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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아 Apr 26. 2018

#1 텀블러와 에코백

소소한 쩜오 웨이스트 도전기


4/22일 :)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 동참


현재 그린피스에서는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알게 된 건, 류준열 배우 덕분이다.

개인적으로 류준열이라는 배우를 참 좋아한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그 외 사회적 관심이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관심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직접 행동에 옮기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고 느낀다.

그 선한 영향력이 좋고 그것을 닮고 싶다.

이런 걸 보면 공인의 영향력은 정말 대단하다.


나에게는 변화를 약속하는 기점이 필요했고, 그 기점을 캠페인에 동참한 날짜로 잡았다.

아무래도 나 혼자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보다는 변화를 향한 다짐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4/23일 :) 카드 명세서, 이메일 명세서로 변경


나는 카드 명세서를 우편으로 받아왔다.

특별히 찾는 정보도 없고, 받으면 대개 한번 훑어보고 버리는데도.

그냥 아날로그 방식이 좋다는 이유로 종이명세서로 받아왔다.

그러나 이것 또한 종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 이 참에 변경했다.


스마트앱이 더 편하다고들 하지만,

나는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므로 이메일청구를 선택했다.


별 것 아닌데, 참 뿌듯하다.


4/24일 :) 에코백 사용 & 테이크 아웃 대신 매장식사

출처 : 마리몬드 홈페이지

을 보러 갈 땐, 에코백 사용하기!

시장을 이용하고 싶었지만, 설탕과 같이 시장에서 구매할 수 없는 물품들도 있고

장이 서지 않을 때 급히 필요한 식품들은 그때 그때 구매하기 때문에 근처 마트를 애용한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어, 어머니가 대체적으로 장을 보기 때문에 고집피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따로 찍은 사진이 없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리몬드 가방사진으로 대체.



장 보고 오는 길에 간식을 먹고 싶어 잠깐 들렀던 핫도그집.

늘 테이크아웃해서 먹었었는데, 

테이크아웃을 하면 종이쓰레기가 나오므로 매장에서 먹었다.

매장에서 먹으면 이렇게 나오는구나. 매장에 앉아서 먹은 건 처음이다.


나무꼬챙이는 어쩔 수 없이 생겼지만, 적어도 종이쓰레기는 남기지 않았다는 뿌듯함.


4/26일 :) 매장 식사 & 카페에서 텀블러 사용


며칠 전부터 벼르던 초밥.

어젯밤, 초밥 테이크아웃을 부탁한 부모님.

초밥을 테이크아웃하면 맛이 별로일 뿐더러 

각종 반찬을 담은 플라스틱 통과 종이박스, 그 모든 걸 담은 비닐봉지까지..

그 쓰레기를 만들기 싫어 포장을 거부하고, 오늘 매장으로 직접 먹으러 왔다.


식사 후 카페에 들르려고 텀블러를 가져 갔는데, 

마침 매장에서 종이컵을 사용하고 있어 텀블러로 대체했다.

텀블러가 무겁긴 하지만, 참 용이하다.



스타벅스 차이티라떼.

스타벅스에 카페베네 텀블러 들고 온 아이러니.

계피향이 좀 강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호!


텀블러로 하니, 300원 할인이 됐다. 

테이크아웃 컵으로 마시는 것보다 뽀대는 좀 덜나지만,

뽀대가 뭐 대수인가. 이렇게 마셔도 맛만 좋으면 되지.


영수증은 안 주셔도 돼요~ 라고 했지만,

"네, 그럼 버려드릴게요." 라는 말에 조금 아쉬웠던.

영수증이 자동으로 나오는 시스템이 직원들에게는 훨씬 편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자동이 아니라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만 뽑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

(나도 아르바이트 할 때 수없이 영수증을 버려왔으니, 할말은 없다.)


어쨌거나, 오늘도 소소한 미션 성공!


4/27일 :) 에코백으로 장보기


이번 장보기는 실패라고 해야하나 고민했는데, 내 멋대로 반만 성공으로 결론지었다.


금요장이 서서 장을 보러 나갔다.

에코백을 하나 들고 갔는데, 바나나 두개를 넣으니 더 이상 공간이 없어

비닐에 싸주시는 토마토를 그냥 들고 올 수 밖에 없었다.

계란은 혼자 들고 오기에 무리가 있어 끈이 필요했고

바나나는 원래 비닐에 싸여있어 어쩔 수 없이.. 라는 핑계를 대본다.


그래도 뻥튀기를 겉봉지에 한번 더 담아주시려는 걸 만류하고

바나나 또한 봉지에 넣어주시려는 걸 거절하고 나니

두개의 비닐봉지는 줄었다.


다음에 장을 볼 때는 에코백은 무조건 두개 들고 가기!

그리고 물기없는 재료들을 쉽게 가져올 방법을 고안해봐야겠다.

찾아보니 면포를 가지고 가서 싸오는 방법도 있고, 

바구니나 그물백을 가져가시는 분들도 계시더라.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서 다음번에는 더 쓰레기를 줄여야지.


4/28일 :) 완벽히 실패였던 하루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식사 후 카페 갈 것을 염두에 두고 텀블러를 분명 챙겼는데

아무 생각없이 주문을 하고 플라스틱 컵을 받아들고 나서야 오늘 아침 급히 챙겼던 텀블러가 떠올랐다.


습관은 참 무섭다.

하루 아침에 고치기가 참 어렵다.


플라스틱 통에 포장된 음식물(좌), 마트에서 본 장(우)

그리고 이 날 저녁,

아빠와 외식을 하고 포장해 온 음식물.


음식물을 보고 나서야 또다시 깨닫는다.

'아.. 통을 안 챙겨왔구나.'

습관이란 참 무섭다.


식사 후,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어느 것 하나 포장지가 없는 것이 없다.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다.

쓰레기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4/30일 :) 두번째 실패



서울에서 친구를 만났다.

이번엔 텀블러 챙기는 것을 깜빡했다.


주문을 하고 직원분께 말씀드렸다.

"혹시 머그컵에 주실 수 있나요?"

그러자 직원분이 대답하신다.

"아뇨. 생과일 음료는 머그컵에 드릴 수가 없어요."


본래 원칙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정말 아쉬웠다.

그래. 비겁한 변명이다.

내가 텀블러를 가져왔다면 담아주실 수 있었을텐데.


보기엔 참 간단하고 쉬워 보이는 일들인데

내 생활에서 당연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여담:)


플라스틱 통을 받고 비닐봉지라도 줄이려

통이 담긴 비닐은 두고와야겠다고 말하니 아빠가 말씀하셨다.

"다음부터 그렇게 하면 되지. 어차피 매장에서도 한번 쓴 비닐 다시 안 쓸거야. 그냥 가져가."


가장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따금씩 내가 하는 행동들을 하찮게 만들 때

속상하고 무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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