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
버베나의 꽃말은
“총명” 입니다.
예전의 저는
총명을 머리가 좋은 사람에게
쓰는 말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되었어요.
총명이란
감정을 똑똑하게 쓰는 능력.
그리고 마음을
지혜롭게 다루는 태도라는 것을요.
흔들리던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마음이 깊게 향할 때,
그 감정을 대충 넘기지 않고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힘.
그게 총명함의
또 다른 얼굴이더라고요.
짧지만 선명했던
어느 시간을 떠올립니다.
유난히 조용했지만 편안했고,
내 이야기가 흩어지지 않도록
따뜻하게 머물러 주던 그 분위기.
그 온도는 이상하게도
오래전부터 익숙했던
집의 공기와 닮아 있었어요.
문득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린 시절의 기척 같은
안정감이 스며들던 순간들.
그때 제가 바라보았던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제가 오래 원해 왔던
편안함의 형태였다는 걸
지금은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이 가벼웠던 건 아니었어요.
짧았지만 깊었고,
그때의 온도는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아직도, 문득 생각날 만큼요.
그 감정은 사랑이라기보다
저 자신에 대해 알게 해 준 배움이었어요.
나는 어떤 온도에서 마음이 열리고,
어떤 사람 곁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어떤 관계를 원하는 사람인지
조금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어요.
마음은 잠시 머물렀지만,
그 여운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오히려 큰 배움이었어요.
버베나는 작은 꽃이지만
햇살에 닿으면 선명해지고,
향기는 약하지만 오래 남아요.
내 마음도 그랬던 것 같아요.
조용했지만 깊고,
말하지 않아도 오래 남는 마음.
그래서 이제는
감정에 휩쓸리기보다
그 마음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왜 그렇게 따뜻했는지
천천히 바라보려 합니다.
그 온기가 오래 머물러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일일 테니까요.
버베나, 총명
그리고 저는, 그때도 지금도
마음을 소중히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 내마음정화 · 바른꽃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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