 다시 힐끔 쳐다본 후에 나가버렸다.

흑인 여자는 더 상기된 표정으로 흥분하며 말하였다. “What was he taking about? I don't have a gun, look at this!"라고 말하면서 자기의 핸드백을 집어들었다. 핸드백의 지퍼를 열고 안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Look! There is no gun here." 그리고는 쇼핑백을 다시 들어 올렸다. 안에 있는 잡다한 물건들을 끄집어내었다. 그리고는 그 안에는 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둘의 히스패닉 여자들은 시큐리티 가드를 매일 보면서 인사도 하고 간단한 이야기도 하고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 둘의 히스패닉여자들이 빌딩 밖으로 나갈 때 보통과는 다르게 감정이 오른 상태로 나갔을 것이다. 그렇게 나가면서 시큐리티 가드한테 그 흑인 여자를 나쁘게 말하면서 나간 것으로 여겨졌다. 며칠 후 오후 늦게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다. 신고가 들어와서 확인 전화도 하고 또 더 자세하게 물어 볼 것이 있다고 했다. 경찰서에서까지 나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냥 경고를 주기 위해서 경찰에 신고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았지 진짜로 신고하는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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